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건보 무임승차 방지, 피부양자 탈락 사이 갈등

등록 2024.08.10 10:00:00 수정 2024.08.10 10:00:05
청년서포터즈 7기 신혜영 shinhee1121@naver.com

 

【 청년일보 】 건강보험 당국은 경제력이 있는데도 보험료를 부담하지 않아 공정성을 해치는 피부양자가 생기지 않도록 별도의 소득과 재산 기준, 부양 요건을 두고 이런 인정 기준을 통과해야만 피부양자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여기서 피부양자란, 국민건강보험의 적용 대상으로 직장가입자에 의해 주로 생계를 유지하는 자로서 보수 또는 소득이 없는 자를 의미한다. 이는 보험료를 내지 않더라도 직장가입자에 기대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한 장치다. 피부양자의 범위는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직계존속, 직계비속 및 그 배우자, 형제자매를 포함하며 배우자의 직계존속과 직계비속 또한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피부양자 중 일정 소득과 재산이 있음에도 피부양자가 돼 무임승차를 하는 경우가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건강보험 당국은 지난 2022년 9월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2단계 개편을 하면서 피부양자 자격 요건을 더 엄격하게 변경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이자, 배당, 사업, 근로, 공적연금 소득 등을 더한 연간 합산 소득이 3천400만원 이하에서 2천만원 이하로 대폭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국민연금공단과 건강보험공단에서 올해 1월 3.6%라는 지난해 소비자물가 변동률을 반영하며 올해 국민연금 수령액이 3.6%로 올랐고, 이에 따라 연금소득이 연간 2천만원을 초과하게 돼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박탈로 더 큰 부담을 지게 되는 수급자 또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부양자 범위 축소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


먼저, 피부양자 범위를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인정 범위가 넓어 고소득자까지도 혜택을 받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 연 소득 2천만원 이하 등의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피부양자를 본인 기준 조부모, 부모, 장인, 장모, 손자, 형제자매까지 그 범위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폭넓은 기준이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와 고소득자가 피부양자로 등록해 무임승차하는 문제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에 김재원 무상의료 운동본부 사무국장은 피부양자 인정 범위를 개선할 필요가 있으나, 경제적 자립이 되지 않은 사람들은 피부양자 자격이 될 수 있도록 핀셋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건강보험 재정 문제 또한 피부양자 범위를 줄여야 하는 이유로 언급되고 있는데,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를 고령인구 증가와 함께 그만큼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자산이나 소득이 있는 사람이 건강보험료를 내도록 개편하는 것이 건강보험 제도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피부양자 범위를 축소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2단계 개편에서 피부양자 기준을 강화하면서 매년 피부양자가 감소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국민연금에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임의 가입자 수 또한 건강보험료 부담을 이유로 점차 감소하는 것도 문제다.


이에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IT 금융경영학과 교수는 "건강보험료 부과 때문에 국민연금 임의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정부의 취지와 반대되는 결과"라며 우려했다.


또한 피부양자 자격요건에 사적연금은 소득 산정에서 제외되고 공적 연금은 소득으로 반영하는 부분에서도 불만이 많다. 특히 공적연금 소득만으로 연 2천만원을 초과해 피부양자에서 탈락한 사람은 전체 탈락자의 88.2%를 차지하게 되면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안진걸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소장은 "건강보험료 부담이 커진 와중에 피부양자 제도마저 축소돼 서민들이 생계에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했고, 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들의 건강보험 보장성 약화를 우려하며 지역 가입자와의 형평성 문제를 피부양자 범위 축소로 해결하기보다 지역 가입자의 보험료를 줄여주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계속되는 논란에 건강보험 부과 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개편해 형평성과 공정성을 높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이 해체되고 1인 가구도 증가하고 있다며 피부양자 개념이 사라지고 소득 여부에 따라 건보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 또한 올해 2월에 열린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브리핑에서 소득 중심의 부과 체계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처럼 정부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 기준 논쟁에 대해서 모든 국민이 공평하고 과도하지 않은 보험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직장, 지역 가입자과 피부양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관련 연구를 충분히 진행하고 사각지대를 발굴해 해결해 나가며 건강보험과 연금이 본연의 의미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7기 신혜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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