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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함께하는 스타트업의 미래] ⑩ 문피아 그린오션스 대표

문피아 대표, 통영서 버려지는 '굴 껍데기'에 착안…친환경 건축 자재 '변신'
그린쉘·미카오션스 제품 통해 B2B·B2C 시장 동시 공략…"올해부터 매출 낼 것"
친환경 기술 기반 스타트업 지속적 관심 당부…"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필요"

 

【 청년일보 】 '굴'은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해산물 메뉴 중 하나다. 한국수산해양교육학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굴 생산량은 30만톤(t)으로, 중국(54만톤)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에 이르고, 굴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와 소스 등도 크게 발달해 있다.

 

한국인의 미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굴 요리에 대한 소비가 점증하는 만큼 이로 인한 적잖은 문제들로 야기되고 있다. 바로 소비자의 밥상에 오르는 굴을 가공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굴 껍데기'다.

 

국내 굴의 약 70%를 생산하는 통영시가 집계한 통계를 보면, 전국에서 연간 약 28만톤의 굴 껍데기가 발생하고 있고, 이중 통영시에서 15만톤의 굴 껍데기가 나오고 있다.

 

굴 껍데기는 그간 매립 등의 형태로 버려지거나 일부가 비료·종묘 등으로 탈바꿈해 재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량이 활용되지 못한 상태로 폐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주민들의 민원으로 단순 매립의 형태도 어려워져 통영 인근 바다 깊숙한 곳으로 버려지며 환경오염의 의도찮은 주범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실을 가까이서 직접 목도하며 혁신적인 굴 껍데기 재활용 기술을 개발한 통영 출신 사업가가 있다. 바로 문피아 그린오션스 대표다.

 

◆ "굴 껍데기를 건축자재로"…그린오션스, 'K-친환경 기술' 앞장

 

2021년 설립된 그린오션스는 통영에서 발생하고 있는 굴 껍데기를 활용해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클린테크' 스타트업이다. 그린오션스는 굴 껍데기가 석회석과 같은 성분인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 착안해 현재 건축물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탄산칼슘 '그린쉘'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그린오션스는 이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충진재나 건축 소재를 개발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은 물론 기업 및 소비자 간 거래(B2C) 제품인 '미카 오션스'도 개발해 다양한 분야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그린오션스를 이끌고 있는 문피아 대표는 "기존 시멘트와 비교했을 때 굴 껍데기는 방염이나 불연성 등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라며 "그린오션스가 굴 껍데기를 친환경 물질이라는 것에 착안한 이유도 굴 껍데기가 성장 과정에서 약 40%~50% 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바다에서 흡수하는 능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굴 껍데기가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친환경적인 소재로 활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부연했다.

 

그린오션스는 아직 엑셀러레이터(AC) 혹은 벤처캐피탈(VC)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지 못한 시드(seed) 단계의 스타트업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그린오션스를 지속 가능한 친환경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본격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단계에 접어들지는 못했지만, 정부와 산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 정책과 맞물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굴 껍데기를 사용한 제품개발을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제 다양한 업체 측으로부터 견적 요청 등을 받고 있다"라며 "아직 친환경 인증 등이 준비돼 있지 않아 이 부분이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 '통영 토박이' 문 대표 "서울 대기오염 체감 후 창업 결심…지속 가능한 환경에 큰 관심"

 

문 대표는 통영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그는 성장과정에서 굴 껍데기의 효용성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채 지역 환경오염의 요인 중 하나로 전락하는 안타까운 순간을 매일 같이 접했다고 회고했다.

 

문 대표는 "아버지는 약 20년 전에 통영에서 굴 껍데기 폐기물을 운송, 운반하고 처리하는 사업을 시작하셨던 분"이라며 "현장에 나가서 도움을 드린 적도 있었는데, 어렸을 때는 그저 아버지가 일을 끝내고 돌아오시면 함께 나던 굴 껍데기 악취에 대한 불만이 매우 컸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폐기된 자원을 활용하는 '업사이클링'에 관심이 생기게 됐고, 이는 친환경 분야에서 창업을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어졌다"라며 "그때 머릿속을 스친 것이 바로 고향인 통영에서 버려지는 굴 껍데기였다"라고 전했다.

 

그는 입시 준비를 위해 상경했을 때 겪었던 서울의 심각한 대기환경이 창업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서울로 올라왔을 때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황사가 굉장히 심해서 충격을 받았다"라며 "더 나아가 서울 사람들은 황사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를 오가는 모습이 더욱 놀라웠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 같은 계기를 통해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한 환경과 친환경 사업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자인학과를 전공했던 대학생 시절부터 공사장에 방치된 폐기물 등을 활용해 조명, 소품 등을 만드는 업사이클링에 관심이 컸었고 추후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 굴 껍데기 상업성 발굴 위해 '살신성인'…작년부터 매출 발생

 

문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며 통영에서 매년 수만 톤씩 폐기되는 굴 껍데기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문 대표는 "통영에 쌓여 있는 굴 껍데기들이 어째서 보다 나은 방법으로 처리되지 않고,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폐기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라며 "아무래도 통영이 지방의 작은 소도시이다 보니 이 부분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직접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당시 굴 껍데기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의 사업성 검토를 위해 다양한 논문을 직접 탐독했다. 또한, 굴 껍데기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 부산 해양과학기술원의 한 연구원을 찾아 충분한 사업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초기 자본금은 1천만원에 불과했다.

 

그는 "사업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에도 마땅히 많은 자본이 있는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고, 이 아이디어가 정말 실현 가능할까라는 의문을 품기도 했었다"며 "그와 같은 의구심 속에 정부의 청년 창업 사관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예비 창업자가 되었고, 본격적인 창업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굴 껍데기를 활용한 타일을 비롯해 시멘트, 각종 보조 기술들의 개발이 완료되면 폭발적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2022년까지는 연구개발 등에 대한 투자를 진행했고 작년부터는 상당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기 어렵지만, 올해는 각종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어 작년보다 두 배가량 매출 목표치를 상향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문 대표는 자사 제품의 친환경성과 품질에 대해서 자신하기도 했다. 그는 "보통 굴 껍데기로 타일을 만들거나 시멘트 같은 건축 소재를 만든다고 할 때는 10%가 들어가지 않는다"며 "그린오션스 제품의 경우 약 30% 이상이 함유되고 인체에 무해한 각종 무기물로 이뤄진 원료 역시 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도 이산화탄소를 최소한으로 발생시키는 친환경 제조 방식을 발굴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디자이너나 아티스트가 활용할 수 있는 B2C 제품으로 판매 중인 미카 오션스도 호응이 높다"라며 "해당 제품은 굴 껍데기를 활용한 각종 원자재로 이뤄져 있는데 이를 레진과 배합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의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특징으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투자에 긍정적 의사 나타낸 AC·VC 있어…"친환경 스타트업에 더 많은 관심 갖길"

 

그린오션스는 현재 시드 단계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이지만, 가시적인 성과도 점차 도출하고 있다. 그린오션스의 제품은 서울 용산구 도시재생 지역에 활용되기도 했으며, 국내 최초로 제주도에 위치한 SPC 파리바게트 친환경 매장에서 베이커리용 트레이 및 디스플레이 용품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문 대표는 "해양과학기술원, 고등기술원 등과 협력하고 경상대학교 등 학계와도 기술개발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며 "굴 껍데기가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통영시와도 2025년경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올해 6월까지 시드 단계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하는 스타트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드 단계를 6월에 마감할 계획"이라며 "팁스(TIPS)와 연계해 투자를 유치하는 한편 투자에 긍정적인 의향을 보이고 있는 AC·VC 등과 접촉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2년에서 3년 안으로 현재 추진 중인 다양한 기술개발이 완료되고, 다른 과정들 역시 마무리된다면 그린오션스가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그린오션스와 같은 친환경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에 대해 기존 산업계와 시장이 더욱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 중 하나는 그린오션스가 개발한 소재와 원료에 맞는 기계, 장비 등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대기업들과 POC(아이디어, 제품 등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기존 기계, 장비가 오작동 등을 일으킬 수도 있고, 성공해도 매출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굴 껍데기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굉장히 높은데 시장의 포문이 활짝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라며 "아무래도 기존의 산업과 시장으로 뛰어드는 과정이다 보니 짧은 시간에 큰 성취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친환경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스타트업계에서 친환경 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창업자 입장에서는 투자받는 부분이 가장 어려운 숙제"라며 "특히 친환경 분야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투자를 진행할 필요성이 있지만, 국내 스타트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이와 같은 분야에 대한 지원이나 투자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문 대표는 해외 시장에 진출할 준비도 되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유럽, 싱가포르 등 친환경 건축과 자재 분야에 관심이 높은 국가를 목표로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탄소감축 기술에 관한 시장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추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확신을 갖고 사업에 임할 것"이라며 "그린오션스의 폭발적인 성장을 통해 그 확신을 성과로 입증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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