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8 (토)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 키워드는 '지역연계·통폐합·무전공'

'무전공' 학생·학교 긍정 반응…"선택권 보장·교육의 질 향상"

 

【 청년일보 】 지난 6월 비수도권 대학에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시작된 '글로컬대학30'의 예비선정 대학이 베일을 벗었다. 


교육부가 선정한 예비지정 대학 15개교가 강조한 구조 개혁 방안을 살펴본 결과 크게 지역 연계 강화, 통폐합, 무전공으로 요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 새롭게 강조되기 시작한 '무전공'은 학생과 대학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 비수도권대학 30개교에 총 3조 원 투입…'글로컬대학30'


29일 교육부에 따르면 글로컬대학30(이하 글로컬대학)은 5년간 비수권 대학 30개교에 총 3조 원을 투입하는 정책이다. 올해와 이듬해 각 10개교, 오는 2025년과 2026년에 각 5개교를 선정한다. 사업에 선정되면 1천억 원을 지원받는 만큼 많은 대학이 시행 전부터 큰 관심을 보였다. 


글로컬대학은 학령 인구 감소와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 수도권-비수도권 간 격차 확대 등에 따라 발생할 대학의 연이은 존폐 위기를 막고자 기획됐다. 주체적인 구조 변화를 통해 대학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교육부가 지난 3월 발표한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에 따르면 20년 뒤 대학 입학생 수는 현재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건 이미 존폐 위기를 겪고 있는 비수도권 대학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미충원 신입생 4만여 명 중 75%인 3만여 명이 지방대학에 집중됐다. 학생을 충원하지 못한 학교·학과의 75%가 비수권 대학이라는 뜻이다. 


현 정부는 비수도권 대학의 경쟁력 약화의 원인 중 하나로, 중앙정부의 과도한 획일적 기준 제시를 지목했다. 지난해 12월 대학의 자율성 강화를 위해 교육부가 대학 설립·운영 규정 완화 의지를 밝힌 만큼, 글로컬대학 역시 각 대학의 주체적인 구조 개혁을 중심으로 한다. 


글로컬대학 사업을 추진하는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는 "대학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부 차원에서 글로컬대학의 세부적인 운영 방법을 제시하진 않는다"면서 "각 대학이 지역 특성과 상황에 맞는 구조 변화 방향과 세부 계획을 구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 '글로컬대학' 핵심 키워드…지역 연계·통폐합·무전공 


지난 6월 20일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에 지원한 108개교 중 15개교를 예비지정 대학으로 선정했다. 선정된 대학들은 내달 6일까지 구체적인 시행안을 교육부에 제출해야 하며, 교육부는 내달 말 심사를 통해 최종 10개교를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예비지정된 대학들은 강원대학교‧강릉원주대학교, 경상국립대학교, 부산대학교‧부산교육대학교, 순천대학교, 순천향대학교, 안동대학교‧경북도립대학교,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울산대학교, 인제대학교, 전남대학교, 전북대학교, 충북대학교‧한국교통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 한동대학교, 한림대학교 등이다.


이중 강원대학교‧강릉원주대학교, 부산대학교‧부산교육대학교, 안동대학교‧경북도립대학교, 충북대학교‧한국교통대학교 등은 2개 대학을 통폐합한다는 계획이다. 


예비지정된 학교들이 강조한 구조 개혁 방향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가장 먼저 지역 특성을 살려 지역 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비수도권 대학 역량 강화를 통해 지역 소멸을 막겠다는 취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 된다. 


또 다른 특징은 통폐합을 통한 대대적인 구조 변화다. 이 또한 '선택과 집중'을 대학혁신을 위한 전략으로 뽑은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무전공'도 눈에 띈다. 무전공은 입학 전 전공을 선택해 대학에 입학하던 기존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전공을 특정하지 않고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말한다. 무전공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1학년 때 다양한 전공의 입문강의를 들은 후, 2학년 때부터 자신에게 맞는 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제도다. 

 

 

◆ 학생의 선택권 보장 '무전공'…학생·대학 긍정적 평가


학생과 대학은 무전공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선택권 보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일찍이 무전공을 도입한 한동대 졸업자는 "학생 대부분이 무전공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1학년 때 많은 과의 입문학을 들을 수 있어, 자신에게 맞는 전공이 무엇인지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그 덕에 세부 전공을 선택할 때, 문과로 입학했지만 이공계로 가는 친구들도 많았고 반대의 케이스도 흔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1학년 때 들었던 입문강의 학점이 이후에도 유효해, 졸업 이수 학점을 채우는 데 부담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1학년 때 경제학 입문강의를 수강한 후 세부 전공으로 경제학을 선택하면 당시 획득한 학점이 전공 학점으로 그대로 연계된다. 반면, 다른 과를 선택하면 당시 학점이 교양 과목 학점으로 인정된다. 학생 입장에서는 어떤 입문강의를 듣던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학교 중 하나인 한동대 역시 "학생들 사이에서 무전공에 대한 호평이 많아 글로컬대학에서 이를 강화해 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무전공을 내세워 예비지정된 안동대·경북도립대학도 같은 의견이다. 


안동대에 관계자는 "자율전공으로 학생들에게 100%의 선택권을 부여할 계획"이라면서 "이는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 학과 간 경쟁으로 교육의 질 향상…산업·사회 변화 맞춘 교육 확보 

 

한편으로 무전공이 아직은 보편적이지 않다 보니 일각에선 도입 초기 발생할 혼란을 우려하기도 한다.


첫 번째 우려는 학생들의 선호가 일부 학과로 집중될 경우, 선택 받지 못한 과가 존폐 위기에 직면해 대학 내 혼란을 야기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무전공을 운영 중이거나, 운영할 예정인 대학들은 "학생의 선택이 100% 반영되는 만큼 선택을 받지 못해 존폐 위기에 놓이는 학과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라면서 "이러한 학과가 발생할 경우, 대학이 그 학과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이러한 학과 간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이 향상되는 측면이 크다"고 강조했다. 


교원의 불안정한 근로 환경이라는 또 다른 우려에 대해서도 대학들은 "1학년 때 학생들이 다양한 입문강의를 듣기에, 해당 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한 학생이 없다고 하더라도 당장 교수들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한 "혹여라도 해당 학과가 소멸된다 해도, 교수들이 자신의 학문으로 산업과 사회의 흐름에 맞춘 새로운 커리큘럼을 구성할 수 있게 학교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역시 "산업과 사회 변화에 따라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학문도 바뀌기 마련"이라면서 "이에 맞춰 대학들이 학생 수요를 반영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최근 대학 운영 규정을 완화한 것 역시, 대학들이 탄력적으로 시대와 산업의 변화에 맞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면서 "잦은 변화가 혼란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변화는 각 학교가 정한 학칙에 따라 운영되기에 대학의 근간을 흔들 만큼의 급작스런 변화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대학이 학칙을 정할 땐 학생 대표의 의견을 무조건 반영해야 한다.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선에서 학칙이 변화할 것이기에 잦은 변화로 학생들이 불안감을 느낄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컬대학 자체에 우려를 표했던 초기 반응에 대해서도 교육부는 과한 걱정이란 입장이다. 


사업 발표 당시 일각에서는 글로컬대학이 대대적인 구조 변화를 골자로 하기에 사업이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오히려 대학들이 더 큰 존폐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글로컬대학들이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중간 평가에서 부진한 성과를 보일 경우, 교육부가 과감히 중도탈락, 때로는 환수조치도 단행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의 궁국적 목표가 대학의 자구력 강화인만큼, 중도 탈락하는 대학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부가 구체적인 방안을 지속해서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개정 요구에도 응하지 않는 경우에만 사업을 해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