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주 증권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인플레이션 우려에 테이퍼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국내 증시에서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면서 다음 주도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반도체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슈퍼싸이클이 올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카카오가 손해보험업에 진출하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4위에 안착했다.
중복청약 금지 반사이익으로 공모주펀드가 북새통을 이뤘고, 개인형퇴직연금 수수료 인하전이 본격화됐으나 미래에셋증권의 1위는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다양한 이슈들이 제기됐다.
◆ 美 연준 테이퍼링 촉각...인플레이션 우려에 시기 저울질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기저기서 고개를 드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음.
CNBC 방송은 지난 7일(현지시간) 연준이 시장으로 하여금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축소(테이퍼링)에 대비하게 만드는 작업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분석. 최근 몇 주 동안 나온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들은 이르면 내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방송은 관측.
실제로 테이퍼링이 시작되는 시점은 빨라야 올해 후반일 것으로 전망. 여러 달의 논의를 거쳐 '테이퍼링을 결정했다'는 발표가 늦여름 또는 초가을에 나오고, 연말 또는 내년 초부터 실행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
연준은 지난 2013년 양적완화 시사 직후 채권 금리의 급등을 비롯한 '긴축 발작'(Taper Tantrum)을 초래한 경험을 거울삼아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
CNBC에 따르면 연준은 2013년 당시 긴축 발작이 시장에서 자산매입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의 '시간표'를 구분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견해에 따라 이번에는 테이퍼링 절차를 마친 뒤에나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려고 노력 중.
긴축 발작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준이 맞닥뜨릴 수 있는 최대 리스크는 초완화적 통화 정책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CNBC는 지적.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영속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
테이퍼링 논의 가능성을 시사한 연준 고위 인사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 등 최소 5명.
현재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경제적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매달 1천2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를 매입하고 있음. 테이퍼링 논의 전망은 일자리를 비롯한 미국의 경제 상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전제로 한 것.
회복 과정에서 물가가 급등해 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지만, 연준은 물가 상승이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해 현재로서는 긴축 시점을 앞당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음.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상품 가격이 인플레이션 공포를 더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각종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면서 세계 경제 회복에 먹구름을 드리운다고 평가했음.
목재, 철광석, 구리 가격이 역대 최고로 치솟고 옥수수, 대두, 밀 가격이 8년래 최고치를 찍는 등 전방위적으로 물가가 오르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따라서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계속 무시할 것인지, 아니면 금리 인상과 같은 과열을 막기 위한 조치를 앞당길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신문은 지적.
◆ 경기 민감주 과열 우려...목표가는 오르는데 중립 의견 무더기
백신 접종 본격화에 함께 코스피 지수가 역사적 신고점 수준으로 올라온 가운데 이를 반영해 목표가는 상향됐으나 투자의견인 ‘매수’가 아닌 종목이 다수 등장하고 있음.
심지어 상향 조정된 목표가가 현 주가 수준 보다 낮은 종목 리포트도 나왔음. 이들 종목들이 대부분 경기 민감주에 속해 기저효과에 따른 상승 재료가 곧 소진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
지난 8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 사이 목표가가 증가한 기업 중 투자의견은 중립 이하인 분석 리포트가 나온 종목은 제주항공, 넥센타이어, HMM, 한화생명 삼성중공업, LG헬로비전, CJ CGV, 동양생명 등으로 파악됐음.
통상 목표가 상승은 투자의견 ‘매수’를 동반하는데, ‘중립’을 제시했다는 것은 ‘매도’ 의견이 드문 국내 증권가에서 사실상 매도로 해석할 수도 있음. 이들 대부분 상승 모멘텀과 호실적 등이 주가 상승 배경이나 주가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을 지적.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대한항공에 대해 목표가를 기존 3만원에서 3만3000원으로 10% 상향 조정. 유상증자 성공으로 자본 총계가 상당히 늘어났고, 아시아나항공 인수까지 감안하면 타겟 주당순자산가치(BPS)를 상향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란 이유였음.
그럼에도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음. 현재 주가 수준은 여행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설명.
연초 이후 주가가 200% 상승하면서 ‘흠슬라’(HMM+테슬라)란 별칭을 얻은 HMM이나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보여준 한화생명 등도 비슷한 맥락이었음. 일부 증권사들은 증가한 이익으로 인해 목표가를 상향조정하지만 높아진 밸류에이션이나 일회성 요소 등으로 ‘매수’가 아닌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제시.
그러다 보니 상향 조정된 목표가가 현 주가 수준에 못 미치는 종목들도 있었음.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모두투어에 대해 백신 보급 본격화로 인해 점진적인 업황 회복이 예상된다며 목표가를 기존 1만9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31.58% 상향 조정했지만, 전일 종가는 3만950원으로 이보다 높았음. 투자의견도 여전히 중립이었음.
현 주가 수준은 2023년 완벽한 업황 회복을 가정하고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하는 것을 반영해도 충분히 높다고 지적.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에 대해 구조조정 등으로 비용절감이 이뤄지면서 목표가를 기존 6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7.69% 높였지만 전일 종가 8만7300원을 한참 밑도는 수준.
이 연구원은 “여행 수요를 베팅하기에 적합한 사업자가 아닌데 비해 기대감으로 올랐다”고 설명. 과매수로 판단해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제시.
‘과열’이란 분석이 나온 종목들이 대부분 경기 민감주라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다시 IT 중심 성장주가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옴.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실적회복을 이끌었던 가치주는 기저효과가 줄어들면서 상대적인 매력이 반감되고, 코로나19가 만들어준 기저효과에서 벗어나는 6월 이후 성장주는 다시 희소해질 것”이라고 진단.
이어 “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인플레이션은 여름이 지나면서 힘이 약해지고 국채금리는 하향 안정화되면서 올여름은 가치주에서 성장주로 넘어가는 ‘주도권의 다리’가 될 것”이라고 판단.
◆ 반도체·車·여행주 증시 순환매...다음 섹터는
코스피가 3200 박스권에서 순환매장을 이어가고 있음. 미국 5월 소비자물가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글로벌 주가를 요동치게 할 수 있단 우려에 증시 자금은 업종별, 테마별로 옮겨다니며 매일 새로운 주도주를 만들고 있음.
이에 따라 증시에서는 다음 순환매 바통을 이어받을 테마 찾기에 분주. 최근 부각된 호재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백신 접종 3개월여 만에 1차 백신 누적 접종자수가 920만명을 넘었음. 국민의 17.9%가 1차 접종을 마친 것. 이대로라면 이번 주 안에 접종률이 20%대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음.
이같은 상황에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오는 4분기 내로 집단 면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 그러면서 한국의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종식 이후 경상수지 전망을 상향 조정.
백신 접종률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여행·레저 관련주였음. 지난 2일 대한항공은 6.15%, 하나투어는 4.75%, 호텔신라는 4.75% 상승 마감. 3일에는 하반기 반도체 시장 개선 전망에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2.48%)와 SK하이닉스(2.38%)가 상승세를 이끌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
지난 7일에는 NAVER(네이버, 1.54%), 카카오(1.61%) 등과 같은 IT업종이 8일에는 기아(1.67%), 현대차(0.83%), 현대오토에버(2.09%) 등과 같은 자동차 관련주가 몸값을 높였음.
이날 투자자들은 다시 여행관련주로 관심을 옮겼음. 정부가 이르면 내달부터 괌, 사이판 등과 같은 여행안전 권역(트래블 버블)으로의 단체 관광을 격리 없이 재개한다고 밝히면서 항공·여행주가 일제히 상승.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1300원(3.98%) 오른 3만4000원에, 티웨이항공은 780원(19.24%) 상승한 4835원에, 제주항공은 5.87%(1550원) 오른 2만7950원에 거래를 마쳤음. 여행주도 올랐음.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3.68%(3200원) 오른 9만100원에 장을 마쳤음.
모두투어(1.02%)와 레드캡투어(1.03%), 참좋은여행(3.17%) 등도 동반 상승. 호텔신라도 2.46% 올랐음. 투자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테마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음. 그러면서 색조 화장품 시장과 아웃도어 의류 시장의 회복에 집중.
그럼에도 반도체와 자동차 등과 같은 대형주에 여전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분석도 나옴.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가총액 12위 기업들의 시총 비중이 5월 말 기준 48%에 육박한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강한 주가상승으로 가격부담이 커진 것도 사실이지만, 글로벌 동종업계 그룹과 비교하면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의 밸류가 낮게 형성.
현재 상승이 끝나지 않는다면 주도섹터 비중을 유지하는 게 맞다”고 강조.
◆ 철강·자동차株 희비 교차...원자재 가격 진정 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 과정이 진행되며,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올랐음. 이에 소재 기업은 주가가 큰 폭 상승한 반면, 완성품 업체들은 비용 부담에 주가가 하락. 가장 대표적으로 희비가 엇갈린 업종은 철강 업체와 자동차 업체가 각각 꼽힘.
그런데 최근 들어 원자재 가격이 진정되자, 소재 업체와 완성품 업체의 주가 흐름은 역전. 원자재를 미리 확보해 두려는 가수요가 진정된 영향으로 풀이. 다만 소재 업체는 경기 회복 지속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간 생산능력(CAPA)을 키워둔 덕에 공급량이 늘어 다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옴.
지난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S&P GSCI(Goldman Sachs Commodity Index) 상품 지수는 지난 4일 533.74를 기록. 지난 6개월간 147.37포인트(38.14%)가 꾸준히 올랐음. 그러나 지난달 중순 이후 상승세는 다소 주춤해졌음.
지난 5월 12일 526.65를 기록한 뒤 같은 달 20일 502.43으로 하락했고, 이후 상승 기울기가 완만해졌음. 일부 원자재 가격은 하락하기도 했음. 산업통산자원부와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철광석(중국 칭다오항) 가격의 경우 지난달 14일 t당 226.46달러에서 같은 달 28일 191.38달러로 집계.
이는 국내 소재 업종과 소비재 업종의 주가 흐름을 극명하게 갈라놓았음. 가격을 올려 팔 수 있는 원자재 업종은 5월 중순까진 수혜를 봤고, 소비재 업종은 피해를 봤음. 그 이후부턴 처지가 바뀌었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달 7일까지 코스피 업종별 수익률을 보면 철강·금속(39.63%)과 비금속광물(33.70%), 종이·목재(22.28%), 화학(21.12%) 등 소재 업종은 대부분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 이에 비해 운송장비(21.00%)와 기계(16.85%) 등은 수익률 하위권에 위치.
반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수익률은 기계(15.34%)와 운송장비(4.58%)등이 상위권이고 종이·목재(-0.44%), 비금속광물(-2.17%), 화학(-4.00%), 철강·금속(-9.43%) 등은 하위권을 기록.
◆ 카카오, 손해보험업 진출...시총 4위
카카오가 손해보험업 예비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4위에 안착.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일 코스피에서 전 거래일 대비 4500원(3.49%) 오른 13만3500원에 거래를 마감. 장중 13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음.
카카오는 시가총액 59조2549억원으로 4위(우선주 제외)에 오르며 네이버 뒤를 바짝 쫓고 있음.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61조3524억원으로 차이는 2조975억원으로 좁혀졌음. 지난 달 10일 시가총액 51조4874억원에서 한달 새 7조7675억원 불어난 것. 같은 기간 네이버는 1조8891억원 늘어났음.
카카오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최근 하락폭이 컸던 LG화학은 4위 자리를 내줬음.
금융위원회는 전일 제11차 정례회의를 통해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의 보험업 영위를 예비허가 했다고 밝힘. 지난해 12월29일 카카오페이가 예비허가를 신청한지 5개월여 만.
카카오손보는 손해보험업의 보험종목 전부(보증보험, 재보험 제외)를 영위하고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 즉 디지털보험회사로 운영. 카카오손보의 자본금은 1000억원이며 출자비율은 카카오페이 60%, 카카오 40%.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네이버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
기업공개(IPO) 대어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와 내년 상장 예정인 카카오엔터로 인해 카카오의 지분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 때문.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의 지분을 56.10% 보유하고 있음.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분율은 32.33%.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카카오 주요 자회사들의 가치 재평가가 지속될 것"이라며 "카카오톡(21조3000억원)과 자회사(41조2000억원)를 합산해 기업가치는 66조1000억원으로 평가된다"고 분석.
◆ "슈퍼싸이클 정말 올까?"...반도체 공급 병목 완화 가능성
코스피에서 절대적인 시가총액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가 오랜 침묵 끝에 상승세를 타고 있음. 반도체 공급망 병목현상이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 반도체의 경우 이익 추정치 대비 올해 주가 수익률로 볼 때도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
다만 IT 제품 수요에 대한 의문과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유동성 확장 국면이 꺾인단 점 등으로 오를 수 있는 폭이 한정돼 있단 관측도 있음.
전문가들은 시스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2분기 정점에 도달한 뒤 점차 완화될 걸로 보고 있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IT 제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자연재해나 주요국 분쟁 등에 반도체 공급선에 차질이 생기면서 반도체 가격은 치솟았음.
반도체 제조기업 입장에선 긍정적인 게 일반적이지만, 결국 완성품 업체들이 원가 상승 부담을 이기지 못하거나 부품이 없어 주문량을 줄이는 사태까지 발생. 이러한 문제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들이 공급량을 늘리며 해결될 것으로 관측.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메모리 공급부족은 2분기 말부터 완화될 것으로,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등 가동 중단됐던 팹들이 정상 가동되고 TSMC 등은 적극적인 자본적 지출(CAPEX) 대응으로 공급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
반도체의 경기 순환을 고려한 주가 흐름 측면에서도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옴. 올해 상반기 이후엔 기저효과가 끝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대폭 감소하지만, 전월 대비해선 계속 성장하는 국면으로 넘어가게 됨.
이는 지난 2010년 1~2분기와 비슷한데, 마찬가지로 기저효과가 끝난 당시 업종별 주가 수익률은 지수에 수렴한 것으로 나타났음. 이 구간에선 가장 적게 오른 업종의 상승폭이 가장 클 수 있다는 얘기.
이재만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연초 대비 수익률은 3%로 코스피의 13%보다 낮은 반면, 영업이익 비중은 1분기 18% 저점 형성 이후 2분기 26%에서 3분기 31%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비중 확대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음.
병목현상이 해결되고 반도체 가격 매력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제품 수요가 계속 성장할 것이냐는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음.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증가됐고 4분기까지 가격 강세가 지속될 거란 점에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제시하지만,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둘 것을 권고한다”고 말함.
이어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8배로 역사적 고점 수준이고 메모리 반도체를 지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요인인 ‘수요의 강세’가 이어질 지 여부에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
남 연구원은 “기저 효과가 마무리되면 동시에 메모리 수급 상황이 공급과잉이 돼 4분기 말을 고점으로 가격이 상승세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
또 “신규 중앙처리장치(CPU)의 출시가 메모리 수요에 긍정적이란 기대가 있으나 올해 신규 CPU 출시가 전체 디램(DRAM) 수요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기엔 유동성 축소 등도 있고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라고 덧붙임.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란 말을 마케팅이다”라며 “사이클이 오는 것인데 거기다 슈퍼라는 말을 붙인 것에 불과하다”라고 비판.
이어 “다만 시장이 너무 앞서 있었기 때문에 2분기 실적 발표 등에서 안도랠리는 이어질 수 있을 수 있는데, 사실 이보다는 최근엔 미국 고용이나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등 매크로 환경에 더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고 진단.
그러나 하반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신호가 나올 걸로 관측되는 등 매크로 환경도 긍정적이진 않음. 이밖에 달러 약세 흐름이 조만간 반전된다는 전망도 반도체에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
◆ 중복청약 금지 반사이익...공모주펀드 '북새통'
올 하반기에 LG에너지솔류션,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대어급들이 줄줄이 IPO(기업공개)에 나서는 가운데 '공모주펀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음. 특히 오는 20일부터 공모주 중복청약이 금지되면서 공모주펀드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흐름.
지난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으로 공모주펀드에 연초이후 3조4434억원의 자금이 들어왔음. 3개월 사이에 2조원, 1개월 사이에 426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음. 최근 1주일 사이에도 1047억원의 자금이 들어왔음.
국내 주식형펀드에 최근 1주일, 3개월 사이에 각각 5896억원, 3592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것과 비교됨.
펀드별로 살펴보면 최근 1개월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트러스톤공모주알파에 738억원의 자금이 유입돼 자금 유입 펀드 1위를 기록했음. 다음으로 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737억원), 에셋원공모주코넥스하이일드(479억원), BNK스팩&공모주30(366억원), 신한공모주&밴드트레이딩30(344억원) 순.
수익률로 보면신한자산운용의 '신한공모주배당쏠쏠'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이 6.75%로 가장 높음. 흥국공모주로우볼채움플러스(2.46%), 브레인코스닥벤처(2.25%), 브이아이코스닥벤처(2.20%)는 2%대의 수익률을 기록.
하지만 대부분의 공모주펀드 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 공모주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초이후 2.89%, 3개월 1.68%, 1개월 0.16%를 기록하고 있음. 같은 기간 전체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10.13%, 3.28%, 2.22%를 밑돌음.
공모주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최근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했기 때문. 그럼에도 하반기 LG에너지솔류션,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IPO 대어의 상장이 예고돼 있어 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 열기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음.
업계에선 오는 20일부터 1인당 한 계좌만 가능한 공모주 중복 청약이 금지되면 청약에 나서기보다 공모주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
공모주펀드는 운용사가 기관투자자의 자격으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때문에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음. 공모주펀드에 투자하면 공모주 청약에 필요한 계좌 개설, 수백~수천만원의 청약 증거금도 필요 없음. 다만 '따상'을 꿈꾸며 공모주 투자에 나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주의가 요구.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주펀드에 가입하면 개인이 직접 증거금을 납부하며 증권사에 계좌를 터 청약에 응모할 필요없이 기관(자산운용사)이 할당받은 공모주에 함께 참여하는 형태이기에 적은 금액으로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음.
이어 "다만 공모주펀드 구성 항목에 따라 수익률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펀드의 구성항목을 꼼꼼히 살피고 자신의 위험투자 성향에 따라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함.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소프트 클로징(잠정 판매중단) 상품들이 있어 투자할 수 있는 공모주 펀드를 살펴봐야 한다"면서 "좋은 상품을 선정하려면 가입 가능 상품 중에서 주식 비중이 얼마나 되고 투자 성향과 맞는지 등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음.
◆ 소수점 거래 허용 기간 만료 눈앞...정식도입은?
지난 2019년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일환으로 시행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의 만료 기한이 다가왔음. 신한금융투자는 7월, 한국투자증권은 11월 만료. 두 증권사는 재승인을 신청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제도화를 통한 소수점 거래 정식 도입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임.
증권업계에서는 해외주식을 넘어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를 서둘러 도입해 투자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옴. 그러나 금융당국은 신중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
지난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 금융위원회는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 샌드박스라는 형태로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에 소수점 거래를 2년 동안 임시 허용. 각각 오는 7월과 11월 만료.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3월 이미 금융위에 연장을 신청한 상태. 한국투자증권도 11월 만료 전까지 재승인을 신청할 계획. 금융위 관계자는 "연장 여부는 심사를 해봐야한다"며 "제도가 빨리 도입되면 새로운 방식으로 하게 되고 늦으면 연장을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말했음.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소수점 거래의 정식 도입에 대한 기대가 컸음.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 등 20~30대 주고객 연령층이 낮은 신생 증권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음.
그러나 소수점 거래의 정식 도입이 늦어지는 이유는 업계와 금융당국 간의 온도차 때문. 증권사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거래 방식보다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서둘러 소수점 거래를 도입해야 하지만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한 두개가 아님.
우선 주식 거래 시스템부터 손봐야 한다고. 현재 국내 주식 거래 시스템은 온주(1주) 기준. 소수점 주식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함. 예를 들어 한국예탁결제원에 소수점 주식을 보관하기 위한 보관시스템까지 새로 만들어야 함.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수점 주식에 대한 의결권과 거래 문제 등을 해결하려면 사실상 거래소부터 결제원까지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상당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
현재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 중인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자로부터 0.5주 등 소수점 주문을 받아 온주를 만들어 한다고. 실시간 거래는 불가능. 정해진 시간에 주문을 넣어야 함. 수수료도 소수점 거래(0.25%)가 일반 해외주식 거래(0.1%)보다 높음.
미국이나 영국처럼 증권사가 내부거래형식으로 주문을 체결하는 방법도 있음. 거래소가 정한 종목별 최소수량을 만들기 위해 자기거래 주문으로 거래소에 보내는 방식. 별도의 주문 시간 없이 실시간 체결도 가능. 그러나 이 역시 주식 거래 시스템을 손봐야 함.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자기거래 주문으로 할 경우 증권사는 거래소 체결가격과 증권사 체결가격의 차액만큼 이익을 보는 등 내부거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
◆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 무기징역...피해 구제는 '하세월'
1조원대 펀드 사기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재현 옵티머스 자산운영 대표가 무기징역과 함께 벌금 약 4조원을 구형.
검찰은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대표에게 무기징역에 벌금 4조 578억원을 구형.
검찰은 "김 대표 등의 범행은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라며 "수사를 진행하며 김 대표 등의 대범한 사기 행각에 놀라기도 하고 납득되지 않았다. 이런 대국민 사기극이 어떻게 가능했을지 어려울 정도로 조직적이었다"고 말했음.
이어 "천문학적인 규모의 서민 다중 피해 금액이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지 전혀 알 수가 없다"며 "김 대표 등의 범행은 천문학적인 유형의 피해뿐 아니라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적 피해를 낳았다"고 주장.
이외에도 이동열 옵티머스 이사는 징역 25년을, 윤석호 옵티머스 이사는 징역 20년을 구형받았음. 검찰은 이들에 대해 벌금 3조 4281억원과 자본시장법 위반 관련 1조 1427억여원과 부패재산몰수법 관련 295억원의 추징금도 구형.
송상희 옵티머스 사내이사 또한 징역 10년에 벌금 3조 4281억원, 자본시장법 위반 관련 추징금 1조 1427억여원을 구형받았음.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은 징역 15년에 벌금 8565억여원을 구형받았음. 유 이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관련 추징금 2855억여원을 함께 구형받았음.
하지만 옵티머스사태 관련 피해 보상은 지연되고 있음. 옵티머스의 경우 운용사, 판매사, 사무관리회사가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탓에 피해 구제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임.
다만 옵티머스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펀드 일반 투자자들에게 원금 100%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상태. 총 지급액은 2780억원.
◆ IRP 수수료 인하전 본격화...1위 미래에셋 철옹성
얼마 전 삼성증권이 포문을 연 '수수료 제로(0)' 전쟁에 다른 증권사들이 속속 참전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이 독주하는 증권업계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에 지각변동이 올 지가 관심.
아직까진 미래에셋증권이 쌓아놓은 장벽은 여전히 높아 보임. 빅5 증권사들을 위시한 경쟁사들의 거센 도전에 놀라긴커녕 오히려 그 격차를 벌려가는 모습.
지난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자기자본 기준 국내 5대 증권사들의 IRP 적립금은 지난해 말 5조8400억원대에서 올해 5월 말 7조원 후반대까지 2조원 가까이 늘었음.
이 기간 미래에셋증권의 IRP 적립금은 2조5000억원대에서 3조5000억원대로 1조원 가까이 불어났음. 5대 증권사 전체 IRP 적립금 증가분의 절반이 미래에셋증권의 몫일 정도로 절대적. 특히 4~5월 성과가 주목할 만.
지난 4월 중순 삼성증권이 국내 최초로 IRP 계좌 부과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다이렉트 IRP를 내놓은 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사와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등 중형급 증권사도 비대면 IRP 상품의 수수료를 없애면서 이른바 'IRP 수수료 대전'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
IRP는 평생 사용하는 계좌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가 중요. 그런 점에서 투자자들은 매년 발생하는 수수료에 민감할 수밖에 없음. 수수료율 차이가 곧바로 수익률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어서.
특히 비대면 IRP 상품의 경우 가입이나 운용에 있어 증권사 간 변별력이 별로 없어 투자자 입장에선 수수료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음. 삼성증권이 아니라 어느 증권사가 먼저 수수료 제로 카드를 꺼냈더라도 그 불씨는 업계 전체로 번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
그러나 도전자들의 기대와 달리 미래에셋증권이 IRP 시장에 쌓아놓은 철옹성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기세. 4~5월 미래에셋증권의 IRP 적립금이 3000억원 넘게 늘어나는 동안 다른 대형사들의 개별 적립금 증가액은 1000억원을 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
이 가운데 IRP 적립금 2위 증권사로 미래에셋증권 추격의 선봉장으로 나선 삼성증권은 수수료 면제 효과가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며 통계 공개조차 꺼리는 분위기. 미래에셋증권은 자타 공인 증권업계 연금 최강자. 일찌감치 연금시장 공략에 전사적인 노력을 쏟아부으면서 모든 직원의 '연금전문가화'를 추구했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훨씬 전인 지난 2018년에는 국내 최초로 비대면 연금전문컨설팅 조직인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세워 비대면 고객들에 대한 밀착 관리에 들어갔음.
30여명의 전문 인력이 종합연금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입소문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지난해 연금자산관리센터를 통해 들어온 연금자산만 940억원에 달함.
업계 최초로 IRP에서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상장 리츠(REITs)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고 300여 개의 원리금보장형 상품과 1300여 개의 국내외 펀드, 400여 개의 ETF와 ETN, 리츠 등 업계에서 가장 많은 상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증권의 갑작스러운 IRP 수수료 면제 선언에 허를 찔리긴 했지만 곧바로 맞불을 놓는 것도 모자라 더 적극적인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음. 가장 뛰어난 인프라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한 미래에셋증권의 아성에 도전하는 다른 대형사들은 또 다른 묘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트렌드와 더불어 은행과 보험사 등에 쏠렸던 퇴직연금 시장의 무게추가 증권사로 이동하면서 IRP 주도권을 잡으려는 증권사들의 경쟁은 앞으로 더 과열될 것"이라며 "미래에셋이라는 절대 1강을 잡으려는 타 증권사들의 도전 역시 더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