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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은행경비원들 "도저히 못참겠다"...노조 결성 이어 민주노총 가입추진

은행경비노조 준비위, 올 상반기 중 민노총 가입 추진
준비위 “부당 업무 지시에 항의 및 처우 개선 나설 것”
일각, 인력 파견 용역업체와 고용계약 해지 등 우려도

 

【 청년일보 】 은행 경비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이른바 ‘은행경비연대’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노동조합 결성에 나선다.

 

은행 경비원들에 대한 부당한 업무 지시 및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은행 경비원의 경우 직접 채용이 아닌 인력용역업체를 통한 위탁 방식이어서 향후 적잖은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은행경비연대(위원장 이태훈)는 지난달 25일 민주노총 산하 A연대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은행경비노조(가칭)가 민주노총에 가입할 수 있는지 문의했고, 민주노총측은 산하단체로 가입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답변, 상호 협력관계 형성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함께 했다.

 

이에 따라 은행경비연대는 단체 이름을 기존 은행경비연대에서 ‘은행경비노조준비위원회’로 일시 변경키로 하는 등 노동조합 결성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준비위원회는 향후 두 달여 간의 준비기간을 통해 조합원을 모집한 후 민주노종 측에 정식 가입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은행경비원은 본점을 비롯해 각 은행 영업점내에서 경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은행의 직속이 아닌 인력 용역업체로부터 채용돼 파견된 비정규직 신분이다. 은행에 파견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인 신분인 만큼 고용불안 및 처우가 열악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심지어 은행 경비원들은 경비업법상 은행내 경비업무 외에는 부수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음에도 고객 응대는 물론 현금인출기 관리 등 은행원들이 해야 할 업무까지 대신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용 불안정성으로 인해 사실상 이들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지점장 등 은행 관리자들의 부당한 지시 등 갑질(?)에 노출돼 있고, 특히 근무지가 점포 통폐합으로 폐쇄될 경우 고용 승계가 불가해 항상 고용불안에 시달려 왔다는 게 은행경비연대측의 주장이다.

 

은행경비연대는 향후 노조를 결성하면 은행측의 부당한 업무 지시에 적극 항의하는 한편 임금협상 등을 요구하는 등 조합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또한 임금협상 등 양측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기자회견 및 집단시위, 파업 등 단체행동을 통해 실력행사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은행경비연대 한 관계자는 "많은 은행경비원 분들이 노조에 가입하고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민주노총에 가입하면 노조 활동과 관련한 사측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법적 조치 등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에 가입했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는 등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은행경비원들이 노조를 결성할 경우 사측과 충돌이 불가피한 만큼 잡음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이들이 직속 신분이 아닌 용역업체로부터 파견된 비정규직 신분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노조를 결성한다해도 사측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임금협상 등 교섭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경비원을 파견하는 용역업체가 각각 달라 개별적으로 협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만큼 소규모 영세 용역업체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용업업체 소속이 다른 이들을 규합하는 것 자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않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은행경비원들의 노조 결성은 결국 사측의 반발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며 "업무 범위는 줄어드는 한편 임금인상 및 복지 개선 등 비용 부담을 초래하게 되는 만큼 사측도 대응방안을 강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 인력파견 용역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할 경우 실업사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정재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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