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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제약사 vs 바이오…‘왕좌' 자리 두고 각축전 치열

바이오사 매출 급성장…전통 제약사 중심 순위표 재편 조짐
‘전통의 강호’ 유한양행·GC녹십자, ‘신흥 강호’ 셀트리온 1위 ‘도전장’
“제약·바이오 경계 사실상 없지만…바이오 승리 시 상징성 커”

 

【 청년일보 】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매출 1위’ 자리를 놓고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사가 벌이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분위기다. 그동안은 주로 전통 제약사를 중심으로 매출액 순위가 매겨졌지만, 이제는 바이오사가 전통 제약사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하며 순위표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산업계 대부분이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기술 수출, 독감 백신 매출 증가 등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장세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중에서도 ‘전통의 강호’ 유한양행과 GC녹십자, ‘신흥 강호’ 셀트리온 등은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9.6% 늘어난 4,167억원의 매출액과 143.1% 성장한 247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매출은 1조1,285억으로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

 

유한양행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된 이유는 기술 이전 수익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3분기 베링거인겔하임(132억원), 얀센(15억원), 길리어드(17억원) 등으로부터 총 169억원의 기술 이전 수익을 벌어들였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유한양행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1조6,04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1조4,633억원)보다 9.6% 증가한 액수다.

 

SK증권 이달미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과 NASH 치료제 등 기술 수출된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에 따른 마일스톤 유입과 기존 부진했던 사업부들의 실적이 바닥을 다지고 턴어라운드하고 있어 전통 제약사 중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1% 증가한 507억원(연결 기준)의 영업이익을 3분기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갔다. 이 회사가 분기 영업이익 500억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14년 3분기(516억원) 이후 24분기 만에 처음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 이는 종전 분기 최고치인 2019년 3분기 3,665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1조874억원으로 역시 1조원을 넘어섰으며,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매출(1조1,460억원) 역시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조4,229억원으로 유한양행 예상치에 못 미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독감 백신 매출 증가가 가파른 점을 고려하면 4분기 반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사업 매출이 크게 성장하며 호실적이 이어졌다”며 “3분기 백신 사업 매출은 1,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늘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사 중에서는 셀트리온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셀트리온은 3분기 매출액 5,488억원, 영업이익 2,4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9.9%, 영업이익은 137.8% 증가한 것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에서 판매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의 글로벌 수요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 및 CMO 매출 증가 등으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조2,373억원을 기록한 이 회사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1조7,546억원이다. 이 경우 셀트리온은 유한양행 등을 제치고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매출 1위에 새롭게 올라서게 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케미컬(화학합성) 의약품에 비해 다소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바이오 의약품을 주로 취급하는 바이오사가 전통 제약사와 비교해 장기적으로 외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전통 제약사도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고, 바이오사도 케미컬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어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사의 경계는 점차 모호해지는 추세”라며 “곧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사를 굳이 구분하지 않는 시대가 오겠지만, 올해 바이오사가 전통 제약사를 제치고 매출 1위를 차지한다면 업계의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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