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특유의 향으로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채소, 고수. 누군가는 고수 특유의 향을 즐기며 쌀국수나 타이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로 꼽고, 또 누군가는 그 향기를 비누 냄새 같다고 싫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고수의 향기 속에 피부 건강을 지키는 놀라운 성분이 숨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 데칸알, 피부 속 콜라겐의 비밀
연세대학교 TSPARK LAB의 연구에 따르면, 고수의 향기 성분인 ‘데칸알’(Decanal)이 피부 속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고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줄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이 연구는 SCI급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2020년 발표되며 데칸알의 피부 보호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데칸알은 피부의 후각수용체를 자극해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하며, 콜라겐과 히알론산 합성을 돕습니다. 특히, 데칸알은 자외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콜라겐 분해를 억제함으로써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피부 노화, 콜라겐과의 관계
피부 속 콜라겐은 탄력과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자외선(UVB)과 같은 외부 요인은 콜라겐 분해를 촉진하며 피부 노화를 가속화합니다. 특히, 자외선은 피부 속 MAPK 경로를 활성화하여 콜라겐 분해 효소(MMP)를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피부 탄력을 잃고 주름이 생깁니다.
반면, 데칸알은 이러한 MAPK 경로의 활성화를 억제해 콜라겐 파괴를 방지하며, 동시에 cAMP 경로를 통해 콜라겐 합성을 증가시킵니다. 연구 결과, 데칸알이 피부 섬유아세포에 작용하여 콜라겐 단백질 발현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킨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데칸알, 히알루론산 합성까지 촉진
데칸알은 콜라겐 합성뿐만 아니라 피부 보습에 필수적인 성분인 히알루론산 합성에도 기여합니다. 연구에서는 데칸알이 히알루론산 합성 효소의 발현을 촉진하며, 피부 속 히알루론산 농도를 증가시킨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데칸알이 피부 보습과 탄력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 고수, 피부 건강의 새로운 동반자
고수 특유의 향기를 책임지는 데칸알은 단순히 음식의 풍미를 더하는 것을 넘어 피부 속 콜라겐과 히알루론산 합성을 촉진하고 자외선으로 인한 손상을 억제하는 안티에이징 효과를 제공합니다.
평소 고수를 꺼리던 사람들도 이제는 그 향기 속에 담긴 과학적 효과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부 건강을 지키는 자연의 선물, 고수. 그 속의 데칸알이 피부를 지키는 새로운 열쇠가 될지도 모릅니다.
글 /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1995~)
㈜보타닉센스 대표이사 (2017~)
연세대학교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 (2012~2014)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장 (2011~2013)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Editorial Board Member (2011~)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Executive Editorial Board Member (2011~)
미국 스탠포드의과대학 선임연구원 (1994~1995)
미국 팔로알토의학재단연구소 박사후연구원 (1991~1994)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데이비스 캠퍼스) 영양학 박사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