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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 챙긴 교보생명...'풋옵션 분쟁' 사실상 승리

어피너티간 ICC 중재 결과, 거액 배상책임 벗어나

 

【 청년일보 】 교보생명과 어피니티컨소시엄(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의 풋옵션 가격 분쟁과 관련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어피니티컨소시엄과 합의에 따라 풋옵션 가격을 단순 계산한 정황이 드러났다. 

 

법조계와 보험업계 등에서 교보생명과 어피너티간 ICC 중재 결과에서도 교보생명이 거액 배상책임에서 벗어나 사실상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양철한)는 지난 10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피니티 측의 주요 임직원과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사측은 증인으로 출석한 박모 교보생명 부사장에 대한 신문을 진행했다. 박 부사장은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이 어피니티 측 지시에 따라 가치평가가 아닌 단순 계산 업무를 수행했다고 진술했다.

 

박 부사장은 2005년 9월부터 교보생명에서 근무해 2007년 12월에서 2019년 12월까지 퇴직연금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2020년에 재무실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경영지원실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가치평가 수행기준에 따르면 고객과 합의한 계산 업무일 경우 원칙적으로 제3자에게 공유할 수 없다. 그러나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은 고객인 어피니티와 수차례 합의에 따른 계산 업무를 수행하고 가치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처리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어피니티컨소시엄 일원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 관계자가 안진회계법인 회계사에게 보낸 이메일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메일에서 IMMPE 관계자는 “빈칸으로 보낸 표를 채워주면 내부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했고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는 “확인(컨펌)해 달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반적인 면책약정은 본래의 보고서의 목적이나 활용 범위를 벗어나는 일로 생기는 손해로부터의 면책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어피니티와 안진회계법인 사이 맺어진 면책약정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중재판정부에 공유되면서 생기는 손해에 대해 민형사상 손해를 보상하기로 돼있어 이례적인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풋옵션의 가치평가 업무는 가격의 범위를 정해주는 법적 구속력이 발생하므로 공정하게 수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독립성을 위배해 합의된 계산 업무를 수행하듯 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어피니티컨소시엄 측 변호인은 “박 부사장이 신 회장의 대리인으로서 직접 경험하지 않은 내용을 사실과 달리 증언한 부분이 많아 반대 신문을 통해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인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인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은 오는 10월 1일 진행될 예정이다. 같은 날 박 부사장에 대한 증인 신문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2018년 10월,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 지연에 반발해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시작된 분쟁에 대해 업계 등 일각에서는 지난 6일 진행된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판정부의 결과를 해석하면 사실상 ICC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란 평가가 나온다. 

 

중재의 핵심은 40만9000원의 풋옵션 가격을 신 회장이 거부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법조계와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중재 결과로 신 회장이 풋옵션 가격을 재협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데 의미를 부여한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풋옵션 권리는 유지했지만 40만9000원보다는 낮은 가격에 풋옵션을 행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승소와 패소’라는 개념을 떠나 신 회장이 이번 ICC 중재로 실리를 챙겼다는 이유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풋옵션 행사가격 40만9000원이 신 회장의 지분을 포함해 경영권프리미엄을 가산한 금액이라고 주장했으나 중재판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어피너티 컨소시엄 측이 가격 재협상 후 신 회장에게 풋옵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 양측 모두 승소라는 주장과 평가가 나오면서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향후 계약이행 청구소송, 손해배상소송 등을 진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 청년일보=최시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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