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선 교수의 건강한 피부, 건강한 삶] ㉞ 맛의 비밀: 혀와 코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미각의 세계

등록 2024.07.11 08:00:00 수정 2024.07.11 08:00:05
박태선 연세대학교 교수

 

【 청년일보 】 맛의 비밀: 혀와 코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미각의 세계

 

◆ 오감으로 느끼는 맛


감기로 코가 막혔을 때 음식 맛이 느껴지지 않는 경험, 다들 해보셨을 겁니다. 음식을 먹을 때 우리는 혀만으로 맛을 느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코도 큰 역할을 합니다.


맛에는 미각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각이 관여합니다. 


케이크를 밥그릇에 넣고 비벼 먹어도 혀로 느껴지는 맛은 같아야 하지만, 못생긴 케이크는 예쁘게 장식된 케이크보다 덜 맛있게 느껴집니다. 이는 시각도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임을 보여줍니다.


청각 역시 맛을 음미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튀김을 먹을 때 바삭바삭한 소리가 없다면, 사이다를 따를 때 기포가 솨아 하고 올라오는 소리가 없다면 어떨까요? 음식의 맛에 청각이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ASMR 비디오가 인기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촉감도 중요합니다. 물러터진 귤을 먹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입안에서 느껴지는 촉각은 음식의 맛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시원한 냉면, 따뜻한 삼계탕처럼 음식의 온도도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 혀의 미각 지도는 사실이 아니다?


어렸을 때 혀의 부위에 따라 신맛, 쓴맛, 단맛, 짠맛을 느낀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 미각 지도는 사실 틀린 것입니다.


혀의 부위 별로 단맛에 더 민감한 부분, 쓴맛에 더 민감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맛 수용체 자체는 혀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맛의 종류가 신맛, 쓴맛, 단맛, 짠맛, 이렇게 네 가지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감칠맛 수용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맛의 종류는 다섯 가지로 늘었습니다. 이 수용체들은 혀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 5가지의 맛 수용체와 400가지의 향 수용체


단맛, 쓴맛, 짠맛, 신맛, 감칠맛의 다섯 가지 맛 수용체가 있다면, 향을 인식하는 향 수용체는 400가지나 됩니다. 코의 후각상피에 있는 향 수용체는 공기 중의 향 성분을 인식해 뇌에 전기 신호를 보냅니다. 향 성분마다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각기 다른 향 수용체가 이를 인식합니다.


장미 향 성분이 코에 들어가 향 수용체에 붙으면 뇌신경으로 전기 신호가 전해지고, 우리는 장미 향을 느끼게 됩니다. 보통 우리가 냄새라고 하는 것은 수많은 향 성분이 조합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커피에는 800가지가 넘는 향 성분이 섞여 있어, 이론적으로 사람이 구분할 수 있는 냄새의 종류는 1조 가지가 넘습니다.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맛은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뿐입니다. 맛의 강도가 다를 수는 있지만 향만큼 세세하게 나누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맛의 풍부함은 실은 향이 큰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느끼는 맛의 70-90% 정도는 향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참고문헌
1. The Tongue Map: Tasteless Myth Debunked
2. Taste – Foundations of Neuroscienc

 


글/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1995~)
㈜보타닉센스 대표이사 (2017~)
연세대학교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 (2012~2014)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장 (2011~2013)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Editorial Board Member (2011~)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Executive Editorial Board Member (2011~)
미국 스탠포드의과대학 선임연구원 (1994~1995)
미국 팔로알토의학재단연구소 박사후연구원 (1991~1994)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데이비스 캠퍼스) 영양학 박사 (1991)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415호 (양평동4가,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편집국장 : 성기환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