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은행권 취업 문이 활짝 열렸다.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이 올해 하반기 신입 행원을 최소 2250명 이상 선발한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 인원보다 50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은행권은 신입 행원 선발 인원이 늘어난 만큼 희망퇴직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희망퇴직을 권장하며 인센티브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노조는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채용 비리 여파 끝, 내부 구조조정 활성화로 채용↑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하반기 공개채용 규모는 최소 2250명 이상이다. 세부적으로 △KB국민 600명 △우리 550명 △KEB하나 500명 △신한 450명 △NH농협 150명 등이다. KB국민, 우리를 제외한 세 곳의 은행은 아직 구체적인 채용 인원, 시기 등을 확정하진 않았다. 그러나 최소한 지난해보단 많이 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은행권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맞춰 경쟁적으로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은행권 채용 비리 여파가 마무리 국면이고, 은행권 공동으로 '은행권 채용 절차 모범규준'을 확정한 만큼 채용에 부담이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들은 내부 구조조정을 활성화해 채용인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늘어난 채용인만큼 금융당국이 후원하는 대규모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규모도 확대한다. 은행연합회 등 5개 금융협회와 금융회사가 주관하는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는 오는 8월29~30일 이틀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다. 지난해에는 하루만 열었는데 채용 인원이 늘면서 대학생 등 청년들에게 좀 더 많은 시간을 준다는 계획이다.
◇노조 "임시방편" 반발…당국, 인센티브 검토
이처럼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채용인원을 늘리는 추세지만 금융노조는 신규 채용을 위해 희망퇴직을 늘리고 있다며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난해부터 신입 채용 규모가 늘고 있지만,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다"며 "이면에는 이른 임금피크제 시작 등 기존 인원들의 희생이 따르고 있다"고 했다.
금융노조는 현재 만 55세인 은행권의 임금피크제 시행 연령과 만 60세인 정년을 각각 3년씩 늘릴 것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하지만 당국은 지속해서 은행권 희망퇴직을 독려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 "금융공기업뿐 아니라 일반은행에도 희망퇴직을 권장할 예정이며 인센티브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며 시중은행장들에게 희망퇴직 활성화 방안을 요구했다.
노조의 정년연장 등 총파업 예고에 최근 최 위원장은 "희망퇴직과 노조의 정년연장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며 "임금피크에 들어서는 인원이 많아지면 개인에게도, 회사 운영에도 지장이 된다"고 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좀 더 여건을 마련해주자는 것"이라며 "(희망퇴직제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