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임대주택 공급에 따라 다양한 지역에 임대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일반 분양 주민들과 임대주택 주민 사이의 차별은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는 모양새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경기도 의정부시 소재 '의정부역 센트럴자이앤위브캐슬 아파트 단지'에서는 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건물의 외벽 색이 논란의 쟁점이었다.
즉 견본 주택과 달리 임대주택 주민이 거주하는 특정 동의 외벽 색에만 차이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에 주민들은 "(특정동) 아파트도 측면부 도색과 일치하길 바란다"면서 "도색과 함께 특정동 서측 외벽에 대형 브랜드 로고를 시공해 임대동 차별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검토하라"고 공개 항의한 바 있다.
뿐만 아니다. '임대주택' 그 자체에 대한 차별의 시선도 여전하다.
올해안에 8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서울시의 2016년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대상 지역 주변 임대업자들의 큰 반발에 직면했다. 이들은 '월세가 낮아질 수 있다'는 이유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원룸 결사 반대"를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임대주택에 대한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소셜 믹스' 방안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소셜 믹스'에 팔을 걷고 나선 모습이다. 서울시는 18일 임대주택에 대한 품질개선과 완전한 소셜믹스, 노후단지 단계적 재정비에 관한 내용을 담은 '서울 임대주택 3대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이 방안에는 임대주택 평형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시는 3~4인 가구가 거주하기 적합한 60m2 이상의 중형 평형 비율을 기존의 8%에서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앞으로 5년간 건설 혹은 매입할 임대주택의 신규물량(12만가구) 중 3만6000가구가 중형 평형으로 구성된다. 현재까지는 임대주택 공급의 92%에 해당하는 물량의 전용면적이 60m2 미만이었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소형 위주 평형 구성이 '임대주택=소형주택'이란 편견을 갖게 했다고 판단해 개선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는 임대주택의 주거환경 개선 주기도 단축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임대주택의 도배주기가 기존 10년에서 6년으로 개선된다. 또한 싱크대는 15년에서 10년으로, 창틀문은 30년에서 20년으로 교체주기가 단축된다.
임대주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커뮤니티 시설, 수영장, 피트니스 시설 조성과 함께 층간소음 방지공법이나 스마트 보안 시스템도 적용된다.
여기에 더해 차별요소를 없애기 위해 임대주택을 별동에 배치하는 것과 같은 행위도 금지된다. 동일한 아파트에 살면서 임대주택 주민들에게 커뮤니티 시설 이용을 금지하는 행위 역시 차단된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임대주택 거주자도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관리법도 개정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거와 같은 물량 늘리기 방식에서 벗어나 임대주택의 품질을 개선하고 임대주택에 짙게 드리웠던 차별과 편견의 그림자를 걷어냄으로써 누구나 살고 싶고, 누구나 부러워하고, 누구나 자랑할 수 있는 새로운 임대주택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오 시장은 "저소득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을 넘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서울이라는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임대주택으로 혁신해가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진정한 소셜 믹스를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물리적 혼합이며 이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중"이라고 전하며 "서울시는 임대동 분리 금지·커뮤니티 시설 이용 차별 금지 등의 조치를 추후에도 적극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셜 믹스는 물리적 혼합에 더한 사회적 혼합이 이루어져야 완성된다"면서 "서울시는 임대주택 주민도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하는 등 앞으로도 사회적 갈등 해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