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유사 윤활유 사업의 위상이 달라졌다. 지난해 안정적인 영업이익으로 정유사 실적 방어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간을 기준으로 80조2천961억원과 4천4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윤활유 사업의 수익성이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은 영업이익이 6천76억원을 기록했다. 다른 사업 부문의 손실을 보전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매출이 3조8천361억원 수준임에도, 매출 규모가 10배 이상 차이나는 석유사업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매출은 47조1천903억원에 달했으나 영업이익은 3천491억원에 그쳤다.
또 매출액이 각각 8조9천203억원과 6조9천782억원에 달하는 화학사업과 배터리사업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윤활유 사업보다 매출 규모가 큰 사업 중 더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은 SK이노베이션 E&S 사업뿐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11조8천631억원의 매출액과 6천8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실상 E&S 사업과 함께 윤활유 사업이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실적을 지탱한 셈이다.
한 발 앞서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에서 각각 1천571억원과 1천368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윤활유 사업이 이를 상쇄한 것이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은 5천821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 사업이 아니었다면 실적이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은 셈이다. 업계는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과거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았던 윤활유 사업은 정유사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이는 윤활유 사업의 특징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 유가나 글로벌 경기 변동 등의 영향을 적게 받는 데다, 사업 자체가 고부가가치 구조이기 때문이다.
구매한 원유를 정제후 바로 판매하는 정유사업은 원유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윤활유의 경우 윤활기유에 여러 첨가제를 더해 제품을 만드는데, 기유 비중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다. 여기에 더해 장기계약 형태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원유 가격이 흔들려도 그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윤활유는 필수 유지재에 해당하는 항목인 만큼 수요가 급락할 가능성도 적은 편이다. 윤활유의 대표 제품 격인 자동차 엔진오일을 예로 들면 교환주기를 지키지 않으면 연비저하부터 고장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또 선박이나 항공기 등의 경우 윤활유가 안전과 규제상 필수 제품에 해당되고, 공장 설비를 통한 생산을 위해서도 윤활유가 필요하다.
특히 설비 성능 및 수명과 직결되는 제품인 만큼 한번 공급을 시작하면 거래 관계가 장기간 유지된다. 고객사 입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급사를 찾는 데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락인 효과(Lock-in Effect)'가 존재하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윤활유 시장이 마진이 괜찮아서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사 입장에서 윤활유는 자사 제품의 수명이나 신뢰도와 연결되는 제품인 만큼, 한번 공급을 하게 되면 장기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영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