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앞으로는 병원에서 약물 대신 스마트폰 앱을 처방받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을 치료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또한, 전신마취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의 정도를 손가락 센서 하나로 정밀하게 감시하는 신기술 역시 의료 현장에 도입된다.

보건복지부는 이처럼 환자의 안전을 강화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는 내용을 담은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평가결과 고시'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오는 19일까지 국민과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디지털 치료기기를 이용한 소아 ADHD 환자의 인지적 멀티태스킹 훈련'이 혁신의료기술로 공식 등재된 점이다.

이른바 '디지털 약'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알약이나 주사 같은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의학적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만 6세 이상 13세 미만의 소아 중 주의력결핍 '우세형'이나 '복합형' ADHD 진단을 받은 환자가 대상이다.

담당 의사(소아청소년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환자 상태에 맞춰 모바일 의료용 앱을 처방하면, 환자는 이를 통해 작업 기억력, 충동 조절 능력, 지속적 주의력을 기르는 훈련을 수행하게 된다.

이 치료 방식은 마치 게임을 하듯 진행되지만, 그 이면에는 정교한 인지적 멀티태스킹 훈련 알고리즘이 작동한다.

환자들은 약 4주 동안 하루 최대 5회씩 개인별 맞춤 훈련을 수행하며 ADHD 증상 개선을 돕는 보조적 요법으로 활용된다.

정부는 이 기술의 안전성과 잠재성을 높이 평가해 '혁신의료기술'로 분류했으며, 이에 따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신고된 의료기관에서는 2026년 2월 1일부터 2029년 1월 31일까지 약 3년간 진료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약물 치료에 거부감이 있거나 보조적 수단이 필요했던 ADHD 아동과 보호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수술실 환경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 '전신마취 중 SPI(Surgical Pleth Index) 감시' 기술도 신의료기술로 새롭게 인정받았다.

전신마취를 받은 환자는 통증을 느껴도 이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그동안 의료진은 혈압이나 맥박 변화 등을 보며 통증 유무를 추정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인정된 SPI 감시 기술은 환자의 통증 반응을 더욱 과학적이고 정량적인 수치로 보여준다.

환자의 손가락에 센서를 부착해 맥박의 진폭과 간격을 측정한 뒤, 고유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수술통증파형지수(SPI)'라는 숫자로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띄워준다.

의료진은 이 수치를 바탕으로 마취 심도를 조절하거나 진통제를 투여할 가장 정확한 시점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평가 결과, 이 기술은 손가락 센서 부착 외에 환자에게 물리적 위해를 가하지 않아 안전성이 확보되었으며, 기존의 통증 감시 방법들과 비교했을 때도 통증 반응 예측 정확도가 동등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유효성까지 인정받았다.

【 청년일보=이성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