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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규직 용역화 논란...하림家 '노-노 갈등' 확산 조짐

하림 직원들, 임금외 열악한 노동 환경에 맞서 신노조 설립…"하림, 구노조 활용해 신노조 탄압"
올품, 정규직 용역화에 노조 설립...사측, 측근 인물 내세운 새노조 결성 조짐 '노-노 갈등' 맞불

 

【 청년일보 】 부당노동행위 등 노조 탄압 의혹을 받아온 '하림'에 이어, 김홍국 하림지주 회장의 장남 김준영 씨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닭고기 생산 업체 '올품'에서도 노조 탄압 논란이 일고 있다. 


하림의 신노조에 따르면 하림은 사측의 측근 인물을 중심으로 결성된 구노조를 내세워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행태 등을 노-노간 갈등을 통해 상쇄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 자회사인 올품 역시 부당노동행위가 노골화되자, 현장직을 중심으로 뭉친 노조를 설립하자, 사측에 가까운 인물을 내세운 새로운 노조 결성을 추진, 노조활동을 무력화하려는 행태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품노조에 따르면 지난 4월 사측은 일부 업무 외주화를 추진, 일부 정규직원들을 용역직으로 전환하고 나서자, 이에 직원들이 반발, 노조를 설립해 정규직원에 대한 용역화 철회와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하림 신노조와 올품노조는 직원 권익 보호와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 등을 위한 정당한 노조 활동을 어용노조를 앞세워 무력화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 "일부 정규직들 용역 전환에"…올품 직원들, 노조 설립 등 '강력 반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하림에 이어 김홍국 회장의 장남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닭고기 생산업체인 올품에서도 부당노동행위에 반발, 노조가 설립되는 등 내분이 심화되고 있다.  닭 사육부터 도계, 유통까지 닭고기 생산의 전 과정을 담당하는 올품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아들 김준영 씨가 지분의 100%를 보유한 하림의 자회사다. 


지난 4월 올품은 일부 업무에 대한 외주화를 추진, 이 과정에서 정규직 50여명을 무작위로 용역직으로 전환키로 하면서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용역직 전환이란, 특정 업무에 고용된 정규직 근로자를 외주용역업체 소속으로 신분을 전환토록 회사가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올품의 현장직원들을 중심으로 사측의 정규직 용역 전환에 강력 반발, 노조까지 설립하는 등 극심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올품 노조에 따르면 노조를 공식 설립한 지 3일 만에 전체 직원의 절반이 넘는 500여 명이 가입한 상태다.

 

현재 올품의 직원 수는 750여 명 정도로, 이 중 150명가량은 사무직이며, 이를 제외한 600명가량이 현장직으로, 올품 노조에 조합원으로 가입한 대부분이 현장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 부당행위에 반발해 노조 설립 하니 새노조 결성...'노-노갈등' 통해 무력화 시도 "하림과 닮은 꼴"

 

올품노조에 따르면, 사측이 현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외면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사측은 측근 인사를 중심으로 한 또 다른 노조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올품측 관계자는 "올품은 꾸준히 노조와 대화하고 있으며,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새로운 노조 설립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일부 직원 용역화도 사실과 다르며, 외주화할 부서원은 다른 부서로 이동시킬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올품 노조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올품 노조 관계자는 "노조 탄압과 새 노조 설립 정황 근거들을 확보한 상태"라며 "같은 일을 겪은 하림 신노조와 연대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올품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 탄압 행태에 대해 모회사인 하림의 신노조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림의 배기영 신노조 위원장은 "올품도 하림처럼 노조에 대응하기 위해 또 다른 어용노조를 만들어 노-노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품의 모회사인 '하림'의 경우 지난 2019년 11월부터 노조 탄압 논란이 야기되면서 노사간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하림의 경우 복수노조로, 지난 2004년 설립된 구노조와 2019년 11월 설립된 신노조가 활동 중이다.


신노조에 따르면, 그동안 직원들이 열악한 임금 및 복지, 노동환경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구노조가 직원 권익 보호에 소극적으로 대처, 이에 노조 설립을 하게 됐다. 더구나 구노조의 위원장이 사측 임원의 인척이라는 점에서 정상적인 노조 활동을 기대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림의 배기영 신노조 위원장은 "비슷한 규모의 식품 회사와 비교해도 하림의 임금, 복지, 노동환경은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처참하다"면서 "임금, 복지는 차치하더라도 심각한 노동환경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지 않아 사망, 사고가 잇달았는데도 구노조측은 사측에 어떠한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다"면서 "이에 진정한 노조 결성을 통해 직원들의 안전을 요구하기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익산 소재 하림 본사공장에서 출근하던 직원이 냉동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9년에도 하림 가공공장 본관 앞에서 퇴근버스를 기다리던 직원이 14톤 냉동차량에 치여 숨지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반복됐다.

 

특히 2019년 당시 발생한 사고의 현장은 공장 정문과 본관 사이로, 인도와 차량 통행로가 구분되지 않아 직원들 내에선 개선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곳으로 알려졌다. 

 

 

◆ 구노조 A 위원장 "회사 임원과 인척관계"...신노조 "구노조가 단체교섭 등 노조활동 방해"


신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1월 당시 신노조 결성 추진이 진행되자 조합원을 상대로 회유와 탄압이 자행되는 등 사측의 조직적인 방해작업이 이뤄졌다.


당시 하림의 최 모 상무와 남 모 반장은 현 배기영 신노조 위원장을 찾아와 노조 설립을 미루도록 종용하는 한편 신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의 집을 찾아가 노조 탈퇴를 강요하는 등 각종 부당노동행위가 자행됐다.


실제로 이 같은 부당노동행위는 지난 2021년 1월 전주지방법원이 최 모상무와 남 모 반장에게 각각 1천만원과 8천만원의 벌금형을 내리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당시 사측은 이 같은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두 사람의 개인적 일탈로 치부하며 노조 활동 방해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신노조측은 법원 판결 이후에도 사측은 구노조를 통해 신노조의 노조활동을 방해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신노조는 조합원 130여 명을 확보한 후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전 교섭단체였던 구노조측에 교섭권이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교섭을 지연시켜왔다. 사측은 당시 구노조의 교섭권이 종료되는 시점에 다시 교섭을 요청하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는게 신노조측의 주장이다.

 

이에 신노조가 구노조의 교섭권 종료되는 시점에 교섭권을 다시 요구했으나, 사측은 구노조를 교섭단체로 이미 선정했다며 신노조를 기만하는 행태까지 서슴치 않았다.

 

◆ 하림 '부당노동행위' 의혹 국감에서도 '질타'...투서 종용 통해 신노조 조합원 부당전보 등 '탄압'   


배기영 신노조 위원장은 사측이 교섭권 요구를 지연시킨 것은 구노조에게 단체교섭권을 부여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불과 30~40명에 그쳤던 구노조의 조합원 수가 신노조의 교섭요구를 회피하며 시간을 끄는 동안 200여 명까지 급증했기 때문이다. 즉 사측이 구노조 조합원을 규합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었다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셈이다. 


하림의 배기영 신노조 위원장은 "사측이 구노조가 조합원을 늘려 교섭권 획득 명분을 가질 시간을 벌게 해준 것"이라며 "이는 명백히 신노조에게 교섭권을 주지 않으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노조는 과장, 차장, 대리 등 사무직 위주이며 현장직 가입자도 반장들이 대다수"라며 "사측과 구노조가 짬짜미를 했다는 의구심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힐난했다. 

 

하림의 이 같은 부당노동행위는 지난 2021년 10월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질타를 받았다. 당시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노조의 단체교섭을 막기 위해 사측이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있다"며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림의 노조 탄압 행위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신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구노조를 종용해 신노조를 겨냥한 투서를 넣게 하는 등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 노동 탄압을 이어갔다. 특히 사측이 신노조 조합원들에게만 힘든 일을 시키거나 잔업이 없는 부서로 이동, 배치하는 등 부당하고 불공정한 행위들이 반복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노조측이 사측에 면담을 요청, 지난달 18일 양측 간 마련된 자리에서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요청했으나, 사측은 한달이 넘는 현재까지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태다.


하림의 배기영 신노조 위원장은 "신노조는 사측과 원만한 합의를 원해 한 달 넘게 기다렸으나 사측은 아직까지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사측은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보이지 않고, 부당노동행위는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노조는 지금도 지역 내 회사 행사에 자사 제품 이용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사측과의 갈등은 별개로 내가 몸 담고 있는 회사이기에 어떻게든 잘해보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사측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청년일보= 오시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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