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국과 미국은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조선, 원자력, 항공, LNG, 핵심광물 등 5개 분야에서 총 11건의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윌러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직후 진행됐다.

행사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했으며, 류진 한경협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국내 기업인 16명과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CEO,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그룹(Carlyle Group) 공동회장 등 미국 기업인 21명이 참석했다. 양국 정부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번에 체결된 11건의 계약 및 MOU 중 6건은 조선 및 원자력 등 전략 산업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 펀드 조성, 투자, 기술 협력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특히, HD현대와 한국산업은행은 서버러스 캐피탈(Cerberus Capital)과 함께 미국과 동맹국의 해양 역량을 재건 및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 펀드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조선분야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비거 마린 그룹(Vigor Marine Group)과 미국 해군의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조선소 현대화, 선박 공동 건조 등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를 체결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한국의 조선 기술력이 미국의 해양 역량 강화 및 군함 MRO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어 양국 간 윈-윈(Win-win) 협력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엑스-에너지(X-energy),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설계, 건설, 운영, 공급망 구축, 투자 및 시장 확대 협력에 관한 4자 MOU를 체결했다.

또한,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에너지 개발사인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텍사스 주에 추진 중인 'AI 캠퍼스 프로젝트'에 공급될 대형 원전 및 SMR 기자재 관련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수원과 삼성물산 또한 상기 프로젝트의 건설 등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MOU를 체결했다. 한수원은 미국 우라늄 농축 공급사인 센트러스(Centrus)와 우라늄 농축 설비 구축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MOU를 체결하여, 국내 원전 운영에 필요한 농축우라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항공 및 LNG 분야에서는 우리 기업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한 4건의 계약 및 MOU가 체결됐다. 대한항공은 보잉(Boeing)으로부터 362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를 신규 도입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와 총 137억 달러 규모의 엔진 구매 및 정비 서비스 계약 MOU를 맺었다. 이는 대한항공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단일 계약으로, 지난 3월 발표된 보잉사 항공기 50대 및 GE에어로스페이스 엔진 구매 건과는 별도의 추가 계약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트라피구라(Trafigura)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2028년부터 10년간 미국산 LNG를 기반으로 하는 연 330만 톤 규모의 중장기 LNG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 물량은 미국 최대 LNG 수출 기업인 쉐니에르(Cheniere) 등으로부터 공급될 예정이며, 국내 천연가스 수급 및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광물 분야에서는 고려아연이 글로벌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과 게르마늄 장기 공급 및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MOU를 체결했다. 고려아연은 2028년부터 국내 공장에서 상업 생산을 시작하는 게르마늄을 록히드마틴에 장기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MOU는 핵심 희소금속 분야에서 한미 협력의 첫 성공 사례로 평가되며, 양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한층 심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체결식은 한미 간 제조업 협력의 범위와 깊이를 확대함으로써 양국 파트너십이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관 장관은 "정부는 한미 간 제조업 협력이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제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며, 이를 통해 양국 기업에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가 창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성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