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마비되었던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 시스템이 정상화 단계에 진입하며 장기이식 현장의 긴급 상황은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시스템이 멈춰 섰던 약 20일간 수많은 이식 대기자가 겪었던 생존의 불확실성은 국민의 생명을 대가로 한 국가 시스템의 교훈으로 남았다. KONOS는 장기이식 과정에서 혈액형, 조직 적합성, 응급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전국에서 뇌사 기증자의 장기를 받을 최적의 수혜자를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 시스템의 마비는 전국 단위의 최적 매칭 시스템 중단을 의미했다. 시스템 마비 후 보건복지부는 전국 의료기관에 '이식 대상자 선정을 위한 협조 요청'을 전달했고, 장기이식은 뇌사자 발생 병원에서 자체 이식하거나 인근 병원으로 장기를 이송하여 수술이 진행되는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KONOS 시스템이라면 선정했을 가장 응급하고 최적의 환자가 아닌 오직 뇌사자 발생 병원의 인근이라는 이유로 장기가 이식되는 혼란의 상황이 일부 나타난 것이다. 이는 장기이식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저해하고 이식 대기자들의 생존 기회에 불확실성을 더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 청년일보 】 우리의 몸과 마음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마음의 아픔은 몸의 면역력과 수명을 좌우하며, 불평등에 노출되거나 소외된 경험이 많을수록 건강이 위협받는다. 면역과 사회적 연결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현대인의 건강 문제를 이해하려면 면역을 사회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 면역에 대한 생물학적 관점 전통적으로 면역은 자기(self)와 비자기(non-self)를 구분하고, 비자기를 공격해 신체를 보호하는 생물학적 시스템으로 이해됐다. 196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프랭크 맥팔레인 버넷은 림프구가 자기 항원을 인식하면 제거되고, 비자기 항원을 인식하면 활성화된다는 '클론 선택이론'을 제시하며 '자기/비자기 패러다임'을 구축했다. 그러나 면역학자 폴리 매칭거가 "면역은 비자기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 신호를 감지하는 시스템"이라 주장하며 기존 패러다임에 반기를 들었다. 실제로 면역은 인체와 공생 관계에 있는 세균은 공격하지 않으며, 손상된 세포가 위험 신호를 보내면 자기이든 비자기이든 면역의 공격 대상이 된다. 즉, 면역은 적을 구분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위험을 감지하고 세균과 세포 간 관계를 조정하는 조율
【 청년일보 】 지난달 17일 오전, 정은경 복지부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보건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20일 0시부로 해제한다고 밝혔다. 1년 8개월간 이어졌던 의정갈등이 막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오랜 기간 이어졌던 의료대란은 도대체 왜 발생했던 것 일까? 2024년 2월, 정부는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하였다.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는 무너지는 지역필수의료를 살려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언제 어디서나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공정 보상 등 4대 개혁 과제로 구성되었다. 하지만 정책에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의사들은 '필수 의료를 기피하는 이유가 상당한 업무량에 비해 부족한 보상, 의료소송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와 경제적 부담'이라고 말하며 '단순한 의대증원은 현재의 필수 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고 반발하였고 전공의들이 대규모 사직하며 의정갈등이 본격화 됐다. 이로 인해 대형병원의 수술·검사·진료 지연, 응급실 환자 이송거부,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한 막대한 비용투자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였다. 또한 전공의
【 청년일보 】 2023년 국회를 통과했던 간호법 제정안은 의료계의 극심한 갈등 속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최종 무산되었다. 이후 간호계는 독자적인 법 제정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2025년 현재까지도 간호법은 여전히 입법 공백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 결과 간호사의 업무 범위와 법적 지위는 모호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의료 현장에서의 혼란과 환자 안전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 간호법은 단순히 간호사의 권익을 위한 법이 아니다. 이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로, 간호 업무의 법적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의료 인력 간의 협력 체계를 재정비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현행 의료법 체계에서는 간호사가 의사의 지시 없이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행위가 불분명하며, 지역사회·요양시설·학교 등에서의 간호 서비스 제공 역시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로 인해 지역사회 기반의 돌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간호사의 역할은 병원 중심에서 지역·가정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간호사들은 법적 책임 위험 속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 일부 현장에서는
【 청년일보 】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현행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자격 기준에서 한의원 및 한의사가 제외되어 한의의료에서 발전된 의료 기술의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에서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고, 한의사의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사용이 적법하다고 판단하는 법률적 해석이 변화함에 따라, '한의사를 X-ray 안전관리책임자에 포함한다'라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한의사의 X-ray 사용은 환자의 안전과 진료 선택권 보장을 위한 시대적 요구이며, 국회에 발의된 '한의사를 X-ray 안전관리책임자에 포함한다'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즉각적인 의결이 촉구되었다. 한의사의 진단용 영상기기 사용은 합법이고, 대법원 전원합의체 역시 안전성이 확보된 의료기기로 진단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면 자격 있는 의료인인 한의사에게 허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지난 1월 17일 수원지방법원은 X-ray 방식의 골밀도측정기를 환자 진료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보건소로부터 고발당해 벌금 200만원을 받았던 한의사가 제기한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으며, 검찰이 상고를 포기함에
【 청년일보 】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병원은 노년층의 주요 생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진료를 마치고 필수로 거쳐야 하는 수납 과정에서 많은 고령층 환자들이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 앞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대학병원들을 중심으로 진료 접수, 수납, 처방전 발급 등의 행정 업무가 키오스크로 대체되면서 병원 운영의 효율성은 높아졌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이 변화가 불편과 불안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작은 글씨, 빠른 터치 반응 속도, 복잡한 절차는 노년층의 사용을 어렵게 만들며, 뒤에 줄 선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눈치를 보며 식은땀을 흘리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서울디지털재단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고령층의 60%가 키오스크 이용에 불편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불편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다뤄져야 할 수준이다. ◆ 기계보다 사람이 필요해…해결을 위한 세 가지 제안 전문가들은 병원 키오스크가 '디지털 소외'의 상징이 되지 않기 위해 기술적 개선과 인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고령자 모드를 갖춘 배리어프리 UX·UI
【 청년일보 】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으로 헬스케어 산업이 전에 없던 혁신을 맞이하고 있다. 고령화의 심화와 만성 질환 증가에 따라 '치료 중심'에서 '예방 및 관리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근 헬스케어 산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 등 첨단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의료 서비스와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미래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 AI와 의료: 진단 정확도 향상과 신약 개발 가속 의료 인공지능(AI)은 진단과 치료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의료 영상 분석, 질병 진단 보조 시스템, 신약 개발 과정에서의 후보 물질 탐색 및 임상시험 설계 등에 AI가 활용되며 효율성과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습니다. 일례로, AI 유전체 데이터 분석을 통해 혈액 검사만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기술은 기존의 암 진단 방식을 완전히 바꿀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웨어러블 기기 등을 통해 수집된 생체 데이터
【 청년일보 】 "현재 소방관의 건강을 지키려면, 가장 시급하게 다뤄야 할 부분이 '마음의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소방관이 안전하게 국민을 지킬 수 있으려면 먼저 그들의 정신적 안정망이 단단히 구축되어야 한다." ◆ '영웅'이라 불리지만, 인간이다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일하지만, 그 대가로 감정적·정신적 소모가 크다. 행정안전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소방공무원 중 약 30%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위험군으로 분류됐으며, 우울·불안 증상을 호소하는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극단적 선택을 한 소방관의 비율은 일반 공무원의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나 구조 현장에서의 외상 경험이 개인의 정신건강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 "괜찮아질 시간이 없다" 출동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다. 한 번의 화재, 한 번의 교통사고, 한 번의 실종 구조가 끝나면 곧 다음 출동이 대기한다. 심리적 회복을 위한 '회복의 틈'이 부족하다 보니, 감정은 쌓이고 무감각해진다. 일부는 동료와 술자리로, 일부는 침묵으로 고통을 견딘다. ◆ 제도는 있지만, 접근은 어렵다 전문 심리상담사가 전국의 각 소방서와 119안전센터
【 청년일보 】 인공지능(AI)이 의료 전반에 걸쳐 혁신을 가속하면서, 원격 간호가 의료 AI 시대를 이끌어갈 핵심 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 의료의 주역으로서 간호대학생들은 기술과 인간 중심의 간호를 융합해 의료 접근성과 건강 형평성을 높이는 스마트 돌봄의 설계자로 거듭나고 있다.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 도입에 대한 오랜 논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격 간호는 이미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 상담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다. 간호사의 역할은 질병 예방부터 퇴원 후 관리까지,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데 있다. AI는 이러한 간호의 본질적 역할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수행하도록 돕는다. 웨어러블 기기 등에서 수집된 환자의 생체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면, 간호사는 병원에 없는 환자에게도 위험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개입할 수 있다. 특히 원격간호는 진단 및 처방 행위를 제외한 영역에 집중되며, 이는 만성질환 관리·건강 상담·교육 등 간호 고유 영역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평가된다. 간호사는 AI로 분석된 데이터를 활용해 원격으로도 정확하고 지속적인 돌봄을 제공할 수 있다. 원격 간호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
【 청년일보 】 지난 수십 년간 현대자동차와 같은 거대 자동차 기업에서 '산업공학'의 역할은 명확했다. 울산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를 1초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수만 개 부품의 공급망(SCM)을 최적화하며, 로봇 팔의 동선을 설계해 '품질'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가 스스로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Smart Mobility Solution Provider)'로 재정의한 지금, 산업공학의 역할 역시 근본적인 진화를 맞이하고 있다. 그 대상이 '효율적인 자동차 생산'에서 '총체적인 이동 경험(Mobility Experience, MX) 설계'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 본질은 같다…운전석의 인간공학, '디지털 콕핏'으로 진화하다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인간공학(Human Factors)'은 운전자의 신체에 맞춰져 있었다. 시트의 편안함, 계기판의 시인성, 각종 스위치의 배치 등 물리적인 '조작 편의성'과 '안전'이 핵심이었다. 이 관점은 오늘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SDV)' 트렌드 속에서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의 HMI(H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