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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은행에 이어 생명도” ...농협금융지주 주요계열사 상근감사 인선 ‘혼선’

지난 3월 임기 만료된 이익중 현 상근감사 후임인사에 권화종 금감원 국장 내정
권 전 국장, 공윤위 재취업심사서 취업제한 판정...후임 상근감사 인선 작업' 차질'
이달 초 공윤위 승인심사로 전환해 재신청...일각에선 재취업 승인 여부는 '미지수'
금감원, 과거 오승원 전 금감원 부원장보 대신 권순찬 부원장보로 인선변경 시도
손병환 당시 지주회장, 평판 리스크에 인선 거절...기존 이익중 감사 연임 '망신살'
농협생명, 내달 문재익 상근감사 임기만료...이종욱 전 금감원 국장 후임 '물밑 작업'
이 전 국장 독자 행보 속 보험담당 부원장보 동기 류명하 전 금감원 국장 가세 '혼전'
금융당국 일각 "입사동기 자리 챙기기" 빈축...금융권, 퇴직인사간 자리 두고 '복마전'

 

【 청년일보 】NH농협은행과 NH농협생명 등 NH농협금융지주의 주 계열사들의 상근감사직을 둘러싸고 또 다시 혼선이 야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의 경우 차기 상근감사로 내정된 권 모 전 금융감독원 국장이 신청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취업 심사에서 취업제한 판정이 나면서 지난달 임기만료 된 이익중 상근감사가 당분간 감사업무를 수행해야 할 상황이다.

 

보험계열사인 NH농협생명(이하 농협생명)의 경우 역시 내달 임기만료 되는 문재익 상근감사의 후임으로 금감원 출신 인사가 사실상 물밑작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해온 상황에서 현 금감원 보험담당 임원의 지지를 받은 새로운 인물이 가세하면서 막판 변수가 발생, 혼선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달 임기만료 된 이익중 상근감사의 후임에 금감원 권화종 전 상호금융감독 국장이 내정됐다. 이에 권 국장은 이달 초 공직자윤리위원회(이하 공윤위)에 재취업 심사 신청을 냈으나, 취업제한 판정을 받았다.

 

권 국장이 취업제한을 받게 된 이유는 재취업 대상기관인 농협은행과의 업무 연관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권 국장의 경우 공윤위에 재취업 확인 신청을 냈으나, 공윤위가 재취업 승인 사안으로 받아들여 재취업 제한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면서 “이달 재취업 승인으로 다시 신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권 국장의 경우 충남도청에 금융협력관으로 파견된 바 있는데, 재직 시절 충남도청의 도금고 입찰 심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충남도청 도금고의 관리를 맡고 있는 은행은 제1금고는 농협은행이, 제2금고는 하나은행이 관리하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직자가 민간 기관에 재취업하기 위해서는 공윤위로부터 재취업 심사를 받고,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재취업 심사는 확인 심사와 승인 심사 등 크게 두가지 형식으로 구분된다.

 

일례로, 금융당국의 경우 확인 심사 신청은 퇴직 5년 전까지 취업대상 기관과의 업무 연관성이 있는 부서에 근무했냐 등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직급이 2급이하 관리직들이 대상이다.

 

승인 심사는 임원 등 1급 이상 고위관리자를 대상으로 하며, 업무연관성은 있으나, 특별히 공직자윤리법 시행령(3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문성 등 9가지 항목에 해당될 경우 한해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충남도청에 금융협력관으로 파견된 당시 담당 공무원의 요청을 받아 도금고 심사에 참여한 것을 두고 업무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한 듯 하다”면서 “실제로 충남도청의 도금고 관리 은행이 농협은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윤위가 업무연관성이 높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취업 확인 심사 신청에서 취업제한 판정을 받은 만큼 재취업 승인 신청을 다시 냈다고 해서 반드시 취업 승인이 날 것이라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 2019년 3월 선임된 이익중 현 상근감사의 임기만료가 도래한 2021년 3월에도 후임 상근감사 인선 과정에서 혼선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농협은행은 오승원 현 전북은행 상근감사(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를 내정했으나, 당시 금감원 선배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던 권순찬 금감원 전 보험담당 부원장보에 자리를 양보했다.

 

하지만 권 부원장보의 평판 리스크가 적지않아 당시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인선을 거부하면서 무산, 이익중 현 상근감사가 연임하게 되는 등 촌극이 벌어진 셈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당시 권순찬 부원장보를 선임하기 위해 내정된 오 부원장을 전북은행 상근감사로 이동 배치하는 등 조정을 했음에도 권 부원장보의 평판이 좋지 않아 결국 기존 이익중 감사가 연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상근감사 인선의 경우 후임 인사가 공윤위 심사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또 다시 인선 일정이 지연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생명의 경우도 문재익 현 상근감사의 후임 인선 작업을 둘러싸고 적잖은 혼선을 겪고 있다.

 

내달 임기 만료되는 문재익 현 상근감사 후임에 올해 초부터 금감원 전 특수은행감독국장 출신인 이종욱 국장이 이렇다 할 경쟁후보군 없이 독자적으로 물밑작업을 벌여왔다.

 

실제로 금융당국내에서도 이미 퇴직한 지 3년이 넘어 신분세탁(?)이 된 이 전 국장이 사실상 후임 감사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최근 보험업계 감독업무를 총괄하는 차수환 현 금감원 보험담당 부원장보가 자신과 입사 동기이자, 지난해 보직에서 물러난 류명하 전 금감원 정보화전략국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당초 문 전 감사의 후임에 이 전 국장이 적극 나서면서 후임 인선에 공을 들여온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갑자기 차 부원장보의 입사 동기인 류명하 전 국장이 가세하면서 혼전 양상인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여타 금감원 출신들 재취업 문제를 두고 외면해온 차 부원장보가 자신의 입사 동기라며 인선에 개입하는 건 공정하지 못한 처사”라고 힐난했다.

 

특히 그 동안 농협생명의 경우 보험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농협중앙회 및 농협은행 출신들이 임원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보험전문가가 실종됐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는 터라 전산 전공인 류 전 국장의 인선 개입에 대해 적잖은 우려 등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이종욱 전 국장은 1961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 금감원의 전신인 보험감독원에 입사했다. 류명하 전 국장은 1968년생으로, 중앙대 전산과를 졸업한 후 1993년 보험감독원에 입사했다. 현 차 부원장보와는 입사 동기다.

 

금감원 전 관계자는 “농협생명의 경우 은행과 중앙회 출신들이 대거 영입되면서 보험업에 대한 경험 등 전문성이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보험전문성을 보유한 인물이 상근감사로 영입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게 중론이나, 현 보험담당 임원이 동기란 이유로 보험업에 대한 검사업무 등 경력이 약한 전산 전공자를 피감기관의 상근감사직에 선임하려는 것은 그야말로 낙하산 자리 채우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류 전 국장의 경우 재취업시 갓 보직을 뗀 인사들을 우선한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반면 이 전 국장의 경우 나이가 많다는 게 약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 차수환 금감원 보험담당 부원장보는 윤해진 현 농협생명 대표이사의 부산대학교 3년 후배이기도 하다.

 

 


【 청년일보=김양규 / 성기환 / 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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