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2030 청년층들이 열악한 취업난, 주거 문제 등 미래 불안감에 허덕이며 자조 섞인 푸념이 연일 나오고 있다.
이처럼 청년들이 각박한 일상의 굴레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매년 9월마다 조금 특별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청년의 권리보장과 청년발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청년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청년의 날'이 대표적이다. 지난 2020년 8월 5일 청년기본법이 제정된 이후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에 이를 기념하고 있다.
이번 청년의 날 슬로건은 청년이 걸어가는 모든 길을 항상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의미의 'All Ways with You(th)'다. 정부가 청년과 항상(always) 함께하고, 청년의 모든 길(all ways)을 응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청년의 날을 기념해 20~22일 사흘간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이 대거 참여하는 '청년정책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무더위가 한 풀 꺾이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20일 청년일보는 '청년의 날'에 앞서 청년정책 박람회 현장을 직접 다녀왔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3~5분 걸어가자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이 나왔고, 이곳엔 청년정책 체험 및 홍보 부스들이 꾸려져 있었다. 여기에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서 응급·의료 부스같은 기타 시설도 마련됐다.
이날부터 가을장마가 예고된 만큼 비가 많이 내리고 날씨가 우중충했지만, 이에 아랑곳 않고 현장에는 청년들로 북적였다.
서울시가 국무조정실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박람회에는 중앙부처, 지자체, 민간기업 등이 참여했다. 중앙부처는 고용노동부를 포함한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이 참여해 청년 고용, 청년도약계좌, 주거 등에 대한 정책들을 소개했다. 정책 뿐만 아니라 청년들을 발길을 유도하기 위해 각종 부스엔 '퀴즈', '다트 게임'(행운을 잡아라) 등 각종 이벤트존이 마련돼 있었다.
또 지자체에선 대구·광주광역시 등이 참여해 지역별 청년지원정책을 적극 홍보하는 건 물론 중앙부처 부스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였다. 실제 기자가 방문한 광주광역시 부스 내엔 TV 모니터가 설치돼 있었는데 광주 지역에 대한 4지 선다형 객관식 문제가 출제됐다.
광주 마스코트, 광주 7대 음식 등 문제를 모두 맞추자 부스 관계자는 '행운의 룰렛' 게임 돌림판을 안내해 돌림판 다트를 던지게 했다. 1등부터 5등까지 여러가지 상품들을 주는데 기자는 핸드크림, 치약칫솔 세트를 각각 받았다.
특히 고립·은둔 청년의 성공적인 사회복귀와 자립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서울 청년기지개 센터' 부스도 방문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서울시 전담기관인 서울청년기지개센터는 지난 4월부터 고립·은둔 청년 지원을 전담하는 일선 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곳에선 고립·은둔 청년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적는 이벤트가 마련돼 있었다. 방문객들은 "두려워 말고 세상 밖으로 나오라", "청춘은 금방 지나갑니다. 화이팅 하세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옆 부스에선 '청년응원 카페'가 있었는데 눈에 띄었던 점은 동굴처럼 보이는 회색 외벽에 손바닥만 한 작은 구멍이 뚫려 있던 것이다. 고립·은둔 청년이 직접 커피를 타 이 구멍을 통해 방문객들에 건네주는 식이다.
해당 부스 관계자는 "전국 고립·은둔 청년 수는 약 54만명에 이르며 서울시에선 약 2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면서 "청년응원 카페는 고립·은둔 청년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마련됐으며 예전 모 방송사 프로그램(SBS 스페셜 '방 탈출 프로젝트, 곰손 카페)을 벤치마킹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부터는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을 위한 '커리어 부트캠프' 프로그램이 열렸다. 국내 유수의 기업에서 일하는 현직자 선배의 취업 노하우를 전수받도록 마련됐다. 서울시 단독 주최로 진행되는 '커리어 부트캠프'는 '멘토링'과 '특강'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멘토링 분야로는 마케팅·광고·홍보, IT·개발·데이터, (스타트업) 창업 등 청년들의 관심이 높은 분야를 선정했으며,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기아, SK하이닉스, LG유플러스 등 유수의 기업에서 근무하는 52명이 멘토로 참여해 취업과 직무 관련 조언을 했다.
멘토 중에는 청년 일자리 매칭창구 컨설팅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청년, 청년취업사관학교 졸업생, 청년인생설계학교를 통해 인생 경로를 찾은 청년 창업가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미리 신청받은 청년 1천여명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해 청년들이 취업 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조언을 했다.
멘토링 프로그램 이후에는 취업을 준비하며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청년들을 위해 서은아 메타(Meta) 상무가 '우리의 열망과 선택을 응원하는 마음'을 주제로 강연했다.
한편 국무조정실은 2024년 청년의 날 기념식을 21일 오후 3시 서울 KBS 신관 공개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기념식은 대한민국 모든 지역의 청년들이 함께하는 축제를 테마로 "청년, 함께-"라는 메인 키워드와 함께 '성장', '공유', '동행'이라는 세 가지 서브 키워드를 선정했다.
기념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요 부처 장·차관, 오세훈 서울시장, 이영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청년정책조정위원, 각 부처 청년 보좌역, 청년자문단, 청년 인턴 등 총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기념식은 국정 동반자로서의 청년이 걸어가는 모든 길을 항상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의미의 'All Ways with Youth'라는 슬로건 아래 오프닝 무대, 국민의례, 유공자 포상, 메인영상 상영, 퍼포먼스 및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 청년일보=이창현 / 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