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전 세계를 강타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인기가 콘텐츠를 넘어 국내 관광과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넷플릭스 역대 시청 수 1위에 오르며 K콘텐츠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데 이어,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농심과 파리바게뜨 등 국내 대표 식품 브랜드들은 글로벌 공식 협업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케데헌 효과'를 발빠르게 마케팅에 접목하고 있다. 콘텐츠 흥행몰이가 곧 산업 전반의 성장 기회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 '케데헌', 넷플릭스 역대 시청 수 1위 등극…서울 관광객 증가도 견인

5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에 따르면 케데헌의 누적 시청 수는 2억6천600만으로 집계됐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오징어 게임 시즌1(2021년·2억6천520만 시청 수)과 웬즈데이 시즌1(2022년·2억5천210만 시청 수)에 이어 3위에 머물렀으나, 지난주(8월 25~31일) 시청 수를 더하며 단숨에 1위에 올랐다.

뮤지컬 애니메이션 케데헌은 K팝 걸그룹이 노래를 통해 악령들로부터 인간세계를 지키는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하고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이 연출을 맡아 K팝 문화와 한국 도심 풍경을 현실감 있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케데헌의 글로벌 인기가 확산되면서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크게 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7월 한 달간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3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1%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8.2% 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1~7월 누적 방문객은 82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다. 이는 동기간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이다.

서울시는 "전 세계를 강타한 '케데헌' 열풍이 서울 관광 수요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동북아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등 다국적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농심, '케데헌' 열풍 타고 넷플릭스 공식 협업 제품 출시

'케데헌'의 인기가 식품업계 마케팅으로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농심은 넷플릭스와의 글로벌 공식 협업을 통해 작품 속 라면을 실물로 구현한 스페셜 제품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품 속 주인공 '헌트릭스' 멤버들이 신라면과 유사한 라면을 먹는 장면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자, 농심은 이를 기념해 신라면컵에 케데헌 주인공인 '루미(RUMI)', '미라(MIRA)', '조이(ZOEY)' 캐릭터를 입힌 6입 세트 제품을 기획했다.

해당 제품은 농심몰에서 1천세트 한정 판매됐으며, 지난달 29일 판매 개시 100초 만에 전량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앞서 지난달 28일 출시 소식을 알린 이후 30일까지 3일간 농심몰 일평균 신규 가입자 수는 기존 대비 20배 이상 급증했다.

농심은 "스페셜 제품의 추가 판매 여부와 횟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넷플릭스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판촉에도 속도를 낸다. 약 한 달간 대형마트를 비롯한 전국 유통 매장에서 신라면·새우깡 등 케데헌 캐릭터 디자인을 입힌 제품을 선보이고 판촉 모음전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 기간과 세부 내용은 유통사별로 다르게 운영될 예정이다.

소비자 참여형 서비스도 강화한다. 농심은 '농꾸(농심 꾸미기)' 서비스를 통해 특정 제품 패키지에 개인 사진이나 문구를 삽입해 세상에 하나뿐인 맞춤형 제품을 제작·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 파리바게뜨, 넷플릭스 '케데헌'과 손잡고 전용 제품 라인업 출시

파리바게뜨도 케데헌와 손잡고 전용 제품 라인업을 선보인다. 케데헌이 지닌 독창적인 세계관과 K팝의 폭발적인 파급력을 제품에 반영해 구매 고객은 물론 글로벌 K팝 팬들과 문화와 트렌드를 공유하는 브랜드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먼저 오는 12일 출시되는 1차 제품은 총 5종이다. '사자보이즈'의 '소다팝'(Soda Pop)' 무대를 표현한 '소다팝 케이크', '헌트릭스'를 모티브로 한 '골든 버터번', '더피'의 메시지카드가 동봉된 '치즈가 부드러운 시간', 호랑이와 곶감 스토리를 담은 '파바 곶감파운드', 오메기빵을 연상시키는 '제주쑥 오메기빵' 등이다.

이 가운데 '소다팝 케이크'와 '파바 곶감파운드'는 오는 9일까지 파바앱과 해피오더앱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으며, 파바앱에서는 콜라보 제품 출시 알람 서비스도 제공한다.

콜라보 제품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헌트릭스'를 모티브로 한 케이크와 '더피'를 입체적으로 구현한 케이크도 준비 중이며, 오는 17일에는 '골든 소보루번', 눈이 3개인 캐릭터 '서씨'를 반영한 '행운의 단팥빵' 등 간식빵이 추가된다.

24일에는 케데헌 띠부씰이 포함된 '촉촉한 골든 바나나 케익'과 '촉촉한 핑크 딸기 케익', 티그레(Tigré)에 약과를 올린 '파바 약과티그레', K푸드 스타일을 적용한 '파바 쑥떡쿠키' 등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파리바게뜨는 제품 출시와 함께 매장 체험 마케팅도 강화한다. '광화문1945', '양재본점', 판교 '랩오브파리바게뜨', 인천공항 '랜드마크', '카페신사', 제주 '동화마을' 등 주요 직영 매장을 케데헌 캐릭터와 콜라보 제품 이미지로 랩핑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온·오프라인 채널 전반에서 다양한 프로모션과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케데헌'의 매력과 세계관, K팝 파급력 등을 담은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고객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