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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금피아'는 옛말 '속빈강정' 된 금감원...코리안리, 16년만에 상근감사 ‘내부승진’

코리안리, 오는 22일 임시이사회 열고 후임 상근감사 선임 예정
상근감사 두고 금감원 출신간 경쟁 속 코리안리 '내부승진' 가닥
신임 상근감사에 김준동 현 장기자동차보험 담당 상무 승진 '발탁'
코리안리 상근감사에 금감원 출신 아닌 내부 출신 발탁 "16년만"
일각, 금감원 부문검사에 대한 대응실패...일각에선 '업무효율성' 대두
'위세' 떨치던 금피아는 옛말...피감기관들, '평판' 통해 영입여부 결정

 

【 청년일보 】금융감독원 출신들로 상근감사위원을 선임해왔던 국내 토종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그 동안의 관행을 깨고 내부 임원을 상근감사로 내정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코리안리가 상근감사위원으로 금감원 출신이 아닌 내부 임원을 승진, 발탁한 건 지난 2007년 이후 16년만의 일로, 그 동안 금융당국 퇴직 출신들의 피감기관으로의 낙하산 인사로 지적받아온 일명 '금피아' 논란이 그야말로 옛말이 됐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17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오는 22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정준택 현 상근감사위원(이하 상근감사) 후임에 내부 출신인 김준동 장기자동차보험 담당 상무를 선임할 예정이다.

 

코리안리가 금감원 출신이 아닌 내부 승진을 통해 상근감사를 선임한 것은 지난 2007년 유양기 전 감사가 첫 보험감독원(현 금융감독원)출신으로 선임된 이래 16년만이다.

 

코리안리는 지난 2007년부터 상근감사로 유양기 전 금감원 보험검사 1국장(3년)을 비롯해  최용수 전 금감원 공보국장(연임해 6년), 조기인 전 금감원 감사실 국장(4년), 정준택 전 금감원 분쟁조정국장(3년) 등 금감원 국장 출신들로만 선임해 왔다.

 

업계 일각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이달  20일 현 정준택 감사가 임기 만료됨에 따라 후임 인선을 위해 지난 3월말부터 뭍밑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 출신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결국 금감원 출신이 아닌 내부 승진을 통해 인선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코리안리가 정 감사의 임기를 몇 달 앞둔 지난 3월부터 일부 금감원 출신들의 영입 의향을 타진해 온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후임 감사 유력 후보로 꼽혔던 금감원 국장 출신의 모 대형 로펌A 고문의 경우 재취업 의중을 확인한 후 차기에 모시겠다고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 출신의 B 국장을 비롯해 C 국장 그리고 D 부원장보 등이 거론되며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여온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까지 코리안리의 상근감사 후임에 B 국장과 C 국장간 2파전이 예상되며 기존 관행대로 금감원 출신 인사가 상근감사로 선임, 기존 기류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왔다.

 

더구나 코리안리가 금감원에 후임 인사 추천을 요청, 후보를 추천해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금감원 출신 인사 인선 가능성이 높았다는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과 달리 코리안리는 금감원 출신을 배제하고 김준동 현 코리안리 장기자동차보험 담당 상무를 내부 승진시켜 상근감사로 발탁하기로 했다. 김 상무는 자동차보험 업무를 주로 담당해 왔으며, 지난해 6월 부장에서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했다. 감사와 대관업무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근감사직을 둘러싸고 금감원 출신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난처한 상황에 직면한 코리안리가 이번 상근감사로 기존의 관행를 깨고 내부승진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감원에 차기 감사 후보 추천을 요청하는 등 마치 금감원 출신들을 선임할 것처럼 하다가 입장을 바꿔 내부 승진으로 결정하면서 금감원 내에서는 농락(?)당한 느낌마저 든다며 다소 격앙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즉 코리안리의 이번 상근감사 인선 행태를 두고 금융당국 내에서는 불편한(?) 기류가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예상에도 불구 코리안리가 금감원 출신 인사관행을 깨고 내부 승진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 높은 연봉 대비 실효성 여부와 지난해 실시한 금감원의 부문검사 결과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금감원은 코리안리에 대한 부문검사에 착수, 재보험 인수 적정성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면서 “특히 부실기관으로 지정되면서 파장을 야기한 바 있는 MG손보의 일반보험에 대한 재보험 인수의 적정성 문제를 두고 코리안리에 과태료 부과 결정을 내리자, 금감원 출신의 상근감사 역할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 코리안리는 MG손보에 대한 재보험 인수 부적절 건으로 금융위원회에 과태료 부과 건의가 상정돼 있는 상태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윤석헌 전 감독원장 시절 금감원 퇴직자들의 피감기관 이직을 차단, 봉쇄하면서 금감원 보직해임 또는 퇴직자들간 재취업을 두고 경쟁이 격화되는 등 적잖은 부작용이 연출되고 있는 게 사실”라며 “금융당국 출신이라해서 유착 운운시되며 재취업 활동이 인위적으로 막히게 되자 밥줄마저 끊길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이로 인해 금감원 퇴직자들간 각자도생식 재취업 경쟁이 지나칠 정도로 심해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와 달리 피감기관들인 금융회사들이 금융당국 출신들을 영입할 때 평판을 통해 선임하는 기조가 확산되면서 더욱 걱정되는 건 정작 퇴직 후 생활을 걱정하는 금융당국의 현직 국실장들이 객관적으로 업무처리를 하지 못하고, 피감기관들의 눈치마저 보게 되는 분위기가 조성 될까 우려스러울 정도”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퇴직자들의 피감기관 재취업을 봉쇄했던 윤석헌 전 원장 시절에는 일부 보직 해임된 국실장급 및 팀장과 수석들이 대형 로펌으로 이동하는 한편 편법을 통해 피감기관으로 이직하는 등 적잖은 부작용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어차피 금융당국 출신들이 피감기관 등으로 재취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를 억지로 막는다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심지어 코리안리 처럼 피감기관들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위적으로 재취업을 막는다면 사정당국 및 고위공무원직을 누가 하려 할 것이며, 누가 밤낮없이 노력해서 승진하려 하겠는가”라면서 “이 역시 인위적인 차단보다는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양규 / 임혜현 / 이나라 / 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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