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와 실제 한국의 의료 환경

등록 2025.03.08 09:00:00 수정 2025.03.08 09:00:07
청년서포터즈 8기 현승진 sjzack@inha.edu

 

【 청년일보 】 최근 방영된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는 긴박한 외상 상황을 다루며, 극적인 치료와 병원 내 복잡한 상황을 그려내며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드라마는 중증 외상 환자들을 치료하는 전문 외상센터의 역할과, 의료진들이 생사의 기로에 놓인 환자들을 어떻게 살리고자 하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하지만 현실의 한국 의료 환경과 비교했을 때, 드라마가 보여주는 모습과 현실적인 문제들 간의 괴리가 여실히 드러난다.

 

'중증외상센터'에서 등장하는 외상센터는 최첨단 장비와 뛰어난 의료진들이 긴박한 상황 속에서 즉각적인 대응을 펼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실제로 한국의 중증외상센터는 이러한 이상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에는 2017년부터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으나, 전국적으로 1~2개의 외상전문센터에만 집중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외상센터가 위치한 대도시나 대학병원에 집중돼 있어, 지방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진다.

 

특히, 외상 환자들은 사고 직후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실제로는 환자들이 병원에 도착하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길어져 치료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병원 간의 이송 체계와 협력 시스템이 미비해 긴급 상황에서의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 현실이다.

 

드라마에서 의료진들은 매우 숙련되고 헌신적인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현실의 의료진들은 과중한 업무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의 의료 시스템은 대개 의료진의 인력 부족과 과도한 업무로 인해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높다. 특히, 응급의료나 외상센터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은 하루에도 수많은 중증 환자를 상대해야 하고, 이로 인한 과중한 업무가 의료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의료사고나 의료 과실에 대한 법적 책임 문제가 커지면서 의료진들이 더욱 부담을 느끼고 있다. 드라마처럼 ‘영웅적인’ 행동을 이어가는 것 자체가 현실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 된다.

 

'중증외상센터'와 같은 이상적인 외상 치료 시스템은 현실적으로 구현되기 어렵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중증 외상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중증 외상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치료와 빠른 이송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보다 더 많은 중증외상센터가 지역별로 균형 있게 배치되고, 의료진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지 않도록 인력 확충과 업무 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는 현실적인 문제를 일부 반영했지만, 한국 의료 환경의 깊은 문제를 간과한 채 이상적인 의료 서비스를 지나치게 강조한 측면이 있다. 실제로 한국의 중증 외상 치료는 여전히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의료 시스템과 환경을 개선하고, 의료진들이 보다 나은 조건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증 외상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드라마가 제시한 이상적인 의료 환경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 정부와 사회 전체가 노력해야 할 과제이다.
 


【 청년서포터즈 8기 현승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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