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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 '2~3년치 연봉 지급'으로 직군전환 추진...노조 "사실상 퇴직금" 반발

소비자금융직군 560여명 대상...신설될 회수전문직군으로 이동 '독려'
직군전환 신청자에 한해 위로금 지급...직급별 차등지급 최대 2억원
노조 "퇴사 후 재입사로 기본급 200만원 수준...사실상 근로조건 악화"

 

【 청년일보 】 OK금융그룹이 그룹 내 계열사 소비자금융직 560명에 대한 직군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이 거센 모양새다.

 

OK금융 측은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체질개선을 위한 취지라며, 위로금을 받고 정규직으로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는 "직군전환 신청자들이 연봉 2~3년치 달하는 목돈을 받게 되겠지만 근로조건이 크게 후퇴하는 만큼, 사실상 퇴직금과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15일 저축은행권 등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 10일과 12일 두 차례 그룹 내 소비자금융직군 직원을 대상으로 '직군전환 설명회'를 개최했다.

 

소비자금융 직군은 채권관리·추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곳으로, 그룹 계열사 직원들이 포함되어 있다. OK금융은 이들을 새로이 신설될 회수전문직으로의 이동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OK금융은 직군전환 신청자에 한해 최소 2~3년치 연봉 수준인 1억3천만원(과장급 기준)~최대 2억원의 위로금을 보장한다고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OK금융 노조는 이번 직군전환이 회사의 인원 감축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면서 이 금액이 사실상의 퇴직금과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직군전환에 찬성한 직원들은 퇴사 후 OK신용정보로 이동해 새롭게 근로계약을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때 근로계약 조건은 200만원 수준의 낮은 기본급에 상여금 등은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등의 조건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당장의 큰 목돈을 만질 수는 있겠지만, 결국 2~3년 뒤에는 낮은 기본급을 견디지 못하는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OK금융 노조 관계자는 "기존 급여조건이나 상여금 지급이 앞으로도 보장이 된다면 이번 직군전환이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겠지만, 퇴사 처리되기 때문에 근속연수 등이 모두 사라지게 되고, 결국 자신의 연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직군전환은 분명한 근로조건의 악화이며, 앞으로의 고용조차 보장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직군전환의 배경에는 OK금융그룹의 러시앤캐시 조기 철수와 관련이 있다.

 

앞서 OK금융은 지난 2014년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2024년 말까지 대부업 사업을 정리하기로 금융당국과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OK금융은 러시앤캐시가 보유한 대출채권과 부채를 안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러시앤캐시의 대출채권 규모는 약 2조8천억원(장부금액 기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OK금융 관계자 역시 직군전환에 대해 "대부업 조기 철수를 앞두고 조직의 체질개선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대부업 철수 후 채권정리나 러시앤캐시 직원들에 대한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원감축은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재 러시앤캐시 직원은 19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OK금융 노조 관계자는 "러시앤캐시가 매각되면 190명의 인력을 새로 받아야 되는데 현재 이런 대규모 인원이 들어올 자리가 없으니 (직군전환으로) 낮은 급여를 견디지 못해 퇴사하는 인원을 노린 행보가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일부 지역에서는 선택하지 않으면 지방으로 발령내겠다 등 협박을 하는 관리자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욱이 이번 직군전환이 완료되면 타 직군에도 연쇄적으로 시작할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한편 OK금융 노조는 직군전환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회사가 불이익을 주면 대상 가해자를 부당노동행위로 형사 고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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