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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거래 재개되니 또 매각”…경남제약 노조 "경영 정상화해달라"

2003년부터 수차례 대주주 변경 '혼란'…주식 거래정지등 시장 퇴출 위기 직면
퇴출위기 모면했으나, 시설 투자액 연 8억8,000만원 수준에 불과 "하자보수만"
노조 “기업경영 의지에 의구심…경영정상화 위한 적극적인 시설투자 등 요구”

 

【 청년일보 】 ‘레모나’로 잘 알려진 경남제약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잦은 경영권 분쟁으로 기업의 운명이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 노동조합이 경영진에 회사 정상화를 위한 직접 투자와 적극적인 생산활동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노조의 대주주 등 경영진들의 일련의 행태를 감안할 때 기업경영의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뿐만 아니라, 또 다시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또다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노조는 정상적인 기업 경영을 위해 시설투자와 신제품 직접 생산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15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금속노조 충남지부 경남제약 지회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에 위치한 경남제약 서울사무소 앞에서 ‘경남제약 정상화 요구 상경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10명 이내의 인원만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제약은 지난 2003년 녹십자를 시작으로 HS바이오팜·텔로미어·에버솔루션·마일스톤KN펀드·듀크코리아·넥스트비티·바이오제네틱스 등 수많은 ‘주인’을 거쳤다.

 

이후 잦은 경영권 분쟁 등으로 대주주가 여러 차례 변경되는 과정에서 무자본 M&A,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이 이뤄지며 인수와 매각이 거듭되는 등 사실상 ‘빈껍데기’만 남은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상태다.

 

지난 2018년에는 한국증권거래소로부터 주식 거래정지 처분을 받았으며, 같은 해 12월 14일 상장폐지까지 통보받았다. 출처가 불분명한 자본이 유입되며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를 겪은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상장폐지 통보 이후 주주들 간 진흙탕 소송이 이어지며 브랜드 파워가 약해지는 등 기업 매출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쳤다”며 “대주주가 바뀔 때마다 주식 한 주 없고 경영에는 관심도 없는 자들이 중책을 맡아 신규 사업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특정 업체와 계약하고 배임·횡령 등 분쟁을 일으켜 왔다”고 주장했다.

 

 

◆ 주식거래 재개됐지만…1년 4개월 만에 다시 매물로

 

지난 2019년 경남제약의 새 주인이 된 김병진 회장은 화려한 M&A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여년 간 다수의 기업을 놓고 수십 차례 ‘인수’와 ‘매각’을 반복했다.

 

당시 김 회장은 라이브플렉스와 바이오제네틱스(현, 경남바이오파마)를 앞세워 대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해 주가를 희석하고 주가 누르기 등을 거쳐 경남제약을 인수했다. 보호예수 등 특정 기간이 되면 원금과 이자를 받거나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 높은 조건으로 주식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이득도 취했다.

 

이후 경남제약은 재무 건전성이 해소되며 주식거래가 재개됐지만, 1년 4개월이 지난 현재 또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회사 측이 매각 대금으로 고려하는 금액은 1,000억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019년 당시 경남제약의 인수금액이 420억원, 지난해 매출액이 55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터무니없는 액수라는 평가다.

 

노조 측은 김 회장이 주식거래정지 중이거나 경영권 분쟁 중인 기업을 선택해 이른바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신규 사업 진출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주가 상승을 연결시켜 외형을 포장, 매각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러한 일들은 인수 과정에서 내부자의 조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회사 기밀을 이용하여 지위와 돈 받고 살아남는 것”이라며 “경영진이 교체될 때마다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자기 사람 심어서 일자리를 주고 감시자 역할을 시키는 꼴”이라고 말했다.

 

 

◆ “경남제약 정상화 위해 직접투자·생산 필수”

 

노조 측은 경남제약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신창공장에 대한 직접투자와 생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270억이 회사로 유입되었지만, 최근 5년간 공장에 대한 시설 투자액은 연간 8억8,000만원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경남제약은 신창공장 하나의 공장만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적인 투자는 하지 않는다”며 “이 정도 금액(8억8,000만원)이면 매년 하자보수 정도만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장은 노후 될 대로 노후 돼 무너짐이 나타날 정도”라며 “외부에서 보기에 경남제약은 큰 회사고 좋은 제약사로 보이지만 공장만 봐도 실제와 다르다. 일하기 불안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높은 외주가공비도 문제로 지적된다. 경남제약의 외주 가공비는 15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투자 없이 외형을 키우고 시너지 효과 등을 내기 위해 외주 가공을 주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 경남제약은 바이오제네틱스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 4명의 대표이사가 교체됐고, 그에 따른 사업계획과 영업 등이 수시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경영권 분쟁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구조조정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외주가공의 다각화를 통해 단기수익과 주가 반등을 위한 투기라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레모나를 제외하면 이 회사가 유지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550억원 가량의 매출액 중 레모나와 기타 비타민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억원이 조금 넘는다. 나머지는 모두 외주 생산에 의한 매출”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표이사가 바뀌면 이것저것 만들기 바쁘다. ‘레모나 드링크’를 출시했었는데 일찌감치 접었고 ‘레모나 탄산수’, ‘레모나 보리’ 등 출시됐던 편의점 제품들은 대표이사가 교체되면 다 접는다”며 “그런 제품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사라지기 부지기수다. 사업의 지속성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런 것들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기업을 외형적으로 포장해 이른바 ‘먹튀’를 일삼는 대주주보다 기업을 지속적이고 투명하게 경영하는 쪽이 낫다”며 “계속되는 대주주와 작전주의 이익만을 위한 지분매각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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