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 배터리 사업 부문)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권 침해 사건에 대해 첫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서 승리한 데 이어 특허권 침해 사건에서도 유리한 판단을 받을 경우 2019년부터 SK이노베이션과 벌인 배터리 분쟁에서 승기를 굳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오는 19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LG에너지솔루션 주장에 대한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릴 예정이다.
예비결정은 특허권이나 영업비밀 침해 사건을 조사한 ITC 행정판사가 내리는 예비적 판단으로, 위원회는 이 예비결정을 토대로 최종 결정을 내린다.
ITC 행정판사의 예비결정은 많은 경우 위원회 최종결정으로 이어진다. 특허 침해 사건에서는 예비결정 가운데 약 90%가 ITC 최종결정에서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은 2019년 9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분리막 관련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1건 등 4건을 침해했다며 ITC에 관련 조치를 요청했다. LG 측은 해당 특허를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소재, 부품 등의 미국 내 수입을 전면 금지해달라고 ITC에 요청했고,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양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소송에 충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 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ITC에서 벌이는 양사 간 특허침해 사건은 지난달 LG의 승리로 최종 결론이 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사건에서 파생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이 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있는 자사 인력을 빼갔다며 ITC에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SK는 같은 해 9월 LG가 자사의 배터리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ITC에 제재를 요청했고, LG 역시 SK의 특허권 침해 조사를 ITC에 요청하며 맞대응했다.
시점상 LG 측이 제기한 특허침해 사건이 가장 늦지만, SK 측이 제기한 특허 침해사건의 조사 절차가 지연되면서 LG 측이 제기한 사건의 예비결정이 먼저 나오게 됐다. 본사건 격인 영업비밀 침해 사건은 LG의 승리로 결론이 났다. ITC는 지난달 10일 SK가 LG의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SK 측에 일부 리튬이온배터리 수입을 10년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양사 고위 관계자는 이달 초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배상금 차이로 입장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19일 나오는 예비결정에서 특허권 침해 피해를 인정받을 경우 앞으로의 배터리 소송 협상에 더욱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전망이다. 반대로 특허 침해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제기한 특허권 침해 사건에 사활을 걸며 전세 역전의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허권 침해 사건이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서 파생된 만큼, 양사가 영업비밀 침해 건을 합의할 경우 특허 관련 사건도 함께 취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