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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아이 키 큰다던데'...섭취 연령 따라 당 함유량 세분화 필요

지구촌이 설탕과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 비만과 과체중을 일종의 질병으로 간주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6년 비만, 당뇨 등 각종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설탕 과다 섭취를 줄이기 위해 '제1차 당류 저감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당류 섭취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비만을 줄이기 위한 정부차원의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약 21억명을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세계 인구의 33%에 해당하는 수준이며 이에 따른 세계 경제 비용 손실이 연간 2조 달러(한화 2400조원)다. 이 액수는 비만 인구로 인한 경제 생산 손실, 의료 비용, 비만 억제를 위한 투자 등 종합적으로 적용해 추산했다.

이에 따라 각국은 비만을 일종의 '질병'으로 인식하고 비만억제책으로 설탕 섭취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제품에 일정 수준 이상의 설탕이 함유됐을 경우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다. 지난 4월 '설탕세'를 도입한 영국은 100ml당 설탕 5g 이상 함유된 제품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설탕세는 영국을 포함 핀란드, 프랑스 등 유럽 10여개국과 태국, 필리핀, 맥시코, 칠레 등 30개국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출처=pixbay>

세계 여러 나라가 설탕 섭취량을 줄이려고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건강식품, 특히 아이들이 접하는 키성장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에 설탕이 다량 함유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4년 8월 어린이 키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료로 황기추출물 등 복합물(HT042)를 인정했다. 연구개발 전문 바이오벤처인 A사에서 개발한 독점적 원료로 '키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는 식약처 유일의 인정물질이다.

식약처가 지난 2017년 펴낸 '건강기능식품 상시적 재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HT042를 하루 기준 섭취량 1.5g씩 매일 12주간 섭취하면 비섭취군 대비 3.3mm가 크다는 임상효과를 통해 일정 부분의 효과를 입증했다.

현재 이 인정물질은 4개 판매사에 제공되고 있으며 각 사별로 별도의 추가 성분을 함유, 배합한 제품을 판매 중이다.

하지만 식약처 인정물질 이외에 추가로 들어가는 성분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배합되는 기초화 물질을 제외한 성분 중 HT042는 황기추출물 등 복합물로 쓴 맛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상쇄하기 위해 포도당, 과당, 설탕 등 탄수화물 중 비교적 분자가 적은 당류 성분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키성장 건강기능식품과 관련된 광고에 기재된 '인체적용시험 보고서'에는 1일 1.5g 섭취 기준으로 명시되어 있다. 반면 HT042가 함유되어 있는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의 1일 섭취량은 1일 4g에서 최대 40g으로 차이가 크다.

실제 1일 40g 섭취하는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HT042는 1.5g 함유된 반면 당류는 10g이 함유되어 있어 당류가 전체 제품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탄수화물 성분이 19g(전체 47.5%)이 함유되어 있어 전체 72.5%가 단지 입맛을 맞춰주는 데 관여되는 성분이다.

현재 당국에서 관리하는 총 당류 섭취량은 성인기준 총 에너지섭취량의 10~20%로 제한하고 있다. 특히 식품의 조리 및 가공 시 첨가되는 첨가당은 총 에너지섭취량의 10% 이내, 50g 이하로 권장하고 있다.

<출처=pixabay>

그러나 유아 청소년의 경우 이보다 적은 양을 섭취해야 하지만 성인기준의 섭취량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대상인 키성장 건강기능식품 대부분이 너무 많은 당류를 함유하고 있어 소아비만, 여드름 유발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유명 제약사의 이름만 차용한 마케팅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부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기술력을 내세우기보다는 유명 제약사를 내세워 '키크는 약'처럼 마케팅을 펼쳐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광고 및 전문 상담사라고 표현되는 텔레마케터의 제품 구매 권유에 대한 문자 등을 살펴 보면 유명 제약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 제조한 상품인양 표현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잘 알고 있는 제약사의 이름의 가진 별도의 법인에서 만든 제품을 제약사로 제품인양 오인시켜 판매하고 있다.

실제 B제약사나 C제약사는 별도의 법인에서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며 제품 권유 문자 발송시 제약사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해당 제약사에 확인 결과 위 언급한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연구개발, 제조, 판매 등 어떠한 단계에서도 관여된 바가 없다며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아이를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을 이용한 일부 과대 광고가 근절돼야 할 뿐 아니라 아이들이 먹는 식품과 건강보조식품의 당 함유량에 대해서도 정부의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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