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스포츠 공익기업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올 하반기 실시한 신규직원 채용에서 채용 가점 요건을 사전고지 없이 변경해 지원한 취업준비생들의 피해 사례가 속출하는 등 적잖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일부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은 전형적인 기업의 '갑질행태'라며 비난하고 있는 반면 국민체육진흥공단측은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 채용 기준'과 기획재정부 '공기업, 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지침'을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14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국민체육진흥단은 지난 5일부터 실시 중인 '2022년도 국민체육진흥공단 일반직 7급 채용공고'에서 지원자 가점 요건 중 한국사능력검정 자격증 유효기간을 최근 5년으로 제한, 변경했다.
앞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 2017년부터 일반직 채용시 한국사능력검정 자격증 유효기간을 제한하지 않았으나, 올해 한국사능력검정 자격증유효기간을 두고 지원자격을 제한한 것이다.
한국사능력검정 자격증은 필수 자격조건은 아니지만, 가점 사항으로 첫번째 관문인 서류 전형 합격 여부에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요소이기에 취준생들의 반응이 예민할 수 밖에 없다.
한국사능력검정 자격증 갱신을 하기 위해서는 다시 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최근 시험 일정은 오는 22일로 시간이 촉박한 취준생들은 사실상 이번 신규 채용 원서 접수일자에 자격증 제출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취준생 A씨는 "한국사능력검정 자격증 5년 유효 기간 제한은 지난해 채용에서도 말이 없었을 뿐더러 연초 공공기관 채용 박람회에서도 말이 없었다"면서 "체육진흥공단 같은 메이저 공기업이 취준생들이 이에 대비할 수도 없게 만든건 너무 배려없는 행동이다"고 지탄했다.
다른 취준생 B씨는 "공단이 충분한 기간을 둔 '사전 고지의 부재'가 문제"라면서 "공공기관장이 자격증 유효 기간을 임의로 정할 수 있다는 법만을 근거로 삼아 충분한 유예기간 없이 무작정 적용하는 게 진정 옳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년부터 공무원 한국사능력검정 자격증 유효 기간도 폐지되는 상황에서 올해 갑자기 한국사능력검정 자격증 유효기간을 제한한 공단측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공무원을 준비하는 모임(공준모) 게시판에는 공단측이 변경한 '한국사능력검정 자격증 유효기간 제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일부 취준생들은 "사전 계획에도 전혀 언급이 없었을뿐더러, 올해 인턴채용에도 그런내용이 전혀 없었다", "채용 공고 자세히 보다가 한국사능력검정 자격증 5년 제한 걸린거 보고 울었다", 나이가 있는 지원자들을 걸러내기 위해 일부러 이런 규정을 기습적으로 끼워놓았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앞서 지난 2020년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이 하반기 실시한 신규직원 채용에서 일방적으로 변경된 채용자격 요건을 적용해, 지원한 취업준비생들의 피해 사례가 발생하는 등 적잖은 논란이 된 바 있다. [본지 2020년 10월 30일자 [단독]서부발전, 신입사원 채용요건 '일방변경' 논란...취준생들 "사전공지 없었다" 부글부글 기사 참조]
청년일보의 단독 보도 이후 당시 국민권익위 등 관계부처는 변경된 자격요건에 대한 사전 공지가 미흡한 상황에서 어학 자격요건 등 새롭게 추가된 자격요건을 적용할 경우 이를 예측하지 못했던 취업준비생들의 지원자격이 박탈당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후 국민권익위는 한국서부발전의 채용원서 접수기간이 끝나기 전에 공정채용의 취지에 맞게 채용공고를 변경해 재공고 하는 등 채용공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한 바 있다.
이같은 논란과 관련 국민체육진흥공단측은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 채용 기준'과 기획재정부 '공기업, 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지침'을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국민체육공단 관계자는 한국사능력검정 자격증 유효기간 설정 이유에 대해 "현행 5·7급 공무원 공채시험을 참고해 최근 5년 이내 한국사능력검정취득분만 인정, 지원자들의 역사인식을 실효성 있게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홈페이지에도 '인증서 유효기간은 인증서를 요구하는 각 기관에서 별도로 정함' 이라고 명시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사전 미고지 사유에 대해서는 "공기업·준정부기관 채용공고 변경의 경우, 사전고지 의무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원자들의 마음을 폭 넓게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사전고지 없는 일방적 가점기준 변경에 대해 일부 취업준비생들은 피해를 입게 됐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 향후 적잖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