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보=남궁은 기자] 대한민국이 3일째 미세먼지에 갇혔다. 지상은 물론 지하에도 숨 쉴 곳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출근길 시민들은 가슴이 답답한 것을 넘어 기분까지 우울하게 느껴진다며 정부가 말로만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늘어놓을 뿐 시민들의 피부로 느끼는 삶의 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초미세먼지의 공습으로 시민들은 숨을 쉬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출근길의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일터로 향했다.
평소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던 학교 운동장과 시도심 산책로 등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채 텅 빈 모습이었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나 '매우 나쁨'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서울 서대문구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53㎍을 기록해 매우 나쁨(76㎍/㎥) 기준을 크게 넘어섰다.
강원도 원주시 명륜동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171㎍까지 치솟았다.충북 청주 사천동 162㎍, 전북 군산시 신풍동 133㎍, 대구시 서호동 127㎍을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대기 상황이 매우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 인천, 경기 일부 지역을 비롯해 부산,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광주, 전북 등 10개 시·도에서도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수도권과 충북은 3일, 전북은 4일, 충남은 5일 연속으로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수도권 등에 사흘 이상 연속으로 비상저감 조치가 시행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며칠째 이어진 최악의 미세먼지는 시민들의 생활을 바꿔 놓았다. 탁한 공기 탓에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했고, 거리에는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유아들을 둔 부모들 가운데에는 공기가 너무 나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지 걱정된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자영업자들은 자영업자들대로 고민이 많았다.
서울 건대입구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최모씨는 "직장인들이 미세먼지를 피해 일찍 귀가하면서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관계자는 "15일 오전까지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겠지만, 오후에는 대가 확산이 원활해지면서 중부지역부터 점차 농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