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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시크한 나작의 잔소리] ①젊은 당신이 위암 걸린 진짜 이유

 

【 청년일보 】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속이 울렁거리고 신물이 올라와 병원 갔더니 위암이라고! 또박또박 건강검진 받았다고 합니다. 근데 십여 년 전의 힘들고 불쾌했던 경험 때문에 그동안 위내시경만 빼고 검진을 받았다네요. 그의 직업은 잔소리 대마왕, 약사입니다. 술, 담배 전혀 안 하고 건강에 대해선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왜 위암에 걸렸을까요? 첫 번째 잘못은 자신의 건강을 맹신한 것이고 두 번째는 미혼인 그에게 건강에 대해 잔소리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위암 발병률, 세계 1위입니다. 2019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보면 2017년 새롭게 발생한 위암은 2만 9685건으로 전체 암 발생 23만 2255건의 무려 12.8%를 차지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미국 하버드 대학을 비롯해 다른 선진국에서 배우러 올 정도로 우리나라의 위암 치료 성적이 세계 최고라는 것! 특히 조기 위암은 생존율이 97%에 달하기 때문에 조기 검진은 정말 중요합니다.

 

◆위암 환자들이 말하는 초기증상

 

십 년 넘게 건강프로그램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내놓으라 하는 명의들을 만나고 많은 위암 환자를 만났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위암 초기 대표 증상은 무!증!상! 실제 조기 위암의 80% 이상이 특별한 증상이 없습니다. 물론 증상이 있었던 환자들도 있었는데요 주로 소화불량. 복부팽만. 식욕부진, 속 쓰림. 상복부에 느껴지는 불쾌한 느낌과 통증 등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시엔 위궤양이나 위염 등 가벼운 질환으로 생각했고 소화제나 제산제 등을 먹고 버티다 진단이 늦어졌다는 환자들이 많았습니다.

 

인터뷰했던 위암 환자들의 초기증상을 정리하면 음식물의 유·무와 상관없이 속 쓰림이 있었고 동반 증상으로 복부 통증이 있었는데 바늘로 찌르는듯한 통증이 아닌 복부 전체의 통증. 그리고 트림이 평소보다 자주 나왔는데 냄새가 심해서 거부감이 느껴졌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나작이 하고 싶은 말은 아프면 참지 말고 셀프 처방도 절대 말고 일단 병원부터 갑시다~!!

 

◆위축성 위염, 10%는 위암 된다?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는 한국인에게 흔한 위염! 그중에서도 위축성 위염은 위 점막이 위축되어 생기는 위염으로 대부분 헬리코박터균에 감염이 되면서 염증이 생기고 위 점막이 얇아지면서 나타납니다. 위축성 위염은 위의 점막이 장 점막처럼 변하는 장상피화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암 전구 단계인 선종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위축성 위염은 위암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첫 단계입니다

 

위축성 위염을 예방하려면 위에 과도한 자극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뜨거운 음식이나 알코올, 카페인, 향신료 등 위 점막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음식의 섭취를 줄여야 하며 또 평소 소화 잘 되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 위주로, 위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연히 폭음과 폭식도 피해야 합니다.

 

◆20대~30대 사망률 1위, 미만성 위암

 

젊은 위암 환자의 70%가 미만성 위암입니다. 미만성 위안은 작은 크기의 암세포가 위 내벽을 파고들며 자라는 형태로 진행속도가 빠르고 전이가 잘되며,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내시경 검사에도 잘 발견되지 않아 발견했을 때는 이미 병이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미만성 위암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가족력, 서구화된 식단, 혼자 밥을 먹는 습관 등입니다.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면 20~30대에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평소 위 건강을 돕는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고 인스턴트 식품 섭취는 줄여야 합니다.

 

◆위내시경 검사의 골든타임

 

보통 만 40세 이상에서 2년마다 권고합니다. 하지만 이상 증상이 있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받는 게 좋고. 특히 위암 가족력이 있다면 30세부터 검사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등이 있다면 1년 간격으로 받는 것이 좋습니다. 꿀팁 하나 알려드리면 우리나라 건강검진은 보통 연단 위로 이뤄집니다. 바쁘다 보니까 보통 연말에 환자들이 몰리는데요. 의사도 사람입니다. 환자가 많으면 실수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내시경 검사! 되도록 연말은 피해 주세요.

 

◆위내시경 검사도 완벽하진 않다

 

위내시경이 위암 진단에 있어 가장 정확하고 정밀한 검사긴 하지만 완벽한 검사는 아닙니다.

영국에서 위암 환자 2700명의 기록을 조사해봤더니 약 220명 정도가 과거 내시경 검사에서 위암을 놓친 환자들이었는데요. 퍼센트로 따지면 8% 정도입니다. 위암 환자 100명이 검사받았을 때 8명은 위암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거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위암 수술받은 55명의 잘라낸 위를 현미경으로 검사해봤더니 총 109개의 위암이 발견됐는데요. 그중 16개는 수술 전 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109개의 위암 중에서 16개면 무려 14.6%의 위암을 놓친 셈입니다.

 

 

글/나둘숙(건강프로그램 작가)

 

◆SBS 잘먹고 잘사는 법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KBS 명견만리

◆유튜브/블로그 <시크한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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