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보험시장이 시장포화에 접어들며 성장정체에 이르면서 보험사들이 해외진출을 통해 성장동력 발굴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그동안 해외 현지법인을 설립해 현지 보험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지에서 영업하고 있는 행외 금융회사에 지분투자를 확대하거나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 해외진출의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는 게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또한 보험사들은 해외 보험사 인수에 머물지 않고 해외 자산운용사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본업인 보험손익의 손실을 투자손익 확대로 상쇄하기 위해 자산운용 역량의 확대가 절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보험업계 따르면 올해 3분기 22개 생명보험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4조8천30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5조2천692억원 대비 8.3% 줄었다. 같은 기간 투자손익은 2조7천719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3천211억원보다 19.4% 증가했다. 반면 보험손익은 4조5천616억원에서 3조6천82억원으로 20.9% 하락했다.
31개 손해보험사의 순이익도 8조410억원에서 6조4천610억원으로 19.6%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7조7천267억원에서 4조9천789억원으로 35.6% 급감했으나, 투자손익이 2조9천952억원에서 3조8천760억원으로 29.4% 증가해 실적 감소 폭을 줄였다.
이처럼 국내 보험사들은 본업인 보험손익이 지속 감소하면서 해외에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수년 전부터 국내 보험시장 포화와 성장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대체투자 확대와 대체투자처 발굴을 위해 해외 자산운용사에 대한 지분투자를 확대하거나 인수하는 등의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본업인 보험이익의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투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DB손해보험은 지난 9월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의 발행주식 100%를 16억5000만 달러(한화 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팁트리사와 워버그 핀커스사와 체결했다. 이 거래는 DB손보가 자체 보유자금으로 집행할 예정이며 국내 보험사로서는 최대 규모다.
포테그라는 1978년 설립된 글로벌 보험그룹으로 특화보험(Specialty), 신용·보증보험, 보증 등 보험 관련 서비스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전역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8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DB손보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DB손보가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하는 분수령”이라며 “포테그라의 전문성과 DB손보의 글로벌 네트워크·자본력을 결합해 고객 가치와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9월 글로벌 보험사업을 영위하는 영국 소재 로이즈 캐노피우스사에 5억8천만 달러(한화 약 8천억원) 규모의 추가 지분 인수를 완료해 2대 주주(40%의 지분) 지위를 공고히 했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 6월 캐노피우스의 대주주인 미국 사모펀드 센터브릿지가 이끄는 피덴시아 컨소시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화재는 이를 통해 피덴시아 컨소시엄과 함께 공동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이사회 내 의석 확대는 물론 주요 경영사안에 대한 실질적 권한을 기반으로 글로벌 보험사 경영 역량 및 양사간 사업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번 캐노피우스 추가지분 인수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미래 수익 기반을 공고히 하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에 대한 지분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9월 유럽 최대 규모 사모펀드 운용사(PEF) 헤이핀캐피탈매니지먼트(헤이핀)의 지분을 인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준규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CIO)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은 삼성생명 자산운용 사업 성장과 글로벌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고 말했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 2023년 프랑스 인프라 특화 운용사 메리디암 SAS(Meridiam SAS)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또 2022년 미국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과 6억5000만 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 계약을 맺었다. 2021년에는 영국 부동산 전문 운용사 새빌스IM의 지분 25%를 확보하며 글로벌 운용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에 시동을 걸었다.
한화생명은 지난 6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인수와 7월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인수 등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한화생명은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노부은행 지분 40%를 인수하며 국내 생보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했으며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도 사들이며 외연 확장에 주력했다. 지난해 3월에는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6위인 리포그룹의 자회사 리포손해보험을 인수하기도 했다.
교보생명도 올해 상반기 국내 저축은행업계 1위사 SBI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생명보험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앞서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교보생명은 손보사 등 금융회사 M&A에 지속적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국 사회의 인구 구조적 변화로 신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본업인 보험영업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는 시기는 지나갔다”며 “업계 전반에서 투자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 자산운용사의 지분투자나 M&A 등의 수익원 다각화로 지속가능성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영업만으로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쉽지 않으며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해외시장 개척이 시급한 상황에 달했다”며 “중장기적 해외사업 전략을 세워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