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비트코인이 7000만 원을 회복하고 이더리움이 452만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최근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은 매우 뜨겁다. 주요 업체들도 가상화폐 투자를 진행하면서 시장이 더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도 가상화폐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상화폐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미래 기술 선점이란 측면에서 매력적이란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넥슨 일본법인은 지난달 28일 1억 달러(한화 약 113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매수 개수는 총 1717개이며, 매수 평균 단가는 5만 8226달러(한화 약 6580만 원)이다. 이번 비트코인 매수액은 넥슨 전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2% 미만에 해당된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이사는 "자사의 비트코인 매수는 주주가치 제고 및 현금성 자산의 가치 유지를 위한 전략"이라며 "현재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안정성과 유동성을 이어가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사의 현금 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넥슨의 경우 지주회사인 NXC가 2017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2018년에는 유럽의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한 바 있다.
게임빌은 지난달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원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해당 투자는 코인원의 구주 13%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총 투자규모는 312억 원이다.
게임빌은 투자를 통해 코인원과 함께 대규모 트래픽 처리기술, 해킹 대응 보안기술 등 기술 협력뿐 아니라 연관 사업의 글로벌 확장 등으로 폭넓게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게임빌은 사업지주회사로서 컴투스 및 계열회사를 포함한 전사적인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코인원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2018년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설립했다.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가상화폐 '위믹스 토큰'을 발행했으며,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WEMIX)'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첫 게임을 출시한 위믹스의 일일이용자수(DAU)는 서비스 4개월 만에 5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 위믹스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버드토네이도 포 위믹스'와 '재신전기 포 위믹스'를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위믹스 토큰과 게임 토큰을 보관하고 교환하는 전자지갑 '위믹스 월렛', 월렛 내 탈중앙화 거래소 '위믹스 덱스'도 제공한다.
위메이드트리는 신작 블록체인 게임 론칭, 대체불가능토큰(NFT)을 거래하는 'NFT 마켓'을 상반기 내에 선보일 계획이며, 위믹스 기반의 NFT부터 시작해 하반기에는 클레이튼, 내년에는 이더리움 기반 NFT 거래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 밖에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기술 기업 웨이투빗의 지분 45.8%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엠게임은 2019년부터 다양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게임 개발 및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 사행성 문제로 국내 서비스 막혀… 가상화폐 관련 업계 진출 늘어날 전망
이처럼 게임업계가 가상화폐에 눈을 돌린 것에는 게임머니와 가상화폐가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양쪽 모두 실체가 없는 가상자산이며, 각각의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다.
시스템이 정립되면 게임업체가 서비스하는 게임 간 이용자끼리 NFT를 이용해 게임머니 및 아이템 등을 상호 거래하고 이를 가상화폐로 바꿔 실물경제에 사용하는 등의 행위도 가능해진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실제로 NFT를 이용해 게임 아이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다만, 국내의 경우 블록체인 게임과 관련한 등급분류 세부 기준이 없어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러 게임이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사행성 등을 우려해 등급분류 거부 판정을 받았다. 현재 블록체인 게임은 글로벌 대상으로만 서비스되는 상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와 연관된 사행성 문제 때문에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이 유통되지 못하고 있다"며 "가상화폐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높은 점과 블록체인이라는 미래 지향 기술, 관련 시장의 성장세 등을 미뤄볼 때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앞으로 더 많은 업체가 가상화폐에 뛰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