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선 교수의 건강한 피부, 건강한 삶] ㊱ 고대부터 현대까지…아로마테라피의 발전과 미래 가능성

등록 2024.07.25 08:00:00 수정 2024.07.25 08:00:07
박태선 연세대학교 교수

 

【 청년일보 】 아로마테라피는 '향기'를 의미하는 '아로마(aroma)'와 '요법'을 의미하는 '테라피(therapy)'가 합쳐진 합성어입니다. 허브 등의 식물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여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생화학 요법입니다.


◆ 고대의 아로마테라피


고대 이집트인들은 허브 등 식물에서 채취한 향을 종교적인 의식이나 의학적 치료를 위해 사용했습니다. 신성한 장소에서는 허브로 불을 피워 향을 냈고, 치유를 위해 식물에서 추출한 향유(에센셜 오일)로 몸을 마사지했으며, 향료를 이용해 진통제나 진정제를 만들었습니다.


고대 중국과 인도 문명에서도 이집트와 비슷한 시기에 식물의 향유를 이용한 기록이 나옵니다. 그리스 로마 시대에 이르러서는 의학적인 용도가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서양 의학의 선구자이자 고대 그리스의 의사였던 히포크라테스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일 아로마로 목욕을 하고, 향유로 마사지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에센셜 오일에 대한 기록은 성서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동방박사가 예수 탄생을 경배하기 위해 바친 보물은 황금과 유향, 그리고 몰약입니다. 몰약은 '미르'라고도 불리며, 나무에서 채취한 담황색 물질로 예로부터 향료로 사용되었습니다.


◆ 중세와 근대의 아로마테라피


기원후 5세기경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뒤, 아로마테라피에 대한 지식이 지금의 터키 이스탄불에 해당하는 '콘스탄티노플'로 향했고, 아랍 지역에서 아로마테라피가 발달했습니다.


10세기경 아랍의 과학자 이븐 시나는 수증기로 꽃의 향을 추출하는 증류법을 완성했고, 이는 유럽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꽃과 허브를 이용해 에센셜 오일을 만드는 기술이 발달했습니다.


근대에 이르러서는 시더우드, 라벤더, 로즈마리 등 다양한 허브에서 추출한 오일에 대한 의학적 효과가 연구되었습니다.

 

 

◆ 우리나라의 아로마테라피


아로마테라피는 서양에서만 발달한 문화로 생각하기 쉽지만, 동양에서도 아로마테라피의 기본 개념은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쑥을 이용한 좌욕을 하고, 창포뿌리나 천궁을 비녀에 꽂아 향을 내는 등 아로마테라피가 사용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서양식 아로마테라피가 대중화된 것은 1990년대입니다. 아로마테라피는 고대 이집트부터 시작해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현대 과학에서 주목하게 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에 있는 아로마테라피는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후각수용체가 온몸에 존재하면서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음이 과학자들에 의해 속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 신을 기쁘게 했던 아로마, 카이피(Kyphi)


나일강의 범람 주기에 따라 생활했던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모든 자연현상에 신들이 관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태양신 라, 저승의 신 오시리스, 풍요의 여신 이시스 등 다양한 신들을 기렸던 그들에게 종교는 생활의 중요한 일부분이었습니다.


향 문화가 발달한 이집트에서는 이미 수천 년 전부터 향료를 배합하고 약재를 처방하는 기술이 존재했습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좋은 향기를 통해 신을 기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므로 종교 의식에 향료는 필수적이었습니다.


이집트의 고위 사제들은 '카이피(Kyphi)'라는 이름의 아로마 인센스를 만들어 종교 의식에 사용했습니다. 역사가의 기록에 따르면 '카이피'에 들어간 재료는 10개에서 16개 정도의 향신료와 허브로 추정됩니다. 그 재료는 몰약(미르), 계피와 박하 등의 향신료, 꿀과 와인 등 다양하며, 오늘날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재료도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카이피 향을 맡으면 불안을 감소시켜 좋은 꿈을 꾸게 해주며, 미래에 행운을 불러온다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신비로운 매력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이 향을 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 다양한 향 성분 및 후각수용체의 기능에 대한 연구를 통해 21세기의 '카이피'를 구현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i] Omi, T., Sato, S., & Kawana, S. (2013). Ultrastructural assessment of cellulite morphology: clues to a therapeutic strategy? Laser Therapy, 22(2): 131–136.
 

 

글/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1995~)
㈜보타닉센스 대표이사 (2017~)
연세대학교 연구처장 / 산학협력단장 /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 (2012~2014)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장 (2011~2013)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Editorial Board Member (2011~)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Executive Editorial Board Member (2011~)
미국 스탠포드의과대학 선임연구원 (1994~1995)
미국 팔로알토의학재단연구소 박사후연구원 (1991~1994)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데이비스 캠퍼스) 영양학 박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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