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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전세대출 '옥죄기' 본격화"...실수요자 노린 불법대부 기승

금융당국 압박에 은행 대출 제한 심화...인뱅도 예외 없어
'풍선효과'에 수요 몰린 토뱅...출범 나흘 만에 60% 소진
대출 규제 맞춰 올해 '불법대부' 기승...실수요자 보호 '비상'

 

【 청년일보 】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대출 문을 걸어 잠그면서 '대출 빙하기'가 도래하고 있다.

 

은행권이 대출 규제의 마지막 문턱이라 할 수 있는 '전세대출'까지 축소하기 시작하면서 실수요자들은 갈 곳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내년 대출 증가율 역시 4%대로 정한 만큼 고강도 대출 규제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을 타고 올해 '불법대부'들의 금융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권에서 밀려난 실수요자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 은행권, 잇따라 전세대출 제한...인뱅도 예외 없어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 압박에 시중은행들은 물론, 인터넷은행들까지도 일제히 대출을 제한하고 나섰다.

 

지난 7일 기준으로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4천416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6% 이내로 설정한 것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시중은행의 대출 여유분은 1%포인트에 불과하다.

 

대출 제한의 포문은 연 곳은 NH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8월 중순부터 전세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 상품을 취급 제한하거나 중단했다. 이 기간 동안 전세대출, 비대면 담보대출, 단체승인 대출(아파트 집단대출) 모두 신규 접수를 하지 않는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전세대출 한도를 '전세보증금 인상분' 이내로 제한했으며, 하나은행도 오는 15일부터 같은 조치를 시행한다. 우리은행 역시 지점별로 전세대출 한도를 다르게 부여해 한도가 바닥나면 해당 지점의 추가 대출을 중단하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한도를 줄인 데 이어 중단할 방침이다. 또한 신한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에도 중도상환 수수료 부과함으로써 '공모주 청약' 등을 이유로 대출을 받는 수요를 한번 거르기로 했다.

 

인터넷뱅크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8일부터 연말까지 고신용자 신용대출과 일반 전·월세 보증금 대출, 직장인 사잇돌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케이뱅크도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축소했다.

 

최저 2%대 금리를 선언하며 야심차게 문을 토스뱅크도 대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출범 나흘 만에 금융당국이 허용한 올해 가계대출 한도(5천억원)의 60%(3천억원)를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토스뱅크는 한글날 연휴인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사전 신청 고객의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신규고객 유입을 잠시 중단한 것"이라며 "13일 기준 10만명을 추가로 가입시켰고 내부 협의를 통해 나머지 110만명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대출에 대해선 "타행에서 대출 거부를 당한 고객들이 토스뱅크를 찾아주시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면서 "추가 대출 여부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 계속 협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 10월 내 고강도 대출 추가 규제안...내년 '4%대' 설정

 

금융당국은 이달 중 1천8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고강도 대출 규제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 4월 밝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6% 이내를 맞추기 위한 추가 방안이다. 더욱이 금융당국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4%대로 설정하면서 가계대출 '옥죄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가계부채 추가대책의 핵심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와 함께 전세대출과 보금자리론 등에 대한 DSR 강화가 거론되고 있다. 또한 풍선효과 차단을 위한 2금융권 대출 규제도 함께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DSR 조기 도입은 확실시된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차주별 DSR 40% 규제를 3단계에 걸쳐 도입한다는 방침이었다. DSR는 연소득 대비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액을 기존 60% 수준에서 40% 내로 제한하는 규제다.

 

이는 내년 7월(2단계)과 내후년 7월(3단계)부터 총대출액 각각 2억원, 1억원 초과로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를 앞당기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대출 등 이른바 실수요자 대출에 대한 규제도 예상된다. 기존 전세대출의 경우 보증금 총액의 최대 80%가 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셋값의 증액분에 한해서만 대출을 내주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세대출과 집단대출의 경우 실수요자 보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세심히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번달 추가 대책 발표와 함께 전세 대출 등 실수요자 보호 방안도 함께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30대 이하 세입자 대부분이 무주택·실수요자인 것으로 나타나 실수요자 피해가 없도록 규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전세안심대출 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보유 주택 수에 따른 차주 구분을 시작한 2018년 10월 이후 전세안심대출을 받은 차주 가운데 30대 이하 무주택자의 대출은 총 22만3천87건으로, 전체의 91.9%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정부는 대출 규제 강화에 앞서 실수요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등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 역시 "전세대출 역시 가계대출 총량 퍼센트(%)에 포함되는 만큼, 축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은행들도 금융당국의 결정을 주시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평균 이자율 46.4%...갈 곳 잃은 실수요자 노린 불법대부 기승

 

시간이 갈수록 은행권 대출 제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등록 대부업체(불법대부)들의 금융광고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의 '불법사금융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등록된 불법사금융의 평균 이자율은 46.4%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불법 금융광고 조치 의뢰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 금융감독원이 수집해 조치 의뢰한 불법금융광고는 2만1천7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집계된 건수(2만1천829건)에 육박하는 수치다.

 

5년간 집계된 불법 금융광고를 유형별로 분류하면 '미등록 대부'가 8만7천431건으로 76%를 차지했다. 이어 '작업대출'이 7천214건, '휴대폰 소액결제 현금화'가 5천383건, '개인신용정보매매'가 4천899건, '통장매매'가 4천582건, '신용카드 현금화'가 4천77건으로 집계됐다.

 

김 의원은 "특히 주로 SNS 위주로 불법금융광고가 성행하고 있는데, 금융 지식이 부족한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대리입금 광고나 불법 대부업 광고, 불법 유사투자자 자문 등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해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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