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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앞둔 대웅제약·메디톡스…美 ITC 최종 판결 ‘임박’

ITC, 19일 판결 예정…5년 ‘균주 분쟁’ 마무리 단계 돌입
집행력 갖춘 ITC 최종 판결…추가적 법적 분쟁 가능성도
“양사 모두 패배 시 타격 불가피…최종판결에 운명 갈릴 듯”

 

【 청년일보 】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운명의 날’을 앞두고 있다. 무려 5년간 이어온 보툴리눔 톡신 관련 ‘균주 분쟁’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의 최종 판결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ITC는 메디톡스가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했다는 혐의로 대웅제약을 제소한 사안에 대한 최종 판결을 19일(현지 시간) 내릴 예정이다. 이는 메디톡스가 ITC에 대웅제약을 제소한 지 1년 10개월 만이다.

 

앞서 ITC는 지난 7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향후 10년간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나보타’(미국명 주보) 수입을 금지한다”는 예비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최종 판결은 지난 예비판결을 인용·파기하거나 일부를 조정하는 것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애초 ITC는 지난 6일(현지 시간)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내부 사정으로 판결이 미뤄졌다.

 

◆ 대웅제약·메디톡스, 예비판결 관계없이 승리 자신

 

예비판결에서는 메디톡스가 사실상 ‘완승’을 거뒀지만, 양측은 모두 최종 판결에서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우선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도용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ITC가 메디톡스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예비판결을 내렸다”며 “상업적으로 보툴리눔 톡신 생산에 사용 가능한 균주를 구하는 것은 과거는 물론 지금도 전혀 어렵지 않다. 따라서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기술은 영업비밀이 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반면, 메디톡스는 ITC의 최종판결을 통해 대웅제약의 균주 도용 혐의가 명백히 드러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메디톡스 측은 “ITC는 과학적 증거를 통해 대웅제약의 도용 혐의를 충분히 입증했다”며 “ITC가 확실한 증거도 없이 메디톡스 측의 일방적 주장만을 토대로 영업 비밀 도용을 추론했다는 대웅제약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툴리눔 톡신을 생산하는 데 있어 균주는 가장 핵심적인 영업비밀”이라며 “이것을 훔쳐 갔다는 것은 범죄행위”라고 덧붙였다.

 

 

◆ ITC 최종 판결, 그 자체로 집행력…양사 운명 가른다

 

ITC의 최종 판결은 그 자체로 집행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대통령이 ITC의 최종판결을 뒤집는 경우가 거의 없어, 이번 ITC 판결에 따라 양사의 운명이 사실상 판가름 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전망이다.

 

다만, 누가 승자가 되어도 추가적인 법적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사자들은 ITC의 감독기관인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ITC의 결정에 대해 항소할 수 있으며, 14일 안에 위원회에 재심도 신청할 수 있다.

 

ITC의 이번 최종판결은 국내에서 양사가 전개하고 있는 민·형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톡스는 ITC 소송에 앞서 지난 2017년 국내 법원에 대웅제약을 상대로 보툴리눔 톡신 균주 도용 혐의에 대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수년째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국내 재판부는 재판의 내용이 ITC가 다루는 사안과 동일한 만큼, ITC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 이를 재판에 참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 ‘돌이킬 수 없는 강’ 건넌 양사…패배 시 타격 클 듯

 

업계 일각에서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모두 이번 ITC 최종판결에서 패배할 경우 꽤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웅제약이 패배할 경우 당장 미국 시장에서 ‘주보’(나보타)를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주보’는 지난해 5월 미국에 공식 출시된 이후 출시 4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라서는 등 출시 첫해부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며 시장 안착에 성공한 바 있다.

 

국내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의 품목허가 취소 위기에 놓인 메디톡스는 ITC 소송에서까지 패할 경우 사실상 ‘출구 없는 블랙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업을 상대로 무려 5년이나 국외에서 불필요한 소송을 벌였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는 그룹 고위층이 직접 나서 타협점을 모색하기 위해 물밑에서 노력했으나 결국 불발된 바 있다”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모두 이제 ITC 최종판결에 따라 운명이 갈리게 됐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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