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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 "일만 벌려놓고는"...주금공, 시중은행에 업무전가 ‘빈축’

심사 지연 등 문제 발생하자 작년 11월부터 4대 시중은행에 업무 지원 요구
은행권 '작업장’ 만들고 직원 동원..."정부가 일 벌이고 뒷수습은 은행에" 볼멘

 

【 청년일보 】 한국주택금융공사(사장 이정환)가 지난해 9월 신청받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심사 물량을 시중은행에 일부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체 신청 건의 90%에 육박하는 온라인 신청 건에서 서류 미비 등 문제가 발생해 심사가 대폭 지연되자, 주택금융공사가 시중은행에 급히 협조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금융권 내에서는 “일은 정부가 벌려 놓고 뒷수습은 은행들에게 시키는 꼴”이라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주택금융공사로부터 넘겨받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심사 대상 건수는 총 12만 1000건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4만 3000건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우리은행(3만 5000건), 신한은행(2만 5000건), 하나은행(1만 8000건) 순이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1%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정책 상품이다. 정부는 당초 목표액을 20조원으로 잡았으나 신청이 몰려 최종 신청액은 목표액을 3배 이상 초과한 73조 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금융공사가 지난해 9월 16일부터 29일까지 접수한 안심전환대출 신청 건수는 총 63만 5000건이다. 이 가운데 금리 우대(0.1%p) 혜택이 있는 온라인 신청이 전체 신청 건수의 88%(55만 6000건)에 달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10월 한 달간 자체 인력으로 심사를 진행하다가, 11월부터 대출 심사 물량 일부를 시중은행들에 넘기기 시작했다. 신청 건의 대다수인 온라인 신청 건에서 서류 미비 등 문제가 대거 발생해 심사가 지연되자, 시중은행에 사실상 “도와달라”고 SOS를 보낸 것이다.

 

금융당국의 ‘협조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운 은행들은 서울 각 영업점 부근에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하고, 상담인력을 고용해 심사 업무를 진행 중인 상태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해당 업무와 무관한 본점 부서 직원들을 1~2주 단위로 해당 사무실에 파견까지 보내고 있다.

 

실제 파견을 나간 경험이 있는 한 시중은행 직원은 “작년 11월부터 은행장 지시 사항으로 직원들이 외부 사무실로 파견을 나가 안심전환대출 심사 업무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왜 민간 기업인 시중은행이 공기업이 해야 할 일을 대신 처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 및 주택금융공사가 자신들의 수요 예측 실패에 따른 심사 지연 사태를 최대한 무마하기 위해 애꿎은 시중은행들을 ‘반강제’로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은 정부가 벌려 놓고 뒷수습은 은행들에게 시키는 꼴”이라고 말했다.

 

당초 금융당국과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말까지 심사를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미 두 달 가까이 지연된 상황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최근 심사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20여명의 인력을 충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달 내에 작업을 끝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청년일보=정재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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