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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HL홀딩스·HL만도 ‘주춤’…새 출발 정몽원 회장 ‘삐걱’

 

【 청년일보 】 정몽원 회장이 최근 사명을 HL(옛 한라)로 바꾸고 제2 도약을 추진하고 있지만, 녹록하지 않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HL홀딩스(공동대표 김광헌 사장, 김준범 사장)와 주력인 HL만도(대표이사 사장 조성현) 등의 실적이 주춤해서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도 걸림돌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L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6천138억 원으로 전년 동기(4천900억 원)보다 2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02억 원으로 2.4%(19억 원) 증가에 그쳤다. 다만, 상반기 HL홀딩스의 영업이익률은 13.1%로 전년 말(13.4%) 수준을 유지했다. HL홀딩스가 1천 원어치를 팔아 132원의 수익을 낸 셈이다.

 

HL홀딩스의 상반기 순익은 142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8.3%(511억 원) 급감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과 함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추락했다. 상반기 HL홀딩스의 ROA와 ROE는 각각 0.4%, 1.4%로 전년 말보다 각각 4.2%포인트, 9.1%포인트 급락했다.

 

◆ HL, 매출 등 실적 증가 불구 주가 하락…1년새 시총 6천700억 원 증발

 

국내 유가 증권 시장에서 HL홀딩스의 주가가 약세인 이유다.

 

HL홀딩스의 지난해 10월 14일 주당 종가는 5만4천400원으로 최근 1년 사이 최고를 기록했지만, 이달 12일에는 2만9천400원으로 1년 전보다 46% 급락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6천713억 원(1조4천607억 원→7천894억 원)이 사라지면서, HL홀딩스가 투자자에 큰 손실을 입힌 것이다.

 

HL만도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반기 매출(3조3천668억 원)이 전년 동기보다 12.6%(3천778억 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1천146억 원)과 순이익(721억 원)은 22.8%(339억 원), 45.6%(605억 원) 각각 급감했다.

 

HL만도의 상반기 영업이익률, ROA, ROE는 각각 3.4%, 4.6%, 10.5%로 전년 말보다 0.4%포인트, 2.9%포인트, 5.3%포인트 하락했다.

 

HL만도의 주당 주가는 1월 5일 6만7천500원에서, 이달 13일 4만1천 원으로 최근 1년 사이 최고와 최저를 각각 찍었다. 이에 따른 시총은 39%(3조1천696억 원→1조9천252억 원)가 사라졌다.

 

HL의 주력인 자동차 업황의 침체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용이 늘어서다.

 

◆ HL만도, 시총 1조2천400억 원 사라져…적자 계열사에 유동성 공급

 

이 같은 계열사의 약세와 계열사 간 내부거래도 새 출발 하는 정몽원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HL홀딩스가 ㈜위코(옛 우리엔지니어링)에 연이율 4.6%로 500억 원을 최근 빌려줬다. 이는 HL홀딩스의 자기자본(1조145억 원)의 4.93% 수준이다.

 

위코가 지난해 영업손실(9억2천만 원)과 순손실(23억 원)로 전년 손실보다 각각 3배와 6배 정도 심화해서다. 위코의 같은 기간 매출은 307억 원으로 전년(240억 원)보다 27.9% 늘었다.

 

이와 관련, 위코 관계자는 “코로나19 1년 차에 매출이 35%(실제 20%) 줄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재료비가 판매 수익을 따라가지 못해 적자를 냈다”고 말했다.

 

위코가 전략적 가치투자를 위해 자금을 차입했으며, 차입금은 만기일(2023년 7월 28일)까지 상환할 수 있다고 공시했다.

 

반면, 업계는 양사의 동반부실을 우려했다.

 

 

위코의 전신인 우리엔지니어링이 계열사 우리화학에 200년대 후반 지급보증을 했지만, 우리화학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해 양사가 부도를 냈다. 위코가 2009년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인회생절차를 신청한 이유다.

 

위코는 2011년 1월 회생절차를 종결했으며, 이듬해 한라마이스터가 5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가 되면서, 위코는 HL에 편입했다.

 

2003년 발족한 위코는 현가장치 등 자동차부품과 철도차량용브레이크를 전문으로 제조 공급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요 기업의 내부자 거래는 공식화됐다. 자칫 우량 계열사가 부실 계열사에 자금을 빌려주면서 동반부실이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는 한라그룹은 1984년 10월부터 사용한 Halla(한라) 대신 사명을 HL로 변경했다. HL은 더 높은 삶(Higher Life)을 의미한다.

 

【 청년일보=정수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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