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서울시는 전년 대비 1조4천675억원 감소한 예산을 편성했다. 서울시 본예산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서울시는 1일 내년도 예산안으로 전년 대비 1조4천675억원 감소한 45조7천230억원을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세입은 감소했지만, 재정사업 재검토로 낭비요인을 조정해 집행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안 45조7천230억원 중, 회계 간 전출입금으로 중복 계상된 4조5천105억원을 제외한 순계예산 규모는 41조2천125억원이다. 전년 순계예산 41조5천830억원 대비 3천705억원 감소했으며, 법정의무경비를 제외한 실 집행예산은 28조9천30억원이다.

세입예산은 시세의 경우, 기업실적 둔화와 부동산 경기 하향 안정화로 올해 대비 6천465억원 줄어든 24조2천353억원으로 추계했다. 그 밖에 세외수입 4조4천668억원, 국고보조금 및 지방교부세 8조8천515억원, 지방채 1조6천908억원 및 보전수입 등 6조4천786억원을 편성했다.

회계간 전출입 및 법정 의무경비 등을 제외한 '시정 8대 분야' 사업비는 25조6천912억원으로, 세입감소 영향에 전년 대비 총 1천777억원 감소(0.7%)했다. 8대 분야 중 사회복지·문화관광·일반행정 3개 분야를 제외한 5개 분야의 예산이 줄었다. 

'시정 8대 분야'는 주요 시정을 크게 8가지로 구분한 범주다. 사회복지, 공원환경, 도로교통, 도시계획·주택정비, 산업경제, 도시안전, 문화관광, 일반행정 등으로 구성된다. 

전년 대비 증액규모가 가장 큰 분야는 '사회복지'다. 기준중위소득 증가에 따른 복지급여 인상, 부모급여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4천25억원(2.5%) 늘었다. 코로나 종식에 따른 문화향유 기회가 확대되면서 '문화관광' 분야가 244억원(2.9%), 지역상생발전기금 출연 등으로 인해 '일반행정' 분야도 203억원(2.0%) 증가했다.

반면, 가장 크게 감액된 분야는 '도로교통'으로 전년 대비 3천88억원(11.8%) 줄었다. 교통요금 인상에 따른 수입 상승을 고려해 대중교통 재정지원이 축소됐고, 별내·진접·동북선 철도건설 사업 공정을 고려한 실소요액 반영, 운수업계 유가보조금 감소 등을 반영했다. 

도시재생 재구조화 등으로 '도시계획·주택정비'는 전년 대비 794억원(18.2%) 감소했다. '산업경제'는 시설 준공, 창업시설 캠퍼스타운 운영 효율화 등으로 1천415억원(14.2%) 축소됐다.

재정 상황은 어렵지만 지방채는 내년도 상환예정액인 1조6천908억원과 동일한 규모로 발행, 총 채무가 늘어나지 않게끔 관리해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한다.

이번 예산안에서는 긴축재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꼭 필요한 곳에 재정이 투입될 수 있도록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 낭비적 지출 요인을 조정하고 예산집행 효율을 극대화해 약 1조9천330억원 규모의 재원을 절감했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3대 투자 중점, 13대 핵심과제에 집중 투입된다.
   
첫째로, 민선 8기 시정 목표이자 이정표인 '약자와의 동행' 사업에 13조 5천125억원(6대 핵심과제)을 투입한다. 세입 여건이 어렵지만 시정 기본가치 투자를 확대해 사각지대 없는 복지체계를 마련하고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한다.

취약계층을 돕는 주요 4대 분야(생계, 주거, 의료·건강, 교육·문화) 지원을 계속 이어 나간다. 이상동기 범죄 등으로 인한 시민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범죄 예방 및 대응력 강화에도 집중 투자한다.

둘째로는 범지구적 과제로 다가온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재난으로부터 회복력 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2조1천376억원(3대 핵심과제)의 '안전 투자'를 단행한다.

침수 중점관리지역 3개소(강남역·광화문·도림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착공(1천49억원)과 노후 하수관로 정비를 통해 침수취약지역의 방재력을 높이고 수해로부터 안전한 서울을 만든다.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방지시설 설치(119억원) 등 시민이 매일 이용하는 대중교통 노후 시설물도 관리한다. 기후위기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켜내고 지속가능한 서울을 준비하기 위해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401억원)도 추진한다.

셋째로 도시공간 혁신을 비롯해 서울의 미래 먹거리인 창조산업 육성, 관광 인프라 개선 등 서울의 미래를 준비하고 매력을 높이는 데 1조272억원(4대 핵심과제)을 투자한다.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건립, 창동상계 동서 간 연결교량 건설 등 창동 일대 개발에 253억원을 투입한다. 전통시장 디자인 건축혁신(14억원)을 통해 노후한 공간을 탈바꿈시키고, 시내 어디서나 녹지를 누릴 수 있도록 생활밀착형 숲(15억원)·서울광장 숲(27억원)을 조성한다. 

또 서울항 조성, 리버버스 신규 도입 등 '한강르네상스 2.0' 추진에도 박차를 가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XR산업 활성화(15억원), 양자기술 생태계 조성(6억원) 등 창조산업 육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3대 중점 투자 분야 외에도 가족의 탄생과 육아, 생애전환기에 놓인 시민 지원을 비롯해 우리 사회 숨은 영웅을 향한 존경을 담아 '시민 삶을 응원하는 예산'도 편성했다.

저출생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가족 탄생과 육아를 지원, 합계출산율 반등을 촉진한다. 부모급여( 5천752억원)는 0세 100만원, 1세 50만원까지 확대 지원한다. 첫만남이용권(663억원)은 첫째 아이 200만원, 둘째 이상 300만원으로 높이는 등 다자녀 지원을 강화한다. 

육아 지원도 늘렸다. 둘째 이상 출산으로 인해 12세 이하 첫째 자녀 돌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5개월 간 ‘아이돌봄 서비스’ 본인부담금의 90~100%를 신규 지원(7억원)한다. 또 24개월 이하 영아 1인당 바우처 연 10만원을 지원하는 ‘서울엄마아빠 택시’도 당초 16개 자치구에서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25억원) 운영한다.

청년을 위해서는 대학생 특화 기업연계 직무체험(9억원)을 신설한다. 대학 전공과 관련된 '현장실습 학기제' 운영으로 현장 경험 강화와 성공 취업을 도울 계획이다. 또 기존 6개교였던 학점연계형 대학을 8개교로 늘리는 등 대학교육 지원(8억원)을 강화한다. 

노년층을 위해서는 770여 명 대상 동행식당(8억원), 요양시설 돌봄로봇(5.5억원) 신규 도입 등 인생의 전환기를 응원한다.

참전 유공자에게 지원되는 참전명예수당(684억원)은 월 15만원까지 확대되고, 비참전 상이유공자 2천800명 대상 보훈 예우수당(34억원)도 신설된다. 서울 지역예비군의 이동편의를 위해 예비군 훈련장 이동버스도 관할 군부대에 지원(13억원)한다.

돌봄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묵묵히 돕고 있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정액급식비는 월 12만원까지 상향하고, 심리상담 치료비도 1인당 최대 100만원, 200명까지 확대한다. 소방공무원의 구조구급활동비도 월 10만원에서 2배 인상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숨은 영웅도 세밀하게 챙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서울의 미래를 위한 약자와의 동행, 시민이 안심하는 안전한 서울, 창의와 혁신의 매력적인 서울에 재정 수요를 골고루 배정했다"며 "어떠한 상황에도 시민과 약속한 '약자와의 동행' 사업을 굳건히 이어 나가고, 안전하고 매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