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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반발 여론 고조…금융위, 장고 거듭하나

금융위 멤버, 금융시스템 안정·글로벌 스탠더드 중시
정치의 계절 임박…"표심 고려할 여당"

 

【 청년일보 】 공매도 재개에 반발하는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재개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700만 개인투자자의 시선이 금융위원회 전원회의에 쏠리고 있다.

 

공매도 영구 금지를 요청한 청와대 청원은 16만명에 육박했고 여당 내에서는 4월에 치뤄질 보궐선거와 차기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내다보며 공매도 금지 연장이 합당하다는 의견도 표출되고 있다. 이에 공매도 재개와 관련된 금융위원회의 장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올해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공매도 관련 사안은 9명으로 구성된 금융위 회의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속 시원히 말씀드릴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금융위는 합의체 행정기관이므로 원론적인 답변이나, 금융위의 정책에 대해 평소 주저함이 없던 은 위원장이 공매도 문제에서는 금융위 전원회의의 고유 권한을 들먹이고 나선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공매도를 논의할 금융위 전원회의는 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20여 년 전 외환위기 때 은행과 기업의 생사를 갈랐던 금융위원회(당시 금융감독위원회)이후 최대의 관심이 예상된다.

 

◆ 금융위 멤버, 금융시스템 안정·글로벌 스탠더드 중시

 

금융위원회 위원은 모두 9명이나 현재는 1명이 결원이다. 결원이 채워지지 않을 경우 공매도 재개 여부는 8명이 결정하게 된다. 금융위 위원들의 성향을 보면 공매도 재개에 무게가 쏠린다.

 

은성수 위원장과 도규상 부위원장, 최훈 상임위원, 심영 비상임위원 등 4명의 당연직 위원을 포함해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가 현재 금융위 전원회의 멤버다.

 

이들은 관료나 대학교수, 중앙은행 소속으로 특정 투자 주체의 이해관계보다는 전체 금융시스템 안정과 글로벌 스탠더드를 중시하는 성향이다.

 

앞서 작년 3월 15일 공매도 한시 금지를 결정할 당시의 증시는 무섭게 내려앉았다. 작년 2월 14일 2243.59포인트에서 3월 5일 2085.26포인트까지 추락한 코스피는 3월 23일엔 1482.46포인트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주가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는 공매도 금지가 불가피했다. 증시 안정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리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코스피는 지난 7일 종가 기준 3031.68을 기록한 후 9거래일 연속 3000선 위에서 마감했다. 공매도 금지를 유지할 표면적 명분이 부족해졌다는 얘기다.

 

다만 외국의 사례나 대외적인 시장 신뢰, 주식 가치 확인과 과열 교정 등도 금융위 멤버가 가볍지 않게 다뤄할 요소다. 많은 전문가들은 먼저 공매도 제도를 개선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은 뒤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 정치의 계절 임박…"표심 고려할 여당"

 

하지만 명분이 차고 넘친다고 해서 금융위가 선뜻 공매도 재개를 결정하긴 만만찮은 상황이다. 증시의 거대 권력으로 부상한 동학개미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작년 가을 주식 양도세 부과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려다가 동학개미의 반발에 밀려 철회한 바 있다.

 

또한 정치의 계절이 임박했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다. 오는 4월엔 부산시장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고 내년엔 대선이 치뤄진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공매도 금지의 연장을 요구하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양향자 최고위원과 박용진 의원이 총매를 멘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선거가 임박할 수록 당내에서 공매도 금지 연기론자들의 세가 커질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위의 주축인 관료들은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모양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압박감은 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은성수 위원장은 언론을 향해 "단정적인 보도는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최종 결정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고, 금융위 전원회의가 결정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방향이 어떻게 될지 자신도 모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위 위원들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한 위원은 "금융위 회의가 열리면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경청한 뒤 숙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했다.

 

작년 12월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영원한 공매도 금지 청원합니다'에는 20일 오전 8시 9분 기준 15만9504명이 가세했다. 청원 마감일인 1월 30일까지는 정부 공식 답변 요건인 20만명 선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주가 흐름도 공매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요인이다. 정부로서는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 위에서 움직일 경우 공매도 재개에 대한 부담감이 적겠지만 주가가 그 밑으로 떨어진다면 공매도 재개 카드를 뽑기 어려워진다.

 

정용택 IBK투자은행 리서치센터장은 "공매도 금지는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므로 지수가 올라 시장이 정상화됐다고 판단되면 공매도 재개가 수월하겠지만 반대의 경우 운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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