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병원 내 급격한 무인화 열풍은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에게 '높은 벽'의 존재가 되고 있다. 특히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키오스크(KIOSK)와 스마트 시스템은 고령층에게는 이용의 불편함을 넘어 필수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차단하는 이른바 '디지털 소외'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2025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한 디지털 정보 격차 결과에 따르면 고령층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71.8%에 불과해 전체 취약계층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접근부터 시작해 활용 전반에 이르기까지 고령층의 소외도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현재 많은 의료기관이 안내 요원을 배치하는 등 디지털 소외 현상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이러한 모습은 고령층을 대신해 기계를 조작해 주는 일시적 방편일 뿐이다. 이러한 서비스는 현장의 속도를 높이고 혼란을 낮출 수 있지만 스스로 기기를 활용할 능력을 익히지 못하기에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따라서 이러한 일시적 방편의 해소를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적응을 넘어선 디지털 기기와 친화도를 높여 고령층이 직접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게 하는 실질적
【 청년일보 】 한국은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며 노인 돌봄의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질병 치료를 위한 병원 중심의 의료 서비스가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어르신이 익숙한 환경에서 생활하며 돌봄을 받는 재가복지 서비스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복지 서비스 확대를 넘어 지역사회 기반 간호의 역할을 더욱 강조하고 있으며, 미래 간호사에게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현재 노인복지관 재가복지사업의 중앙본부원으로서 사업팀 활동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 아직 현장 봉사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치매 예방 활동과 건강 증진을 위한 키트를 제작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물품 제공이 아닌 대상자의 특성과 생활 환경을 고려한 접근이 중요하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 예를 들어 치매 예방 키트를 구성할 때에도 인지 기능 자극 활동뿐 아니라 손 근력 향상을 위한 도구(악력 강화용 고무볼, 수근관절 운동 도구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건강 정보 자료 등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예방 중심의 지역사회 간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 청년일보 】 "다들 잘 사는 것 같은데, 왜 나만 불안할까?" SNS를 보다 보면 이상한 순간이 찾아온다. 분명 아무 일도 없었는데, 갑자기 기분이 가라앉고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이런 감정이 점점 흔해지고 있다. SNS에는 여행, 성공, 인간관계 등 '잘된 모습'이 주로 올라온다. 문제는 이러한 장면들이 현실의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타인의 전부라고 받아들이게 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교가 시작된다. "나는 왜 이 정도밖에 안 될까"와 같은 생각이 반복되면서 자신에 대한 평가가 점점 낮아지고, 불안과 우울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기분 변화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일상에도 영향을 준다. 해야 할 일을 미루게 되거나, 집중이 잘 되지 않고, 이유 없이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잠이 불규칙해지거나 식사 패턴이 달라지는 변화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간호 현장에서는 이런 작은 변화들을 중요한 신호로 본다. 평소와 다른 생활 패턴이나 부정적인 자기 인식이 반복될 경우, 이는 마음의 건강이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일
【 청년일보 】 "저도 맞아볼까요?" 실습 나간 병동에서 보호자가 건넨 말이다. 당뇨 합병증으로 입원한 환자 옆에서, 보호자는 위고비 처방을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살이 찐 것도 아니었다. 그냥 "좀 더 빠져 보이고 싶어서"라고 했다. 이 장면이 낯설지 않다면, 지금 우리 사회가 비만 치료제를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지를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 호르몬을 조절하는 기전, 왜 살이 빠질까?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는 본래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물이다. 우리 몸에서 식사 후 자연 분비되는 GLP-1 호르몬을 모방해, 뇌의 식욕 중추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높이고 위에서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를 늦춘다. 결과적으로 섭취량이 줄고 체중이 감소하는 구조다.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면서, 미국 FDA는 위고비를 만성 비만 치료제로 별도 승인했다. 문제는 이 약이 '다이어트 주사'라는 이름으로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혀 다른 맥락에서 소비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 숫자가 말하는 것, 그리고 말하지 않는 것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위고비 투약 후 담석증 560명, 급성췌장염 151명, 담낭염 143
【 청년일보 】 최근 자동차 부품 산업은 전동화 전환과 함께 생산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부품 생산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생산 공정뿐 아니라 물류·품질 관리까지 통합한 스마트 제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국내외 전동화 부품 생산 거점을 확대하면서, 공정 자동화와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생산라인에 로봇 자동화를 적용하고, AGV(무인운반차) 및 AMR(자율이동로봇)을 활용한 내부 물류 자동화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생산성과 납기 대응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 전동화 부품 중심 생산 전환이 공정 설계를 재편한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생산 구조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배터리 시스템(BSA), 전동화 구동 모듈 등 고부가가치 부품 비중이 증가하면서 기존 내연기관 중심 생산라인과는 다른 공정 설계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공학에서 다루는 설비 배치(Layout), 공정 흐름 설계, 라인 밸런싱 문제와 직
【 청년일보 】 지금까지 중소 제조업체의 대출 심사는 재무제표라는 '과거의 기록'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최근 산업공학적 공정 최적화 데이터와 AI 머신러닝 기술이 결합하면서, 실시간 물류 흐름과 생산 효율성을 바탕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공급망 금융 2.0' 시대가 열리고 있다. ◆ 재무제표 대신 '공정 데이터'를 읽는 AI 전통적인 금융권에서 소외되었던 유망 제조 기업들이 AI 덕분에 숨통을 트고 있다. 재무제표 한 장으로 기업의 미래를 재단하던 시대는 저물고, 공장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실시간 데이터가 새로운 신용의 언어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담보나 신용등급이 대출의 핵심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안에 축적된 생산 공정 데이터가 기업 신용의 척도가 된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산업공학과 인공지능의 융합이 있다. 산업공학은 공정 내 병목 현상 해소율, 설비종합효율(OEE, Overall Equipment Effectiveness), 불량률 저감 추이 등 제조 현장의 건강 상태를 수치로 표현하는 다양한 지표를 추출한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이 지표들을 학습 데이터로 삼아 해당 기업의 3개월 후 현금 흐름을 예측하는 모델을 구축한다.
【 청년일보 】 '코드 블루' 방송이 병동에 울려 퍼진다. AHA(미국심장협회)의 전문심장소생술(ACLS)를 비롯한 심정지 알고리즘이 지시하는 최우선 처치는 빠르고 강한 '가슴압박'이다. 그러나 실제 병동의 환자를 최초로 발견한 의료진은 가슴압박 대신 정맥로 확보용 키트를 찾으러 스테이션으로 뛰어가거나 당직 의사를 부르기 위해 발길을 돌린다. 생사를 가르는 순간 당장 멈춘 심장을 살려야 할 골든 타임이 장비와 오더를 기다리며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이 짧은 지연이 초래하는 결과는 참혹하다. 2019년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김원영, 김윤정 교수)이 병원 내 심정지 환자를 분석한 결과 심정지 발생 후 3분 이내에 제세동과 가슴압박 등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진 환자의 뇌기능 회복률은 42.1%에 달했다. 하지만 최초 발견자인 의료진이 도움을 요청하고 응급 카트를 가지러 가며 1~2분의 시간이 지체되자 뇌기능 회복률은 26.9%로 떨어졌다. AHA(미국심장협회) 가이드라인 역시 가슴압박이 1분 지연될 때마다 환자의 생존율이 7~10%씩 감소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반 병동에서는 왜 즉각적인 가슴압박이 이루어지지 못할까? 이는 의료진 개인의 문제가 아
【 청년일보 】 계절의 변화는 더 이상 단순히 자연의 흐름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기온 상승과 대기오염, 꽃가루 증가와 같은 환경 변화는 우리의 일상 속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파급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봄철에는 미세먼지와 꽃가루, 큰 일교차가 동시에 영향을 미치며 인체에 복합적인 자극을 가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환경적 변화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알레르기 비염과 피부질환, 호흡기계 질환과 같은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하며 현대인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 인체 면역체계의 불균형과 염증 반응 증가 다양한 환경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인체는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면역체계의 균형이 무너지기 쉽다. 봄철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유입되어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꽃가루는 면역계의 과민 반응을 촉진한다. 그로 인해 인체는 외부 자극에 과도하게 반응하게 되며, 이는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으로 이어지는 주요 기전으로 작용한다. ◆ 호흡기·피부·안과 질환 동시 증가 위와 같은 복합적인 자극은 특정 기관에 국한되지 않고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 그 대표적인 질환은 ‘알레르기 비염’이다. 봄에 증가하는 꽃가루와 미세먼지는 호흡기
【 청년일보 】 병실 안, 의식이 없는 환자 곁에서 가족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연명의료를 계속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 앞에서 보호자는 쉽게 답을 하지 못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회복 가능성이 낮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보호자가 연명의료의 지속을 선택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치료를 이어갈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기 때문이다. '연명의료'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의학적 시술로, 치료 효과 없이 생명 연장만을 목적으로 하는 처치를 의미한다.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대로 연명의료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통증 완화 치료, 영양 공급, 산소 공급 등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치료가 아니라 삶의 질을 유지·향상시키는 목적의 의료 행위를 말한다. 과거에는 생명 연장이 최우선 가치로 여겨졌으나, 현대 사회로 오면서 환자의 고통 경감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에 따라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고 자기결정을 존중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6년 연명의료 결정법이 제정되었다.
【 청년일보 】 최근 대형병원을 비롯한 몇몇 병원 현장에서는 키오스크 접수와 모바일 인증이 확대되면서 의료 이용 방식이 비대면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됐다. 접수 창구 대신 무인 단말기 앞에 줄을 서거나, 스마트폰 화면을 띄워 본인 확인을 하는 모습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의료정보 관리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이 있다. 병원 내부 행정 효율화를 위해 도입됐던 기존의 전자의무기록(EMR: Electronic Medical Record) 시대를 지나, 이제는 환자가 직접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관리하는 개인건강기록(PHR: Personal Health Record)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과거에는 병원 직원이 컴퓨터로 처리하던 영역이 이제는 환자 개인의 스마트폰 조작 영역으로 넘어오면서, 의료정보 관리의 주도권은 '의료기관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또한 이 흐름은 의료산업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특히 매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대규모 의료·헬스케어 전시에서는 루닛, 뷰노 등 AI 기반 의료기업을 중심으로 개인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가 대거 소개됐다. 일상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
【 청년일보 】 "괜찮아지면 약을 안 먹어도 되는 줄 알고 끊었어요." 의료 봉사 현장에서 만난 한 어르신의 말씀이다. 생업에 종사하시는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 병원을 다녀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처방과 복용법에 대한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계셨다. 또 다른 어르신은 오래전부터 이어진 증상에 대해 질문할 곳이 없어 방치하고 계셨다. 이는 의료 시스템이 모두에게 일상 속까지 충분히 닿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의료 접근성 문제는 흔히 '병원이 부족한 문제'로 이해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복합적이다. 의료진은 부족하고, 환자는 많으며, 모든 상담과 관리를 대면으로 수행하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결국 의료 공백은 '접근성'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효율성'의 문제이다. 대형언어모델(Large-Language-Model, LLM) 기술은 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LLM은 환자의 증상을 이해하고 질문에 답하며, 필요한 경우 의료진과의 연결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의료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서의 반복적인 상담 및 기본적인 문진 절차를 보조하고 궁극적으로는 자동화함으로써, 의료 시스템의 부
【 청년일보 】 매년 3만 명 넘는 심정지 환자가 쓰러지는 나라. 그러나 10명 중 9명은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 응급구조학 심폐소생술 실습을 공부하다 보면 '골든아워'라는 단어를 정말 자주 듣게 된다. 심정지 이후 4~6분이 지나면 뇌 손상이 시작되고, 10분이 넘어가면 소생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119 신고 후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약 7~8분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뇌가 손상되기 시작하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뜻이다. 그 공백을 누가 채워야 할까? 놀랍게도, 그 답은 '전문가'가 아니라 '옆에 있는 시민'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한 급성 심장정지 환자는 총 3만3천34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64.7명꼴이었다. 하루 평균 90명 이상이 길 위에서, 집에서, 직장에서 심장이 멎는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여전히 냉혹하다. 2024년 급성 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9.2%로, 조사 시작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라는 표현이 반갑기도 하지만, 뒤집어 보면 여전히 10명 중 9명은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