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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오일머니 장벽에도 '졌잘싸'···정·재계 엑스포 유치 활동 '재조명'

2030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사우디 리야드서 개최 확정
경제단체 "졌지만 국가 위상 제고···폭넓은 네트워크 구축"

 

【청년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국내 재계 총수들이 국가 최대 핵심사업인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지구 수 백 바퀴를 돌며 부산 엑스포 지지를 적극 호소했지만 끝내 실패로 돌아갔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 엑스포 개최지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최종 결정되면서 막강한 자본력의 벽을 실감했다. 사우디는 이번 엑스포 유치를 위해 '변화의 시대'란 슬로건을 걸고 78억 달러(한화 약 10조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관 합동 엑스포 유치위원회의 뜨거운 대장정이 끝을 맺었지만 국가 위상 제고,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30 부산 엑스포 '좌절'···막강한 자본력 갖춘 사우디에 고배

 

정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28일 오후(현지시간) 제173차 BIE 총회에서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국 간 최종 프레젠테이션(PT)과 개최지 투표가 진행됐다. 

 

1차 투표 결과, 사우디 리야드가 3분의2가 넘는 119표를 획득해 2030 엑스포 개최지로 최종 선정됐다. 반면 부산은 29표에 그쳤고,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앞서 우리나라는 1차 투표에서 이탈리아를 누르고 사우디의 3분의 2 이상 득표를 저지한 뒤 2차 결선 투표를 통해 대역전극을 이뤄낸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한국은 당초 사우디보다 유치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열세라는 평가가 있었다. 결선에서 유럽 표와 사우디 이탈표 등을 흡수해 '대역전 시나리오'를 노렸지만 끝내 고배를 마셨다.

 

일각에선 엑스포 유치엔 실패해도, 부산을 전 세계에 알리고 나아가 기업들의 홍보 효과로 이어졌다는 평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청년일보에 "국민들과 부산 시민들의 자칫 전체적인 사기가 저하될 수 있지만 민관이 코리아 원팀을 꾸려 바쁘게 해외를 오가며 외교 네트워크 확장, 국가 이미지 제고 등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엑스포 유치 홍보 활동을 위해 민간 외교관을 자처하며 경제 협력의 물꼬를 튼 셈이다"고 덧붙였다.

 

 

대역전 시나리오 노렸지만 '졌잘싸' 평가···정·재계 헌신 활동, 업계 '재조명'

 

비록 부산 엑스포 유치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같은 유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결속을 다지고 적극적인 외부 활동에 나선 정·재계의 활약이 업계로부터 재조명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이었던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10여 개 유럽국가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갖고 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엔 총회 등 여러 차례의 다자회의를 통해 유치전을 이어갔다. 최근엔 지난 20~23일 사흘간 영국 국빈 방문을 마친 뒤 곧바로 귀국길에 오르지 않고, 엑스포 결전지인 파리로 이동해 이틀간 막판 유치전을 수행했다.  

 

아울러 이번 유치가 43조 원의 생산유발효과, 18조 원의 부가가치 등 총 61조 원의 경제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파리 현지 중심으로 총력전을 펼쳤다.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민간유치위원회(위원회) 출범 이후 대기업 12개 그룹은 18개월 동안 총 175개국, 3천여명의 정상과 장관 등을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교섭 활동은 국내 5대 그룹(삼성·SK·현대차·LG·롯데)이 주도했다. 이들은 전체 교섭 활동의 89.6%를 차지했고 전체 교섭 활동 회의 두 번 중 한번(52%)은 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위원회가 유치 활동을 위해 이동한 총 거리는 1천989만1천579km로, 이는 지구 495바퀴에 달한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아쉽지만···경영계 "국가 위상 제고"

 

엑스포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로 불린다. 앞서 윤 대통령은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국정과제로 채택한 바 있다. 정부와 민간 부분이 역량을 결집해 총력전에 나서 결국 수포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에 가깝다는 것이 경영계의 공통된 주장이다.

 

경영계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큰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 관련 코멘트를 통해 "우리나라는 엑스포 유치 후발주자라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그동안 정부와 기업들이 원팀으로 합심해 전 세계를 누비며 부산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고 밝혔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금번 유치활동은 경제·문화적으로 발전된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많은 정상들과 만남을 통해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큰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어 "경영계는 정부·기업·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유치활동에 전념한 값진 경험과 정신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경제주체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도 같은날 논평을 통해 "전 국가적 노력과 염원에도 불구하고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EXPO) 유치가 좌절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경협은 "비록 이번에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준비 과정에서 정부는 물론 경제계, 국민 모두가 원팀이 돼 보여준 노력과 열정은 대한민국이 하나로 뭉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면서 "엑스포 유치 노력 과정에서 이뤄진 전 세계 다양한 국가들과의 교류 역시, 향후 한국 경제의 신시장 개척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엑스포 유치를 위한 노력과 경험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리더를 넘어 글로벌 리딩국가로 나아가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역시 "이번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한 윤석열 대통령님을 비롯한 정부, 부산시, 국회, 기업인 그리고 국민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들의 단합된 유치 노력은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한국 산업의 글로벌 지평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각 나라는 소비재부터 첨단기술, 미래 에너지 솔루션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한국과 파트너십을 희망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기업들은 글로벌 인지도 강화, 신시장 개척, 공급망 다변화, 새로운 사업 기회 등 의미 있는 성과도 얻었다"고 덧붙였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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