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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파업 우려에"…'전운(戰雲)' 감도는 완성차업계

한국GM, 노조 ‘부분파업’에 사측 ‘투자 보류’…노사갈등 ‘최고조’
기아차 노조, 파업권 확보…르노삼성 노조도 파업 가능성 커져
업계 “코로나 위기 회복세에 ‘악재’…협력사 ‘줄도산’ 위기” 우려

 

【 청년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침체를 겪은 완성차업계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연쇄파업’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업계 전반이 긴장하고 있다.

 

업계 ‘맏형’격인 현대자동차 노조와 쌍용자동차 노조가 코로나19 위기 등을 고려해 일찌감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을 매듭짓고, 위기 돌파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반면 기아자동차와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가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전히 임단협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3사 모두 현재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는 등 파업 절차에 돌입하면서 노사갈등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단체 등은 완성차업체 노사에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서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주‧노동자‧경영자 등이 서로 양보하고 협력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 한국GM 노사, 상호 ‘초강경’ 대응…갈등의 골 깊어져 

 

현재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노사갈등이 가장 심한 업체는 한국GM이다. 한국GM은 노조가 이미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이에 사측이 유동성 악화를 이유로 예정됐던 2100억원대 규모의 인천 부평공장 투자 계획을 보류하는 초강경 대응으로 노사갈등이 한층 더 격화되는 모양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 전반조와 후반조 근로자가 각각 4시간씩 파업을 하는 방식으로 부분파업을 진행한데 이어 6일에도 4시간 파업을 시행했다. 오는 9일·10일에도 4시간씩 파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파업 진행 중간에 잔업과 특근거부 투쟁도 병행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지난 6일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됐던 부평 공장 투자와 관련한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하겠다”라고 노조 파업에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사측은 “최근 노조의 잔업·특근 거부와 부분파업으로 7000대 이상의 추가적인 생산 손실을 입었다”며 “이번 추가 쟁의 행위 결정으로 누적 생산 손실이 1만2000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사측은 지난달 22일 가졌던 19차 임단협 교섭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에 약 2150억원(1억9000만달러)을 투자하겠다는 안을 노조측에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는 임단협에서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평균 2000만원 이상) 지급과 부평2공장의 신차 생산 물량 배정 계획 등을 제시해달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지난달 29일 열린 21차 단체 교섭에서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는 전제 아래 조합원 1인당 성과금 등으로 총 7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최종 제시하고,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의 경우 이미 배정된 차량의 생산 일정을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는 가운데 노조의 파업에 사측이 강경 기조로 대응하면서 노사 갈등은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GM의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 기아차 노조, 파업 수순…르노삼성 노조도 조짐 보여
  
최근 기아차 노조는 르노삼성차 노조와 한국GM 노조에 이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면서 완성차업계에 연쇄 파업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지난 5일 기아차 임단협과 관련한 쟁의 조정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기아차 노조는 언제든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기아차 노조는 지난 3일 조합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과반 찬성을 확보해둔 상태다. 투표 결과 쟁의행위 찬성률은 73.3%에 달했다. 이로써 기아차 노조는 9년 연속으로 파업 수순을 밟게 됐다. 

 

앞서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26일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사측과 올해 아홉 차례 임단협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본교섭에서 ▲기본급 12만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기존 공장 내에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공장 설치 ▲정년 연장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이번 주로 예정된 노조 집행부 선거에 집중하면서 파업은 물론 사측과의 임단협 교섭도 잠정 중단된 상태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달 16일 중노위가 노사 임단협과 관련한 쟁의 조정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합법적으로 파업을 하려면 총회를 열고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장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은 적다.

 

이에 따라 새 집행부가 선정되는 18일 이후에나 사측과의 임단협 교섭이나 파업 추진 여부가 명확히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측이 노조의 기본급 인상 요구를 거부하면서 파업 가능성도 적잖은 상황이다.

 

◆ 업계 “노사 협력으로 생산 확대에 나서야” 거듭 촉구

 

이 같은 완성차 제조사의 노사갈등에 대해 업계에서는 하루 빨리 노사가 협력해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로 올 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내 완성차 제조사의 자동차 판매가 해외 주요시장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갈등이 길어지면 희망적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판매가 78% 이상 감소했던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며 “우리 기업의 생산과 수출 차질을 만회하기 위해 노사 관계의 불안을 해소해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사갈등이 길어질수록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등 협력사들이 피해를 입어 연쇄 부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GM 협력업체 모임인 한국GM 협신회는 최근 “임단협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업체들은 부도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더는 완성차 생산 라인이 중단되는 것만큼은 막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최근 불거지고 있는 부분파업 등 쟁의행위로 인한 생산 차질 발생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노사 양측이 서로 양보해 조속한 임단협 합의로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노사갈등을 겪는 완성차 제조사들은 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차가 일찍 임단협을 마무리 짓고, 2년 연속 ‘무분규 타협’을 이뤄낸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완성차 제조사 노사가 양보를 통해 갈등을 극복하고 눈앞에 닥친 위급한 상황을 헤쳐 나가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 = 이승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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