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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1천억원 평가손실에도 설명없이 '회계처리'...지연·은폐 의구심 '솔솔'

ELS상품 관련 962억원 평가손실 발생...지난 6월 금감원엔 손실 통보
IR 및 추가 공시 등 투자자 설명 전무..."평가손실이라 숫자로만 반영"

 

【 청년일보 】 우리은행이 1천억원에 가까운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발생한 사안을 지난 2분기 공시하는 과정에서 회계상(숫자상) 손실로만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이번 손실이 확정된 손실이 아닌 평가손실이기 때문에 2분기 반기보고서에 회계상으로만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해당 사실을 은폐하거나 지연할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권 안팍에서는 평가손실을 숫자상으로만 표기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일반주주 및 투자자들이 해당 내용을 쉽게 파악·인지하지 못하게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주가연계증권(ELS)을 발행하는 증권사들과 헤지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962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통상 은행들은 주식옵션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줄이기 위해 헷지포지션을 설정한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잘못된 파생상품 평가방식을 운영한 것이 이번 사태의 손실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담당 딜러는 평가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장기옵션거래 확대를 통한 헷지전략을 실행했지만,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됨에 따라 평가손실을 만회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장외파생상품의 경우 1천개 이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변동성을 산출하는데, 그 변수가 금융시장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평가액과 시장가액 사이에 괴리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자체적으로 리스크관리 실태점검을 실시한 결과, 우리은행 트레이딩부에서 ELS 상품 관련 파생거래에서 시장가격 변동으로 평가손실이 발생한 사실을 인지했다"며 "이는 우리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 사례"라고 해명했다. 

 

이어 "은행과 증권사 간 투자거래에서 발생한 손실이기 때문에 고객 손실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또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이러한 사실을 금융감독원에 보고했고, 금감원은 자체검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은행은 지난 6월 ELS상품 관련 파생거래에서 1천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평가손실 확인하고 이를 금감원에 보고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컨퍼런스 콜이나 추가 공시를 통해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데 있다. 

 

통상적으로 상장기업은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한국거래소 공시를 통해 알려야 한다. 하지만 이번 우리은행 사태는 해당 손실을 회계상으로만 반영한 만큼, 일반 주주들이 이를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평가손실의 경우 별도 공시대상이 아닐 수 있다"면서도 "이번 사안과 같은 대규모 평가손실 대해서는 향후 금감원 공시심사실이 해당 사안을 판단해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자금을 운용을 하다보면 물론 손실이 날 수도 있지만, 대규모 평가손실 같이 특이한 경우에는 IR을 통해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맞다"면서도 "1천억대 평가손실이 크다면 클 수 있지만, (우리은행 내부적으로) 총자산이나 자본금 대비 큰 금액이 아니라고 판단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상품 거래 과정에서의 손실을 모두 공시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이사항이나 궁금한 사항들은 IR 문의나 증권가 리포트를 통해 충분히 언급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손실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평가손실이며 실질적으로 손실인지 이익인지는 알 수가 없다. 또 시장 변동성에 따라 향후 이익으로 다시 전환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우선은 재무상으로 발표되는 숫자에만 표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지난 7월 이후 청산 목적의 헷지거래를 제외한 주식파생상품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또한 자체 정밀검사를 통해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8일 인사협의회를 열고 관련 직원의 징계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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