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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정작 서민은 없었다"

 


【 청년일보 】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서민을 위한 거 맞나요?"
 

최저 1%대 파격적 금리 혜택을 내세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20조원 모집에 공급규모보다 3배가 넘는 70조원 넘게 몰렸다. 당초 신청 상한선이 집값 9억원이었던 터라 논란까지 빚었지만 지원 대상의 커트라인이  집값 2억원대로 발표돼 논란은 잠정 일단락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진정 '서민'을 위한 정책인지 여부에 대해 잡음이 끊이질 않고있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주택금융공사와 14개 은행을 통해 2주간의 신청기간 중 약 63.5만건, 73.9조원이 접수됐다. 당국은 향후 20년간 매년 최대 3300억원의 가계부채 감축효과 및 19년 분할상환 목표치(55%) 달성이 예상되며 27만명에게 1인당 연간 75만원(총 2000억원)의 이자 부담 경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변동형 대출을 고정형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특판 상품이며 금리는 1.85~2.20%(잠정치)으로 주요 정책 주택금융 상품 가운데 가장 낮다.

이는 2%대 중반대인 시중은행 고정금리 대출은 물론,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계층만 지원할 수 있는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최저 연 2%)보다 낮게 책정돼,  조건이 맞는 '서민 아닌 서민'만을 대상으로 환영받는 상품인 셈이다.

여기서 문제는 소득이 낮은 계층만 지원할 수 있는 특징이 담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제법 깐깐한 대출 조건이 정작 진짜 서민의 발목을 잡는다는 점이다. 

대출 기준대로라면 신혼부부의 경우 부부합산 연소득이 1억원까지 가능한데 이를 절반으로 나누면 연봉은 각각 5000만원, 월급은 400만원이 훌쩍 넘는 수준이 된다. 여기에 최초에 최대 9억원의 집을 보유한 사람도 대출 신청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서민형'을 내세운 정책 명칭에 물음표를 던져볼 수 밖에 없다.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의 신청은 제한했지만 사실 소득 7000만원 미만, 6억원 이하 1주택 소유주는 지금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보다 저렴한 보금자리론(연 2~2.35%)을 이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안심전환대출은 정부의 수요예측 실패로 경쟁이 몰려 실제 지원 대상 주택가격 상한도 당초 9억원에서 최종적으로는 시가 2억1천만~2억8천만원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주택가격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최대 수혜층이 서울과 경기도 주요 입지의 주택을 소유한 계층이 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고정금리 대출자는 대출 자격 조건에서 제외된다.

 

이 밖에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제2금융권뿐 아니라 정책 모기지 상품의 고정금리 주담대 대출자도 이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혜택을 보지 못했다. 고정금리 대출은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같은 정책 모기지 상품이 대부분이지만, 정부 운용 대출 상품보다 주택대출 전환금리가 더 낮은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앞서 정책 모기지 상품으로 갈아탄 고객이 불만을 토로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상품을 취급한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혜택이 좋아 신청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 운용 대출 상품보다 주택대출 전환금리가 더 낮은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조건은 맞지만 향후 금리상승에 대비해 고정금리로 주담대를 사전에 갈아탄 고객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다만,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9억원은 상한선일 뿐 서민형이 맞다"며 "우리는 저가주택부터 쭉 올라와 지원한다는 개념이므로 서민형이라고 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투표권이 있는 서울과 수도권 중산층의  환심을 사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국 정부는 수요예측에 실패하며 각 지역별 여건을 고려하지 못한 대상 선정 기준으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신청자 중 탈락이 예상되는 서민 입장에서는 정책결정과 진행과정에서 '희망고문'을 맛봐야 했기에 정부차원에서 서민에 도움을 주는 세심한 대책이 아쉽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정책 속, 서민을 위한 상품에 정작 서민은 없었다.



 

【 청년일보=길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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