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일상 속에서 '아 PTSD 온다'라는 말을 사용해 봤거나, 들은 적이 있는가? 이 말은 보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나 상황을 맞이할 때 트라우마가 온다는 것을 빗대어 쓰는 요즘 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PTSD는 단순한 밈, 유행어가 아니다.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의 줄임말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사람이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생명을 위협하는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은 후 발생하는 정신 질환이다. 이 질환은 개인의 일상과 삶 전반에 극심한 고통을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정신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PTSD가 예능 프로그램, SNS,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복 소비되며 정신 질환 용어였던 PTSD가 유행어가 되는 현상을 넘어 일상어화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는 실제 PTSD 환자들의 고통을 가볍게 웃고 넘길 수 있는 대화 소재로 사용하며 심각한 질환 상태를 일상 속 불편한 상황으로 축소하며 PTSD의 본래 의미를 왜곡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은 왜 나타난 것일까. 우선, 정신 건강 담론의 대중화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과거에는 정신 질환이 일상 속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담 콘텐츠, 심리 테스트, 정신과 유튜브 등으로 너무 쉽게 말해지는 시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신 질환에 대한 접근성 자체는 높아졌으나, 그에 반해 인식 수준은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러한 정신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질환명인 PTSD가 개인의 감정 표현용 은유로 변질된 상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미디어와 콘텐츠의 책임 회피도 이러한 현상을 더욱 극대화한다.
이러한 정신 질환 용어의 일상어화는 언뜻 보면 인식 개선의 결과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해 없는 노출이 만들어낸 또 다른 형태의 무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PTSD는 결코 농담이나 웃음 소재가 될 수 없으며 치료와 사회적 이해가 필요한 질환이다.
따라서 우리는 PTSD라는 질환의 심각성을 알고 웃음 소재로 쓰인 말들이 누군가의 고통을 지우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신 질환을 밈으로 소비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가볍게 사용하는 언어의 무게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이혜빈 】










