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가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백신 유통에 필요한 ‘콜드체인’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당장 내년 초부터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서 유통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일부 백신이 온도에 특히 민감한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 콜드체인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자 일찌감치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20일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 리포트링커 등에 따르면 지난해 1,527억 달러(한화 약 184조34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3,272억 달러(394조3,414억 원)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 보니 다수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의약품 콜드체인 사업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추세다.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와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설로 주목받았던 아이큐어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대량 공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온도 유지 차량, 냉동 컨테이너 등을 보유하고 있는 콜드체인 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부터 백신 수입 유통 관련 및 콜드체인 물류 사업의 진행을 추진했으며,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백신 수입 및 공급업 등 신사업 부문에 대한 사업 목적을 확장했다.
아이큐어는 자사와 계약을 맺은 콜드체인 기업 중 하나인 브링스글로벌 한국지사 라이프 사이언스(Life Science) 팀이 23시간 밸리데이션 프로세스에 기반해 세포치료제, 코로나19 백신 임상 IP(Investigational Product) 등 온도 유지가 중요한 의약품에 대한 고품질의 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수입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경남제약은 콜드체인 전문 기업 한울티엘과 ‘백신 바이오 콜드체인 솔루션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백신 등 의약품 콜드체인 분야에 본격 진출한다.
한울티엘은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전달하기까지 전 유통 과정에서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물류시스템 전문 업체다.
이 회사는 주사제와 백신·혈액·의약품 등을 운송하고 있으며, 2~8℃의 정온 상태를 비롯해 초저온인 영하 70℃에서도 120시간 이상 전원공급 없이 콜드체인 운송을 할 수 있는 최적화된 특허 기술과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제약은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자사가 개발·취급하는 제품의 정해진 온도와 물동량, 운송 정보 등을 한울티엘에 제공하며 한울티엘은 제공받은 정보를 기반으로 정온 보관과 패키징, 벨리데이션, 운송에 대한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우수한 백신 바이오 콜드체인 기술력을 가진 한울티엘과 MOU를 체결해 의미가 크다”며 “전 세계적으로 콜드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남제약이 본격적으로 백신 바이오 콜드체인 운송사업에 진출해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의약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메디코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아이텍도 송정약품 지분 25%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콜드체인 사업에 진출한다. 본 계약 일정에 따라 내년 1월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송정약품 지분 53%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송정약품은 내년부터 급격히 확대될 백신 및 치료제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협력업체들과 전국망의 콜드체인 공동물류센터 구축을 준비 중이며, 바이오 의약품 수송 패키지와 콜드체인 운송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 전반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텍 관계자는 “오랜 시간 관련 사업을 진행해 온 국내 기업이 한정된 상황에서 이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한 송정약품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당장 내년 초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백신 전문 유통기업의 수요가 늘고, 관련 산업도 급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준비에 나서고 있어 백신 유통의 필수 과정인 콜드체인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는 상황”이라며 “그렇다 보니 기존 콜드체인 물류 인프라의 재정비와 확대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