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선 교수의 건강한 피부, 건강한 삶] <52> 지속 가능한 식습관: 지구를 위한 식단 가이드

등록 2024.11.14 08:00:00 수정 2024.11.14 08:00:08
박태선 연세대학교 교수

 

【 청년일보 】 기후 변화의 충격적인 현실은 이제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남극 세종 과학 기지의 눈이 녹아버리고, 전례 없는 폭우로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는 등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문제입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지구와 공존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식습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식량 생산은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이자 피해자이며, 지속 가능한 식습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 기후 변화와 식량 생산의 관계


최근 몇십 년간 과학과 경작 기술의 발전 덕분에 전 세계인의 영양 상태는 개선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농업 생산을 위한 땅은 점점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는 작물 재배를 어렵게 만들고, 심각한 가뭄, 태풍, 폭우는 농작물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식량을 안정적으로 조달하지 못하는 국가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세계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에서 약 7억 3,500만 명이 영양 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향후 2050년에는 지구 인구가 약 10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이미 8억 명이 굶주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의 지구는 이 거대한 인구를 어떻게 먹여 살릴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지속 가능한 식단 연구의 필요성을 부각시킵니다.

 

 

◆ 식품 생산과 온실가스 배출: 문제의 중심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0%는 식량 생산에서 발생합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축산업에서 기인합니다. 예를 들어, 소고기 1kg을 생산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60kg에 달합니다. 이는 욕조 120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이산화탄소량과 맞먹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소고기를 위해 숲을 태우며 목초지를 만들 때 탄소 저장량이 감소합니다. 둘째, 소는 소화 과정에서 메탄이라는 강력한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가스입니다.

 

 

양고기 역시 1kg당 24kg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치즈는 21kg의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반면,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각각 7kg과 6kg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더 나아가 식물성 단백질은 훨씬 더 환경 친화적입니다. 완두콩은 1kg당 0.9kg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이는 소고기와 비교했을 때 60배나 적은 수치입니다.

 

 

◆ 운송과 온실가스: 식품의 여정


식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운송 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다만, 식품 운송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경작 및 재배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예를 들어, 소고기가 배출하는 총 온실가스의 약 1%만이 운송에서 발생합니다. 이때 온실가스 배출량은 운송 수단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선박으로 운송된 식품은 비교적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항공으로 운송된 식품은 50배 이상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항공 운송은 주로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 식품에 사용됩니다.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채소류나 베리류와 같은 식품이 이에 해당됩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항공 운송 식품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들은 항공으로 운송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위한 지침


지속 가능한 식습관은 단순히 건강을 넘어 지구의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선택입니다. 다음은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위한 실천 방법입니다.


1. 육류 소비 줄이기: 소고기나 유제품을 줄이고, 식물성 단백질, 돼지고기, 닭고기 등으로 대체하십시오. 이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2. 항공 운송 식품 피하기: 항공으로 운송된 식품을 자제하여 탄소 발자국을 줄입니다.
3. 지역 농산물 소비: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구매하여 운송 중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입니다.
4.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식재료는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고 남는 음식물은 최소화하여 자원 낭비를 줄이십시오.


기후 변화는 전 세계 인류가 해결해야 할 중대한 도전입니다. 지속 가능한 식습관은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지구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오늘 우리가 선택하는 식습관이 내일의 지구를 결정할 것입니다.

 


참고문헌
Poore, J., & Nemecek, T. (2018). Reducing food’s environmental impacts through producers and consumers. Science, 360(6392), 987-992.
Sustainability. (2019, September 5). The Nutrition Source.

 


글/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1995~)
㈜보타닉센스 대표이사 (2017~)
연세대학교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 (2012~2014)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장 (2011~2013)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Editorial Board Member (2011~)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Executive Editorial Board Member (2011~)
미국 스탠포드의과대학 선임연구원 (1994~1995)
미국 팔로알토의학재단연구소 박사후연구원 (1991~1994)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데이비스 캠퍼스) 영양학 박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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