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1편에서는 중증 소아환자의 삶 속에서 지워지는 '삶의 질' 문제를 다루었고, 2편에서는 이들의 삶을 지키는 완화의료(Palliative Care)의 개념과 필요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3편에서는 국내에서 실제로 소아 완화의료가 실현되고 있는 공간, '도토리하우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 종로구 원남동에 위치한 도토리하우스는 중증 질환을 가진 아동과 가족을 위한 소아 완화의료 전담 시설이다. 이곳은 2022년 3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으며,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소아완화의료 시범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토리하우스는 '병원이 아닌 집 같은 공간'을 지향한다. 실제로 이곳에는 집처럼 아늑한 침상, 정원, 그리고 놀이방이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이 익숙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다. 시설 내에는 의사, 간호사,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전문가가 상주하며, 통합적인 돌봄을 제공한다. 도토리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은 환아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중증 소아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들은 대부분 전일 간병에 전념하면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극심한 피로를 겪는다. 도토리하우스는 이들을 위
【 청년일보 】 지난번에는 중증 소아환자의 삶과 그 속에서 지워지는 '삶의 질' 문제를 다루었다. 이번 편에서는 이들의 삶을 지키는 '완화의료(Palliative Care)'에 대해 더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완화의료는 종종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접근”이라고 정의한다. 즉, 이는 생명 연장의 의료가 아닌, 고통을 줄이고 남은 시간을 더 인간답게 보내도록 돕는 돌봄이다. 중증 소아환자의 경우 장기 입원과 반복적인 시술로 인해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외로움, 불안, 두려움 같은 심리적 고통도 동반된다. 2015년 기준, 중증 질환으로 치료받은 만 24세 이하 소아청소년 환자는 약 13만3천177명, 이 중 1천302명이 사망했고, 평균 입원 일수는 101.2일에 달한다. 이들은 병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삶의 시간’을 잃고 있다. 완화의료는 이처럼 ‘치료 외 시간’을 돌보며, 아이가 가능한 한 일상에 가까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음악 치료, 예술 치료, 가족 중심 돌봄 등은 아이에게 인간다운 시간을, 보호자에게는 ‘쉼’
【 청년일보 】 중증 질환을 앓는 소아 환자에게 치료는 곧 일상이다. 선천성 대사질환, 뇌 병변, 중증 심장질환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가진 아이들은 매일 입원, 시술, 처치 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생명을 연장하는 치료만으로 이들의 삶이 온전히 보호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이들의 '삶의 질'까지 충분히 살피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중증 소아 환자는 약 15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상당수는 병원에서 퇴원한 후에도 꾸준한 진료와 간병이 필요하고, 의료기기에 의존해 생존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아이가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놀고, 느끼고, 관계를 맺는' 삶의 시간은 자연스럽게 지워지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중증 환아와 가족들은 치료에만 집중하는 시스템 속에서 "삶 자체가 사라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 아동은 "병원에서만 살아서 친구와 놀아본 적이 없다"라고 답했고, 보호자들 역시 "아이의 삶은 의료기기와 함께 있는 침대에 갇혀 있다"라고 토로했다. 아이들의 싸움은 곧 가족의 싸움이기도 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행한 중증 소아 재택 의료 시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