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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와 영화] 믿고 보는 천만명 모객 배우 류승룡, 염정아와 입맞춤…쌍용차 알려

‘인생은 아름다워’서 구형 렉스턴 타고 스크린 종횡무진…홍보효과 톡톡
현대차·쉐보레 들러리…행복하게 죽기 위한 연습 ‘감동·웃음’으로 중무장

【 청년일보=정수남 기자 】 1천만 명 모객 전문 배우 류승룡(강진봉 역) 씨가 중견 배우 염정아(오세연) 씨와 호흡을 맞추고 쌍용차 알리기에 나섰다. 최국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인생은 아름다워’에 출연해 쌍용차의 구형 렉스턴을 타고 전국을 누비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전국 극장가에 걸린 인생은 아름다워는 그동안 38만명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극은 시한부 인생의 여주인공 세연의 행복하게, 잘 죽기 위한 연습 과정을 그렸다.

 

 

극 도입부 진봉은 건강검진 결과를 듣기 위해 아내 세연과 병원을 찾지만, 세연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검진 결과를 혼자 듣는다. 주치의는 세연이 폐암 말기로 두 달 정도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진봉은 세연에게 이 사실을 숨기지만, 결국 세연도 자신의 시한부 인생을 알게 된다.

 

이후 세연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10가지를 수첩에 적는다. 1 순위가 고등학교 때 자신의 첫사랑을 찾는 것이다.

 

진봉은 자신의 애마인 맑은 하늘색의 구형 렉스턴을 타고 세연과 함께 세연의 고교 시절 첫사랑 박정우(옹성우 분)의 인생 경로를 따라 목포, 부산, 청주를 각각 찾는다.

 

극중 쌍용차의 엠블럼인 쓰리 써클(세 개 원)이 자주 나오는 이유다. 쓰리 써클은 우주에서 쌍용차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정체성을 함축하고 있는 공간을 형상화한 것으로, 세 개 원은 각각 정도경영, 열린경영, 선도경영 등 쌍용차의 경영철학을 담고 있다.

 

여정의 마지막은 정우가 생의 끝자락에서 칩거한 보길도다.

 

두 사람은 이곳에서 정우의 누나를 만나고, 정우 누나는 낚싯배 전복사고로 정우가 운명을 달리했다고 두 사람에게 전한다.

 

 

세연은 오열하고, 정우 누나가 건넨 유품 가운데 고교 시절 찍은 사진과 편지를 읽으면서 정우가 사랑한 사람은 세연이 아니라, 세연의 친구 현정(심달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우가 현정과 사귀기 위해 현정의 절친인 세연을 이용했고, 어린 세연은 정우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한 것이다.

 

진봉의 허탈한 웃음으로 이들의 여행은 해프닝으로 끝나지만, 최국희 감독은 극 종반에 두 사람의 아이들도 엄마의 병을 알게 하면서, 다시 한번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진봉과 아이들은 지인을 불러 세연의 마지막 생일잔치를 연다. 잔치에는 미국에 사는 현정도 참석한다.

 

세연은 죽기 전애 하고 싶은 일 10가지를 모두 경험하고 죽음을 맞지만, 극은 세연의 죽음 후의 평온한 세 사람의 일상을 그리면서 엔딩크레딧을 올린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헐리우드 영화 라라랜드(2020년)와 레미제라블(2012년)처럼 우리나라의 첫 뮤지컬 영화다.

 

극 도입부에서 진봉과 세연은 종로 3가에 있는 서울극장(현 아트시어터하모니)을 찾는다.

 

 

세운상가 방향에서 걸어온 두 사람은 이문세의 ‘조조할인’을 부르면서. 서울극장으로 가기 위해 2차선 돈의문로를 건넌다. 횡단보도 정지선에 서 있는 차량 석 대 가운데 한 대가 쉐보레 차량이다. 카메라는 차량 전면의 보타이(나비 넥타이) 엠블럼을 스크린에 띄운다.

 

극 초반 두 사람은 대부분 40대 후반에서 50대에 친근한 이문세 노래를 주로 부른다.

 

극 중후 반에는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와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 등 4050 세대의 귀에 익은 노래 등으로 곡이 다양해지지만, 파스텔 톤의 발라드 감성이 극 전체를 지배한다.

 

극 종결부는 도입부와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진봉 혼자 조조할인을 부르고, 정지선에 있는 차량 석 대 가운데 한 대는 중형 세단 쏘나타인 듯 라디에이터 그릴에 현대차 엠블럼이 선명한 것 뿐이다.

 

‘인생은 아름다워’가 1천만 모객에 3대 요소인 폭력성을 제외하고 웃음과 감동이 잘 버무려진 수작이지만 옥에 티도 있다.

 

 

우선 극의 시대적 배경은 1888년 가을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대중브랜드 쉐보레가 국내 들어오기 전이다.

 

정부가 19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전년 수입차 시장을 개방하자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같은 해 단독으로 국내에 진출했다.

 

이듬해에는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와 사브와 볼보 등 스웨덴 브랜드, 푸조와 르노 등 프랑스 브랜드, 이탈리아 브랜드로 피아트가 일본 브랜드로 혼다가, 미국 브랜드로는 포드만이 각각 한국에 진출한 상태였다.

 

개인 혹은 별도의 수입사가 외제차를 들여 올 경우 당시 군부는 막대한 세금에, 차량 전체를 분해해 밀수입 등을 살피고 재조립했기 때문에 차를 아는 사람은 독자적으로 차량을 수입하지 않았다.

 

극 초반 쉐보레 등장은 티다. 201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해 한국에 재진출한 GM이 2011년 사명을 한국GM으로 바꾸고 자사의 대중브랜드 쉐보레를 국내에 선보였기 때문이다.

 

극중 렉스턴 등장도 오류다.

 

 

쌍용그룹은 1986년 11월 동아자동차를 인수하고, 1988년 3월 사명을 쌍용자동차로 변경했다. 이어 쌍용차는 1988년 12월 국내 최초의 4륜구동 왜건인 코란도훼미리를 선보였다.

 

쌍용차의 전신인 동아자동차가 1982년 9월 서울국제무역 박람회에서 코란도 브랜드가 처음 선보여서다.

 

쌍용차는 2001년 2900㏄ 디젤과 3200㏄ 가솔린 렉스턴을 각각 선보였으며, 2012년 부산모터쇼를 통해 렉스턴W를 출시하면서 2000㏄와 2200㏄ 디젤로 다운사이징했다. 그러다 쌍용차는 2017년 상반기부터 2200㏄ 디젤 G4 렉스턴(현 렉스턴)만 운용하고 있다.

 

극 종반 등장하는 현대차는 최근 디자인이다. 1988년에는 각 디자인이 대세였다.

 

극 도입부와 종반에 등장하는 서울극장도 옥에 티다.

 

1990년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프리머스 등 자본을 앞세운 대형 복합상영관이 급팽창하자, 당시 한국 극장가를 대표하던 종로의 단성사, 피카디리, 서울극장, 허리두우드, 스카라, 명보극장과 충무로 대한극장 등 역시 복합상영관으로 새단장하기 시작했다.

 

 

극중 등장하는 서울극장은 복합상영관으로, 1990년대 중반 이후의 모습이다.

 

현재 종로에 남아 있는 극장은 서울극장과 피타디리(CGV피카디리1958), 허리우드 뿐이다.

 

영화평론가 이승민 씨는 ”잔잔한 감동과 웃음이 극 전체를 흐르고 있지만, 작품이 흥행의 기본요소인 모든 세대를 아우르지는 못하고 있다“면서도 수작이라고 평했다.

 

한편, 류승룡 씨가 주연 혹은 조연으로 열연한 이병헌 감독의 2019년 작품 ‘극한 직업(1천626만4천944명)’, 김한민 감독의 2014년 작품 ‘명량(1천761만3천682명)’, 이환경 감독의 2013년 작품 ‘7번 방의 선물(1천281만1천1206명)’, 이준익 감독의 2005년 작품 ‘광해, 왕이 된 남자(1천231만9천542명)’ 등이 1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이는 국내 배우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이중 명량과 극한직업은 방화 가운데 각각 모객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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