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국 의료계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故 인당(仁堂) 백낙환 박사의 7주기를 맞아 6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인제대학교와 백병원의 기틀을 다지고 중흥기를 이끈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백병원·인제대 관계자, 의료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9일 인당 백낙환 박사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김상효 이사장의 인사말로 문을 연 행사에서는 김인세 전 부산대 총장과 조광현 전 부산백병원 원장이 차례로 추모사를 낭독했다.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현재 인제대와 백병원이 겪는 위기 상황을 언급하며 "백 박사가 남긴 정신을 계승해 재도약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백 박사는 백병원 설립자인 큰아버지 백인제 선생 납북 후, 병원 재건의 책임을 짊어지고 평생을 의료기관 발전에 헌신했다. 1953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1961년부터 25년 동안 서울백병원 원장을 맡아 노후한 시설을 현대식 종합병원으로 재건했다. 이어 1979년 학교법인 인제학원을 공동 설립하며 대학·병원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10년 간격으로 대형 병원을 하나씩 세운 거인'이라는 평가처럼, 1979년 부산백병원, 1989년 상계백병원, 1999년 일산백병원, 2010년 해운대백병원까지 30년간 대형병원 네 곳을 설립해 백병원을 전국 의료재단으로 확장했다.
특히 의료 인프라가 취약했던 부산에 연고도 없이 대학과 병원을 동시에 세운 결단은 지역 의료 발전의 전기를 마련한 사례로 꼽힌다.
의료·교육 분야에 남긴 유산은 시설을 넘어 '사람'으로도 이어졌다. '인술제세(仁術濟世·인술로 세상을 구한다)'의 이념을 실천한 자선가이기도 했던 백 박사는 인제대·백병원·인당장학회·인제연구장학재단 등에 총 21억원이 넘는 사재를 출연하며 인재 양성에 앞장섰다.
1990년 설립한 인당장학회에는 7억6천700만원을 기부했고, 지금까지 누적 장학금 지급액은 28억원을 넘는다. 해운대백병원 간이식센터의 출범 역시 그의 7억5천만원 기부가 밑거름이 됐다.
인당 백낙환 박사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백낙환 박사는 의료 불모지에 병원을 세우고 인재를 양성하며 60여년간 평생을 백병원과 인제대학교에 봉사한 진정한 의료인이자 교육자였다"며 "그가 남긴 도전 정신과 사랑의 실천은 위기를 맞은 현시점에 큰 울림을 준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