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은행권이 장차 미래산업을 이끌 유망한 혁신기업 발굴, 선점하는 차원에서 스타트업 지원방안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올해 생성형 AI, 데이터 등 디지털 금융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만큼, 스타트업 지원 역시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25일 'IBK창공 현장 간담회'를 열고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을 전년 대비 30% 이상 확대해 1조원 이상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성태 행장은 "대한민국의 보다 많은 창업가들이 새로운 기술과 산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IBK창공 추가개소, 벤처·스타트업 자금 지원 확대, 벤처·스타트업 해외 진출 프로그램 확대 등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우리은행도 제13차 중소기업 성장지원 투자 공모를 통해 상반기 내에만 혁신성과 성장성을 보유한 중소법인에 총 1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은행들은 1월 초 전략회의에서 디지털 금융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만큼, 올해 스타트업 발굴 및 협업 역시 디지털 분야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CES 2024'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 등 굵직한 글로벌 디지털 행사에 직접 방문할 만큼, 디지털 금융은 은행권 사활이 걸린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는 최근 은행권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모집 현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기업은행은 올 초 '2024년 상반기 IBK창공'을 통해 선발한 74개 기업 중 27개 기업을 디지털 기술력이 있는 정보·통신 기업으로 선발하는 등 본격적인 디지털 금융 확대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KB금융지주도 최근 'KB스타터스' 모집 공고에서 협업이 가능하다고 제시한 금융·비금융(핀테크, AI, 빅데이터, 월렛, 부동산, 헬스케어, 자동차, 통신, STO 등) 분야 모두 디지털 관련 업종이 주를 이뤘다.

이외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디지털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디지털 공급망 금융(SCF·Supply Chain Finance) 플랫폼 'WON 비즈플라자'와 디노랩 기업들을 매칭시켜 운전자금 확보 및 경영지원 활동을 돕고 있다.

또한 스타트업 지원 후 실제로 진행한 협업사례에서도 디지털 금융이 은행권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KB금융은 육성기업 프로그램 'KB스타터스'를 통해 지난 2016년 설발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까지 성장한 '센드버드'와 은행, 카드, 캐피탈 채팅 솔루션 분야의 협업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또한 2017년에는 현재 유니콘으로 성장한 '한국신용데이터'를 지원한 바 있다.

우리금융도 은행용 소매 환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캐시멜로'를 우리금융 디노랩의 전신인 '위비핀테크랩' 3기로 선발해 지금까지도 성공적인 제휴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캐시멜로는 해외 ATM 업체들과 자체 구축한 네트워크(멜로우링크)를 이용해 해외 ATM에서도 카드 필요 없이 출금이 가능한 서비스다. 이는 현재 우리은행 앱의 '환전주머니'에 탑재돼 있는 서비스로, 대표적인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사례로 손꼽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자체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의 경우 향후 협업을 통해 동반성장도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며 "이에 은행들 역시 혁신성을 보유한 스타트업 발굴에 공을 들이는 추세"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