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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다시 불붙은 비트코인 '광풍'(狂風)…변형된 튤립(?)인가

 

【 청년일보 】 비트코인 거래에서 또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발생한 증시 V자 반등과 더불어 비트코인의 가격이 점차적으로 상승하더니 최근 2만 달러를 넘어섰다.  뿐만 아니다. 비트코인을 필두로 많은 암호화폐의 시세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비트코인 대망론(?)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는 비트코인이 금과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제는 암호화폐는 실물 자산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실물화폐는 기본적으로 각국의 통화정책에 의해 출현해 가치가 조정된다. 게다가 대부분 실물이며, 쉽게 이야기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교환가치에 대한 룰도 형성돼 있다. 

 

달러 시세와 각종 기축 통화 및 다른 통화들과 금 시세 등은 오래 전부터 국제 시장에서 테이블이 형성돼 있다. 이를 기반으로 경제 체계가 작동된다. 실물 자산이 경제 체계라는 바퀴가 굴러갈 수 있도록 연료역할을 하는 셈이다.

 

반면 비트코인은 소위 채굴 과정으로 세상에 출현한다. 구조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몇 년전부터 수 없이 많은 신종 암호화폐들이 화폐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몇 년 전 지인이 신종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를 권유 받았다. 이에 필자에게 투자설명서를 확인해 줄 것을 부탁했었다. 외국 모 업체에서 암호화폐를 채굴할 예정으로, 이에 필요한 초기 개발자금을 지원해달라는 게 요지였다. 투자설명서는 명료했다. 지인은 투자하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실체가 없는 것 같습니다. 투자설명서 상 어려운 용어로 나열돼 있고, 마치 대단한 비전이 있을 것 것 처럼 현혹돼 있지만 기존 암호화폐와 차별성도 전혀 찾아볼 수 없네요.”

 

당시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자리매김한 시점이었기에 신종 암호화폐가 성공적으로 런칭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실효성 등 차별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점은 기본이다.

 

필자는 지인에게 유사 화폐들이 다량 출시돼 있고, 출시 예정인 암호화폐가 많다는 점을 설명하며, 최종적으로 지인에게 투자하지 말 것을 권했다.  지금 그 지인은 필자에게 때때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고맙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

 

인류 역사를 보면 교환의 필요성 자체가 없던 시기를 거쳐 잉여생산물의 축적과 생활 영위에 따른 물품 소비 필요성이 커지면서 물물교환의 장이 먼저 열렸다. 이 시기에는 잉여생산물이자 다른 품목 대비 교환 가치가 높은 품목들이 일종의 화폐로써 작용했다.

 

이후 거래의 양과 규모가 점차 커져가면서 통일된 화폐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선택받은 것은 금이었다. 인류 공통적으로 희소성을 인정받는 사치품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금본위제가 시작됐고 오랜 세월이 지나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후 승전국과 패전국이 세계질서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각국의 당시 역학관계에 맞물려 달러가 기축통화로 공인됐다.

 

이렇게 기존 주요 자산들이 뿌리내리는 과정 속에서 기본적인 경제 원리와 은행, 보험, 증권 등 현대 금융 체계도 가지처럼 자라나 오늘날의 광활한 금융 생태계라는 숲으로 조성됐다.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자리잡은 주요 자산에 비하면 경제 체계를 가동할 연료로서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 단지 연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만 세간이 주목하고 있다.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비트코인과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어 최근 비트코인 광풍에 대한 우려가 아주 깊다. 17세기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발생한 ‘튤립 투기 광풍’ 얘기다.

 

당시 튤립은 16세기 후반부터 터키에서 유럽으로 유입됐다. 순식간에 유럽 각지에 퍼지더니 부유층을 대상으로 유행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이에 다양한 품종 개발까지 진행했다. 이 시기에는 시장 참여자들이 부유층, 원예가, 애호가로 제한되어 있었기에 투기 조짐은 없었다.

 

하지만 튤립을 수확할 알뿌리의 선물거래가 시작되면서 시장 환경이 요동쳤다. 부유층을 제외한 중류층, 하류층까지 튤립 거래로 북새통을 이루더니 결국 지난 1637년 공황을 맞아 값이 폭락해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비트코인 광풍에 대한 깊은 숙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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